출처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히딩크 넘어서는 '김인식 신드롬' 믿음의 야구 '김인식 리더쉽'
16일 일본전이 열리는 동안 TV 카메라는 긴장된 표정으로 더그아웃 앞쪽 난간에 기대 서 있는 김인식감독(56)의 모습을 간간이 비췄다. 김 감독은 몸이 온전치 않다. 2년 전 겨울 찾아온 뇌졸증 후유증으로 오른쪽 다리를 전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김 감독의 빈틈없는 타순 구성, 절묘한 투수 운용, 시의적절한 대타 작전에 상대 감독들은 혀를 내두른다.
2002년 '히딩크 신드롬'에 이어 2006년엔 '김인식 신드롬'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때 히딩크 리더쉽에 주목했던 재계는 김인식 리더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또 김 감독의 리더쉽을 경영학과 접목시킨 책 '김인식 리더쉽'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도 그의 이름 석 자가 최고 검색어가 됐다. 한미일 언론은 김인식 감독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하기 위해 매일 전쟁을 벌이고 있다.
김인식 야구의 키워드는 믿음이다. 김 감독은 선수가 부진해도 기회를 준 다음 성공할 때까지 기다린다. 물론 속은 썩는다. 하지만 그 선수가 제 몫을 해 주면 그제서야 돌아서서 빙그레 웃는다. 이런 그를 보고 선수들은 아버지라고 부른다.
'재활공장장' 김 감독은 김태균, 조성민, 지연규 등을 재기세켜 지난해 한화의 돌풍을 만들어냈다. 그게 바로 '믿음의 야구'다.
김인식 감독은 자신의 야구 철학을 묻는 미국기자들의 질문에 "약팀하고 붙을 때 좀 긴장하자고 말하고, 강팀과 붙을 땐 맘 푹 놓고 하자고 주문한다"고 밝혔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할 수 없는 말이다.
김인식 감독은 국내 야구 지도자들 중 최고의 덕장으로 꼽힌다. 선수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본다. 선수들이 상처 받을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타격이 부진한 선수에게 싫은 소리를 할땐 이렇게 에둘러 말한다. "사람이 던지는 공인데 그걸 못쳐?"
김인식 감독은 투수로 활약하던 한일은행시절 어깨부상으로 조기 은퇴했다. 두산 베어스 감독 첫해인 1995년과 2001년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그는 2002년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맡아 금메달을 따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한국야구를 세계 4강의 반열에 올려 놓은 '야구 CEO' 김인식. 그의 '믿음의 야구'는 이제 또다른 고지를 향하고 있다.
지난 주 한국은 야구 신드롬에 빠져 있었다. 연일 이어지는 승전보는 4강을 목표로 했던 처음의 목표와 달리 우승도 바라볼 수 있을만큼 기대를 부풀렸다. 그 중심에 김인식 감독이 있었다. 믿음의 야구라는 그의 야구철학은 이번 대표팀의 선전으로 인해 김인식 리더쉽 열풍까지 몰아왔다. 2002년 히딩크 신드롬에 이은 2006년 김인식 신드롬. 비록 대표팀은 4강에서 숙적 일본에게 패하면서 결승진출은 좌절되었지만 김인식 감독의 리더쉽은 우리 정,재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