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제목 : ※엄지피아노※
작가명 : 례피
E-mail : kye-young5@hanmail.net
연재장소 : 새싹2
총편수 : 총 89편 완결
장르 :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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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인터넷소설닷컴 (http://cafe.daum.net/youllsosul)
팬까페 : 없음.
※엄지피아노※
71
한은섬고엄지강휘문그리고또다른고엄지
★:Top,그들을 말한다!ː탑팸
오이우유,핑크쿼츠,한도로시,엘♪,전조,BoNBoN,례피
편안하고아름다운이야기.
저희가 들려드리겠습니다
http://cafe.daum.net/Top8
"우울증입니다"
나를 검사한 뒤에 의사선생님이 나랑 엄마에게 내뱉은 한마디.
..병원에 왔어.
우울증이래,나.
하도 울고 슬퍼해서.
선생님때문에 우울증에 걸렸나봐.
병원에서 약을 받고서 나오는 길이야.
이런 약..
있어봤자 소용없는데.
난 선생님만 있으면 되는데.
약먹는다고 낫는 병 아닌데.
선생님만 내 옆에 있으면..괜찮은데.
....휴..
엄마랑 함께 병원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왔지.
방안에 들어가 난 멍하니 침대에 누워버렸어.
...선생님 생각만이 내 머릿속에 가득 차있어.
선생님은......지금 잘 지내고 있을까?
난...힘들어죽겠는데..
밥은 먹고 있을지.....잠은 잘 자는지..
숨은 제대로 쉬는지..
숨이 막혀.
또 눈물이 나올려고 그래.
선생님도...나처럼..
내 생각하면서 울고 있을까?
..그럴까?
결국엔.....또 눈물을 쏟아버렸어.
그때였어.
낯익은 남자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들려온건.
"나 떠날때도 그렇게 울어주지"
어?
내가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뒤로 돌렸을때.
내 방 문앞에.....
서있는...
강휘문.
"...휘문아"
"그동안 잘 지내랬잖아"
성큼 성큼 내게 다가와서..
내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휘문이.
"..휘문아.."
"나 말야.상처 씻고 왔다..친구도 생겼어"
상처를 씻고 왔다며 씨익 웃어보이면서 방 밖을 가르키는 휘문이.
나는 휘문이가 가르킨 곳을 쳐다보았고
그러자 그 곳에서...
저번에 휘문이를 끌고 가던.
그 여자가 방안으로 들어와.
"..어..안녕하세요!저번에..전화했었던 오달래라고합니다!"
무척 씩씩해보여.
생기발랄하게 생긴 여자.
말하는게 살짝 억양이 사투리 느낌이야.
"..너처럼 씩씩하지."
"...."
휘문이의 말에 난 아무말도 하지 못했어.
"난 잘 지냈는데,넌 뭐냐..븅신아"
슬픈 얼굴로 나를 빤히 바라보며 휘문이가 말을 내뱉었지.
...그러게...
난 뭐지..
"휘문아!!"
이때,휘문이네 엄마가 방안으로 들어와.
그러자 휘문이가 웃으며
"엄마!"
"이 썩을놈아!!!너 지금까지 어디있었어!!!"
휘문이를 퍽퍽 때리는 휘문이네 엄마.
휘문이가 자기 엄마에게 하는 말이..
"시골에서 농사 좀 짓고 왔지!"
그러면서 자기 엄마에게 팔짱을 끼고.
...잠시나마..
휘문이가 날 기쁘게 했어.
*
"밥 먹어"
엄마가 밥상을 차려 방에 가져와.
난 고개를 내저었지.
"으휴,이놈의 기집애야..밥 좀 먹어!응?"
내 어깨를 잡고 흔들며 엄마가 말했어.
난 넋이 나간체로 그대로 있었고..
"나도 몰라,이제!"
엄마가 화를 내며 방안에서 나가버려.
난 또 다시 눈물을 흘렸지.
너무 슬퍼서....
그 무엇도...하기 싫어.
내가 사는게.
사는게 아니야.
선생님이 없는데...
내가 어떻게 살아.
"븅신"
이때,내 방안으로 들어오며 휘문이가 말했어.
...휘문아.
"잘 지내라고 떠났더니 꼴이 이게뭐야"
"...."
"난 조올라 잘지냈는데.너 만날 쳐울지"
"...."
"넌 나 안보고싶었냐"
"....."
"말 좀 하세요,친구"
휘문이가 내 옆에 앉아서 계속 내게 말을 걸어.
난 굳게 다물었던 입을 열어 말했지..
"...찾아줘"
"뭘"
"한은섬..우리 선생님 좀 찾아주라"
내 말에 휘문이의 표정이 굳어버리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한테 그게 할 소리냐"
"...미안해"
미안해..
나 지금 너무 잔인한거 알아.
그치만...
나 선생님 없인 안돼..
"...그럼..울지마라"
"어?"
휘문이의 알수 없는 한마디.
휘문이는 다시 말을 이어가지.
"내가..그 선생..찾아줄테니까.다신 울지마"
"...."
"자,밥먹자"
그러면서 휘문이가 숟가락으로 죽을 한 숟가락 떠서 나를 먹여주려 해.
난....그런 휘문이가 고마워서..
입을 열어 그것을 먹어주었지.
내친구 강휘문...
※엄지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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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낮이였지.
알약을 입에 넣고 물을 벌컥 마셨어.
...휴..
이렇게 내 기분을 약에 의존해야 한다는게 짜증나.
내 마음을 약에 의존해야 한다는게 싫어.
우울증은 마음의 병인데.
마음의 병이면 그 병을 얻게 한 원인을 잘 풀어나가면 되는데.
왜 이런 약에 의존해야 하는지..모르겠어.
약을 먹고서 난 방안에 들어갔어.
방안에 들어가서..
지난 번에 선생님이 생일 선물로 내게 줬던
하얀 바탕에 검은색 얼룩 무늬 방울이 달려있는 머리끈으로
머리를 질끈 묶고 그리고 별 목걸이를 목에 걸었지.
....오늘도 선생님을 찾으러 가는거야.
내가 꼭 찾을게요,선생님.
숨바꼭질에서 내가 술래가 된 기분이야,지금.
..얼른 찾고 싶어.
"나 잠깐 어디 좀 갔다올게"
"뭐?어디가려구?"
"요 앞에 금방 갔다올게.."
엄마에게 대충 둘러대고선 집밖으로 나왔어.
집밖으로 나오니 휘문이와..그리고 달래란 여자가 같이 있었어.
휘문이네 엄마말로는 달래란 여자가 휘문이네 집에서 같이 살게 됬대.
집이 홀라당 타버렸다나...
나보다 나이가 1살 많더라구.
"어디가냐?"
휘문이가 내게 물었지.
"응..선생님 찾으러"
"...꼭 찾아라"
"고마워"
휘문이에게 미소를 살짝 띄우며 난 선생님을 찾으러 걸어갔지.
그런데 달래란 여자..아니 이젠 달래언니라고 부르는게 낫겠지?
달래언니가 내게 다가오며.
"저기...나랑 잠깐 얘기 좀 할수 있어요?"
........
...............
달래언니랑 난 근처에 있는 공원으로 향했지.
"무슨 얘기 할려고..부르셨어요?"
내가 묻자,달래언니는 머뭇거리며..
"이거요..."
달래언니가 내 손에 무언가를 쥐어주지.
이게 뭐지?..
내가 손을 펼쳐 보니..
다름아닌 은 반지였어.
"..이게 뭐예요?"
내가 반지를 보고 물었지.
그러자,달래언니는
"휘문이가...원래 엄지씨한테 줄려고 했었던거래요.생일선물로 요.."
....뭐?
나한테?
그것도 생일선물로..?
휘문이는 저번에 나한테 생일선물 안 준다고 했었는데..
"그런데 엄지씨한테 못줘서 저한테 준거랬는데..원래 주인은 엄지씨니까 엄지씨 주려구요"
살짝 미소를 띄우며 달래언니가 말했어.
.....그랬구나..
...그랬어..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찾는 사람..꼭 찾아요!"
라고 말하며 가버리는 달래언니.
한눈에 봐도...알겠더라.
휘문이를 좋아하는걸.
나에 비해..너무도 착한 달래언니.
난 그 반지를 주머니에 넣고서 선생님을 찾으려고 발걸음을 옮겼어.
어디에 먼저 가야할까.
어디에 가야..선생님을 찾을수 있을까.
사람들이 잘 지나다니지 않는 거리를 걸어가고 있을 쯤.
내가 지나가는 거리에 있는..인형뽑기 기계.
아....
여기서..선생님이 나한테 짱구인형 뽑아줬었는데.
나는 그 인형뽑기 기계에 다가가서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지.
그러고 보니까..
항상 선생님은 나한테 주는게 많더라.
항상 난..선생님한테 얻기만 했어.
이제부턴...
내가 선생님한테 받았던 행복들.
내가 줄게요.
그러니까,이제 그만 숨고 나와요.
더이상 못 찾겠으니까...
숨바꼭질.
이제 그만해요..선생님.
나....많이 힘들어요..
난 선생님이 자주가는 당구장으로 향했어.
당구장엔 아저씨들이 당구를 치고 있었고..
선생님이나,지태씨는 보이지 않더라.
난 당구장에서 나와서 피아노 학원으로 향했어.
혹시..거기 있는건 아닐까 하고 말이야.
.....그러나..
작은 희망이던 그것 마저도..
무너져버리더라.
피아노학원은 굳게 닫혀있었지.
대체..어디에 간거야.
도대체 어디서 뭐하는거야,선생님은..
난 이렇게 힘들어 죽겠는데!
선생님은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터벅터벅..선생님 집까지 걸어갔을때였어.
선생님 집앞에 쪼그려 앉아있는 한 남자 아이.
바로 희찬이였지.
"희찬아.."
난 희찬이에게 다가갔고..
희찬이는 울고있었어.
"아줌마.."
"왜그래?어?"
내가 희찬이의 눈물을 닦으며 물었지.
그러자 희찬이가 울면서..
"....우리 아빠...어떡해?"
...어?
"왜...선생님한테 무슨 일있어?어?!"
"..아줌마..우리 아빠......죽는데.."
.........
.....뭐?
"아빠가....죽는데.."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아빠......안암이래"
.....뭐라고?!
※엄지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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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안걸거야...
희찬이가..
잘못 알고서.....
잘못 안거야..
그래,그런걸거야..
그런데..
나 왜 이렇게 불안하지?
...정말일것 같아서..
사실일것 같아서...
계속 눈물이 나와.
-여보세요?
"...그...지태씨....지태씨 어딨는지 가르쳐줘!!"
난 무턱대고 수정이에게 전화를 걸어 그렇게 소리쳤지.
지태씨라면 선생님 친구니까..
잘 알고 있을거아니야..?
그렇게 수정이를 재촉해서 난 지태씨를 만날 수 있었어.
"..아니죠?"
한 카페.
테이블에 앉아서 지태씨를 마주하고 물어보았지.
"뭐가?"
"....선생님..우리 선생님....아픈거 아니죠?"
내 한마디에 지태씨는 표정이 굳어버려.
....그러지마요.
나 지금 놀리는거죠?
선생님이..그때 나 혼자 두고간거 미안해서..
그래서 거짓말하고 나 놀리는거죠?
"아니라고....말해줘요.."
"....."
"아니라고 말해달라구요..우리 선생님이..왜 죽어요.."
어느새 내 눈가엔 눈물 맺혀서 내 뺨을 타고 흘러 내려.
우리 선생님이..
죽을리가 없잖아.
그깟 병때문에 죽을리가 없잖아..!!
"....은섬이....아픈거..맞아."
힘들게 굳게 다물었던 입을 열어 말을 내뱉는 지태씨.
그러면서 계속 말을 이어가지.
"은섬이 많이 힘들어,지금.."
어딨어...
"..선생님 지금..어딨어요?"
지금 어딨냐고...
"..언제 죽을지 몰라,그녀석"
"우리 선생님 지금 어딨냐구요!!"
*
내가 지태씨와 함께 달려간 곳은.
다름아닌 여의도 성모 병원.
지태씨와 난 병원에 있는 공원으로 걸어갔어.
그 공원으로 걸어들어가니 환자복을 입고서..
벤치에 앉아있는 한 남자의 뒷 모습이 보이더라..
"야,한은섬"
지태씨가 한숨을 작게 내뱉은 뒤 그 남자에게 다가가.
.....선생님?
..선생님이야.
"아 씨...어?...."
인상을 쓰며 고개를 돌려 지태씨를 맞이하다가..
이내 뒤에 있던 나를 보고는 당황하는 선생님.
"...유지태.."
"..미안하다,너 아픈꼴 더 이상 못보겠다"
선생님은 지태씨를 보며 인상을 구기고..
지태씨는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그 말을 내뱉고는 자리에서 사라지지.
"...."
선생님은 나를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선생님.."
난 선생님에게 다가가며 선생님을 불렀지.
"..선생님...."
너무나도 창백한 선생님의 얼굴.
많이 야위고 핏기 하나 없었어.
"....그만 가라"
선생님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링겔병을 들고 걸어가.
난 울면서 선생님의 등을 껴 안았지.
그러자 선생님이 내 팔을 뿌리치지.
"..선생님.."
"..가"
"..싫어요....."
"고엄지"
"그날 그렇게 나 혼자 냅두고 가버린 이유가..바로 이거 때문이였어요?"
내가 선생님에게 소리치듯 말을 내뱉었고
선생님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
"선생님 아파서....나 버린거예요?선생님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나 버린거냐구요!!"
내 말에 선생님이 들고 있던 링겔병을 확 땅 바닥으로 내던져 버려.
그바람에 링겔병은 깨져버리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우리를 쳐다보기 시작해.
슬픔이 가득한 선생님의 눈빛.
선생님이 나를 쳐다보며 입을 열어서 말을 내뱉지.
"..나...눈 안보이는 병인데.
너랑 희찬이,내친구 이제 못 볼지도 모르는데.
코앞에 있어도 병신처럼 알아보지도 못하는데!!
..이제 그만 가라.."
선생님 눈가에서 눈물이 맺혀.
"아프면 어때요..언제 죽을지 모르면 뭐 어때!!
나랑 희찬이 못 보면 뭐 어때....계속 옆에 있기만 하면 되는거지."
난 눈물을 계속 흘리며 말을 이어갔어.
"..내가...선생님 반드시 지켜줄게.."
그러니까......
......다신 마음대로 떠나지마요..
내가..
반드시 선생님 지킬게.
선생님..내가 반드시 지킬거야.
※엄지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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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난 선생님에게 도시락을 싸주려고 아침부터 분주했어.
따뜻하게 밥도 짓고 미역국도 끓이고 계란말이도 하고 있었지.
솔직히 내가 할 줄 아는게 이것 밖에 없었거든.
휴..
엄마가 깨기전에 얼른 해서 나가야되는데.
아니나 다를까.
"엄지야!"
엄마가 벌써 깼는지 부엌으로 들어와.
어떡하지..
뭐라고 둘러대야할까..
"..저기..엄마.."
"..으이구..너 그 선생 만나러 가는거야?그 선생한테 싸다줄려고 아침부터 이래?"
"..그게.."
엄마가 또 만나지말라고 할텐데.
못가게 하는거 아냐?
엄마가 미간을 좁히며 내가 끓이고 있는 미역국에 국자로 맛을 봐.
그러더니,인상을 쓰지.
"어휴,짜..이렇게 짜게 해주면 못써..기집애야.엄마가 다시 해줄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엄마..
"뭘 그렇게 얼빠진것 처럼 쳐다봐?"
...그냥..
.....고마워서.
"니가 하도 그 선생 아니면 울어대길래 엄마도 지쳤어.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맞긴 맞나봐"
난 엄마의 말에 엄마를 꼬옥 안았지.
"얼씨구,왜이래?"
고마워.....고마워 엄마.
...그리고 미안해..
.........
....그렇게 엄마가 해준 미역국과 도시락을 싸들고 병원으로 가려고 집을 나섰을때.
"어디가냐?"
휘문이가 우리집 앞에 서있다가 나를 보더니 말을 건내.
"응...선생님 찾았거든..선생님 주려고.."
"...열녀났네...어?"
나를 한심한듯 쳐다보다가 이내 무언가에 표정이 굳어지는 휘문이.
"왜?"
"그 반지.."
내 오른손가락에 끼여진..
어제 달래언니가 내게 줬었던 그 반지를 보고서 휘문이가 말하지.
"....아..그게...달래언니가.."
"씨발,오달래.달래누나!!"
물고있던 담배를 땅에 내던지며 달래언니를 불르며 어디론가 달려가는 휘문이.
..그래..
휘문이랑 달래언니.
잘 어울리더라.
휘문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
이곳은 병원.
몇호랬더라?
음....
..아.
507호!
선생님 병실호수를 곰곰히 생각하며 터벅터벅 병실을 찾아 갔지.
507호.
그리고 병실 문 옆에 쓰여있는 선생님 이름.
'한은섬'
...난 병실 문을 조심스레 열어서 안으로 들어갔지.
병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내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
"선생님!"
난 웃으며 선생님에게 다가갔지.
선생님은 침대시트에 누워있다가 나를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왔냐.."
꽤나 피곤해보였지.
"도시락 싸왔어요!엄마가 미역국도 끓여줬는데~"
그러면서 난 간이침대에 앉아서 도시락을 꺼냈지.
"...밥 안먹어"
"왜요?이게 얼마나 맛있는데!"
내가 숟가락으로 밥을 한숟가락 퍼서 그 위엔 계란 말이를 얹어놓고서
선생님에게 먹여주려했지.
"...안먹는다니까.."
"..아 내가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싸온건데 안먹을거예요?"
내가 섭섭한척 말을 내뱉었고 선생님은
망설이다가..이내 입을 열어 밥을 한 숟가락 삼키지.
.....히히..
..잘먹는다..
이렇게 잘 먹으면서 왜 안먹겠다는거야?
"미역국도 먹어볼래요,선생님?"
내가 밥을 한숟가락 먹이고 뒤이어 미역국을 선생님에게 먹였지.
.......
.......그런데.
선생님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 안에 있는 화장실로 문을 잠그고 들어가.
"선생님!선생님!!?"
난 놀라서 선생님이 들어간 화장실 문고리를 여러번 흔들었지만
문은 잠겨있어서 열리지 않았어.
이내 화장실 안에서 물 소리가 들려오고.
"..선생님!!선생님 괜찮아요?!왜그래요!!?"
난 놀라서 소리쳤지.
그러다가 이내...열리는 화장실 문.
...화장실 안에는 너무나 힘들고 지친 얼굴로 선생님이 변기 옆에 앉아있었어.
"....선생님..."
"..."
내가 아까 먹인 음식을 토해버렸나봐......
....어떡해..
...우리 선생님..
불쌍해서..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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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엄지"
......
"야,엄지야!"
"어?어..뭐라고?"
여기는 학교야.
수정이가 내 옆에 앉아서 나를 부르더라.
난 선생님 생각에 멍해있었지..
"너 진짜 좋아하나보다"
"응?그게 뭔소리야?"
알수 없는 수정이의 말에 난 물었고
수정이가 내 공책을 가르키지.
나는 내 공책으로 시선을 돌렸고.
한페이지 가득..
'한은섬'
선생님 이름만 쓰여있었지.
"..그 선생님..많이 아프다며"
"응.."
"불쌍한 기집애"
수정이가 나를 한심한듯 쳐다보며 말을 내뱉었지.
그러자 나는..
"내가 뭐가 불쌍해..우리 선생님이 제일 불쌍하지.."
"그래,둘다 불쌍하시네요..참,휘문이 돌아왔더라?왠 여자랑 같이"
"아,달래언니?"
"달래언니?"
내 말에 수정이는 미간을 살짝 좁히며 다시 되묻지.
"응..집이 홀라당 다 타버려서 휘문이네 집에서 같이 살게 됬대"
"천하태평이다"
뭐?
"무슨말이야?"
"넌 딱 들어오는 생각 없냐?휘문이랑 달랜가 뭔가 하는 여자랑 같이 왔는데 뭐 느낌이랄까 그런거 없어?"
"느낌이라니..친구가 돌아왔는데 기쁘지"
내 말에 한숨을 크게 내쉬며..
"강휘문 불쌍한 놈"
알수 없는 말만 내뱉는 수정이.
이게 요즘 외계인들이랑 대화하나....
무슨 말을 하는거야.
...........
.......
학교가 끝나고 선생님에게 가려고 병원으로 향하던 길이였어.
"아줌마!"
너무나도 익숙한 이 명랑한 목소리.
..바로 희찬이의 목소리였지.
"희찬아.."
"지금 아빠한테 가는거지.."
"어?어.."
"나두 같이 갈래.."
그러면서 내 손을 꼬옥 잡는 희찬이.
...귀여워..
그렇게 희찬이와 같이 병원에 가게되었어.
병원에 있는 공원으로 가니..
벤치에 앉아서 담배를 피고 있는 선생님이 보이더라.
..선생님!!
"선생님!!여기 병원이예요,병원!!"
내가 선생님 손에 들려있는 담배를 뺏으며 말했지.
그러자 선생님이 나를 빤히 쳐다보고.
"아...hospital..?.....나 뒤지는 곳?"
"..선생님.."
마치 모든걸 다 포기해버린것 같은 선생님이야.
이때,희찬이가.
"...아빠.."
희찬이의 목소리에 선생님이 희찬이를 바라봐.
"...죽지마....응?..죽지마,아빠.."
희찬이가 선생님에게 다가가서 그렇게 말했지.
그러자 선생님의 눈동자가 복잡하게 흔들리고..
"..내가 노래부를테니까..아빠 죽으면 안돼?..알았지?"
희찬이가 울먹이면서 선생님의 손을 잡고서..
"..파란하늘..파란하늘 꿈이.. 드리운 푸른언덕에...
아기염소 여럿이 풀을 뜯고 놀아요..해 처럼 밝은 얼굴로.."
희찬이의 노래에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안죽을게"
.........
....
희찬이는 할머니 손에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지금은 깜깜해진 밤하늘을 보며 나랑 선생님이 병원 벤치에 앉아 있었지.
"..선생님.."
"..응"
"죽는단 말..다신 하지마요.내가 선생님 지킬거니깐..그런말 하지말아요,이제.."
"...."
"희찬이도,나도..선생님 너무너무 좋으니까..그런 말 하면 안되요.."
"..응.."
선생님은 깜깜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대답했어.
우리.....
영원하게 해주세요.
선생님이랑 나.
우리 사이.
영원하게 해주세요.
다른거 다 필요없으니까..
다른거 다 필요없으니까...
그냥 우리 영원하게만 해줘요.
다음날 아침.
학교수업이 모두 끝나고 난 근처에 있는
문구점에서 학종이상자 5개를 샀어.
5개로 1000마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부족하면 나중에 더 사면 되는거구.
일단 5개로 학을 접어보려고 해.
집에서 큰 유리병도 가져왔구..
...히히..
그렇게 학종이 상자와 큰 유리병 손에 들고서 병원으로 갔지.
"선생님,저 왔어요!"
침대시트에 앉아있는 선생님에게 난 반갑게 인사를 했지.
선생님은 나를 빤히 쳐다보고..
난 간이 침대에 앉아서 학을 접기 시작했어.
"..너 뭐하냐"
선생님이 나를 보더니 말했지.
난 싱글 벙글 웃으며
"학 접어요"
"그걸 누가 모르냐..학은 왜 접는데?"
저번에.
희찬이가 자기 엄마 만나게 해달라고
학을 접는게 생각났었거든..
"선생님 아프지말라고 학 천마리 접으려구요.
학 천마리 접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잖아요?"
"..."
내 말에 선생님의 표정이 굳어.
"선생님도 같이 접어요"
"..싫어"
"내가 천마리를 혼자서 어떻게 다 접어요?"
"그럼 접지마"
무표정으로 머리를 매만지며 선생님이 대답하지.
치이....
"난 선생님 꼭 안아프게 하고 싶거든요?그러니까 선생님도 학 접어요"
내가 계속 선생님에게 그렇게 말했고
선생님은 듣는둥 마는둥 병실에 있는 TV만 보고있어.
"선생님!"
내가 선생님에게 소리쳤고..
이내 선생님은 입을 열어 말을 내뱉지.
"그렇게 해서 안아파지면...이 세상에 아파서 죽는 사람 한명도 없겠다"
....선생님.
"..나는....이렇게 선생님 아프지말라고 하는데...선생님은...."
난 울먹이며 선생님에게 말을 했지.
선생님은 나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한체,시선이 흔들리지.
"..선생님...제발 나 좀 힘들게 하지마요...제발"
"...."
나는 눈물을 닦으며 학을 접다 말고 병실에서 나가버렸지.
밖에 병원 벤치에 앉아서 마음을 진정시켰어.
....힘들어..
몸도 마음도..힘들어..
선생님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어.
난 선생님한테 힘을 주고 싶은데.
선생님은...
"....휴우.."
숨을 깊게 내뱉고는 한참을 벤치에 앉아 있다가
이내 병실로 다시 들어갔지.
그런데.
선생님이 간이 침대에 앉아서..
손으로 학을 접고 있더라.
※엄지피아노※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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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나 다녀올게!"
"일찍들어와!"
엄마에게 빙그레 웃으며 품안에는 작은 화분을 들고서 병원으로 향했어.
화초였지.
선생님한테..모든지 다 해주고 싶어.
내가 할수있는건 모두 다.
"선생님!"
병실에 들어간 나는 선생님을 반갑게 불렀지.
선생님은 침대에 누워서 나를 빤히 쳐다보고..
"화분이예요,이쁘죠!?"
내가 화분을 선생님에게 보여주며 말했지.
선생님은 그 화분을 보며
"누가 잡초뽑아오래.."
..쳇.
차라리 말을 말지.
"잡초아녜요~화초라니까요?"
"..쿨럭..쿨럭...."
선생님은 기침을 하면서 돌아누워버려.
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옆에 놓여있던
빈 플라스틱 물병을 발견했지.
물이 없네..
"정수기에서 물 떠올테니까 기다려요,선생님"
그 물병을 손에 들고 선생님에게 말을 내뱉으며
병실에서 나갔지.
그런데..
병실 문앞에서 흰 가운을 입은 중년의 의사 선생님이..
"..한은섬 환자 보호자 되십니까?"
"네?..네.."
"잠깐 저 좀 보시죠"
난 그 의사선생님 말에 같이 진료실로 따라 들어갔지.
"한은섬 환자가 안암 말기인건..알고계시죠?"
안암 말기......
"..네.."
"양성일 경우엔 수술로 제거할 수 있지만,지금 환자분 경우엔 악성에다가..말기입니다.
수술을 해서 제거를 해도 예후가 좋지않습니다."
........
"..그럼 우리 선생님..죽어요?"
"......"
내 말에 말을 하지 못하는 의사선생님.
....죽냐구요..
우리 선생님 죽냐구요....
"우리 선생님..죽어요?.."
"환자분 경우엔...최대는 3개월입니다"
거짓말.
....왜 죽어..
내가 선생님 지킬건데.
내가 선생님 꼭 지킬건데..
선생님이 죽긴 왜 죽어..
"더군다나 환자분 경우엔 중기때 교통사고나 심한충격으로 인해 더 악화가 된듯싶습니다"
교통사고..?
순간,내 머리속을 스쳐가는 기억.
그때..
지난번에 휘문이랑 같이 학원에 갔던 날.
학원 끝나고 돌아가던길에 내가 차에 치일뻔 했던 날..
그때 선생님이 나 구해줬었는데..
....설마..그때..?
"..살려주세요.."
"..."
"...살려주세요...우리 선생님.."
어느새 내 눈가엔 눈물이 맺혀버렸고..
난 의사선생님에게 계속 말을 내뱉었지.
"우리선생님 좀 제발 살려주세요...."
"..죄송하단 말밖에 해드릴수가 없군요.."
그렇게...그 말을 듣고서....
난 멍한 얼굴로 진료실에서 나왔지.
..우리 선생님..
..선생님...
터벅터벅....정수기에서 물을 떠서 병실로 다시 돌아갔어.
숨을 크게 들이 쉬고는 병실 문고리를 잡고..
문을 살짝 열었을때.....
울어..
..우리 선생님이..
병실 구석에서...
혼자..울고 있어.
어떡해..
우리 선생님 불쌍해서..
어떡해....
*
"선생님 춥죠?"
"..아니"
깜깜한 밤 하늘 아래에서..
병원 공원에서 선생님의 휠체어를 끌어주고 있었어.
"선생님"
"응.."
"나랑 약속 하나 할래요?"
"무슨 약속"
....있잖아요..
"..무슨 일이 있어도 죽지말기"
"..."
내 한마디에 선생님의 표정은 굳어버리지.
약속해요..
"약속해요,선생님.."
"..."
"약속해줘요"
"...."
아무말도 하지못한체 입을 굳게 다문 선생님.
..약속해줘요....
죽지않겠다구...
"약속해요 나랑..약속해줘요"
내가 선생님의 휠체어를 멈추고 선생님 앞에 다가서며 말했지.
그러자 선생님은 고개를 돌려버리고..
"나 두고....희찬이 두고서....죽지마요.."
"..."
"알았죠?.."
내 뺨을 타고 흘러 내리는 눈물.
난 눈물을 닦으며 선생님을 바라봤지.
"약속해요,선생님"
그러자..
선생님이 이내..
고개를 끄덕이지.
약속했어요.
나랑 희찬이 두고..죽지않기로.
※엄지피아노※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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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날이였어.
난 오늘도 선생님에게 가기위해 집을 나섰지.
"선생님!"
언제나 그렇듯 선생님에게 밝게 웃으며 병실 안으로 들어왔지.
"..."
오늘따라 많이 아파보이는 선생님 얼굴.
선생님이 상체를 일으키며 우유 하나를 내게 건내.
"이게 뭐예요?"
"..너 먹으라고"
"이거 선생님꺼 아니예요?"
"먹어봤자 속 울렁거려..너 먹어"
그러면서 다시 도로 누워버리는 선생님.
많이..말랐다..
팔을 걷은 환자복으로 드러난 선생님의 가늘고 긴 팔뚝.
뼈밖에 없더라.
....아프지마요,선생님
나랑 약속했으니까..
아프지도 말구..
죽지도 마.
세수를 하려고 병실 안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갔어.
얼굴을 손으로 물에 적시고...
"울지말자"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며 혼자 중얼거렸지.
이젠 울면 안돼.
내가 울면..선생님이 힘들어할테니까.
울지말자,이제...
그렇게 굳게 다짐하면서 화장실에서 나왔을때였어.
병실안에서 들리는 선생님의 신음소리.
난 선생님에게 다가갔지..
"선생님..!"
"...읏..."
선생님 얼굴이 하얘지고..시근땀이 줄줄 흘러.
얼마나 아픈지 선생님이 침대 이불을 부여잡고 힘들어하지.
"선생님,왜그래요..?!"
"....으읏...."
난 선생님의 이마와 팔을 만져보았지.
그런데,몸이 불덩이야.
어떡해.....
"선생님,기다려요!내가 의사선생님 불러올테니까!"
난 선생님을 뒤로하고 병실에서 허겁지겁 나와서
접수데스크로 뛰어갔어.
"..우리..우리선생님....우리선생님이 이상해요..!!"
내 말에 간호사들은 진료실에서 선생님의 담당의사선생님을 불러오고..
간호사와 담당의사선생님과 함께 난 병실로 들어갔지.
"으윽...."
선생님이 이불을 부여잡으며 너무나도 아파해.
어떡해....우리 선생님..
"진간호사,진통제 놓도록 해"
의사선생님의 말에 옆에 있던 간호사는 진통제 주사를 선생님의 팔에 놓지.
"우리..우리 선생님 왜그래요?네?!"
난 의사선생님에게 물었어.
그러자 의사선생님이..
"..앞으로도 이런 일이 많이 있을겁니다..심하면 피까지 토할수 있구요.."
피까지..?
어떡해..
우리 선생님 불쌍해서.....
....약속했잖아..선생님.
아프지말기로.
죽지말기로...
진통제를 놓고서 의사선생님은 간호사와 함께 병실에서 나가버리지.
선생님은 잠시후...진정이 됬는지 눈을 감고 누워있지..
"괜찮아요?.."
"...."
선생님은 아무말도 하지않고 두 눈을 감은체 누워있었어.
....많이 힘들텐데..
많이 지치고 아플텐데..
미안해요,선생님.
선생님 아픈거...
못 느끼고..이렇게 아무것도 못해주고 있는 내가..
너무 미안해.
*
겨울이라 공기도 차갑다 못해 추워.
해가 저물고 하늘도 깜깜해지고..
선생님과 나는 병원 벤치에 앉아서 밤하늘을 올려다 보고있었지.
"..깜깜해지겠지?"
"..네?"
선생님의 알수없는 한마디.
선생님은 깜깜한 밤하늘을 보며 계속 말을 이어가지.
"나 이제..아무것도 못볼텐데..저렇게 깜깜해져서..어두워져서....아무것도 못볼텐데.."
"선생님"
"어떡하냐..나 니 얼굴 까먹으면"
..선생님..
선생님이 고개를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나서 저벅저벅 걸어가..
난 자리에서 일어나 선생님의 등을 안아버렸어.
그러자 선생님 발걸음이 멈추고..
"..까먹어도...선생님이 내 얼굴 잊어버려고.나 못봐도..!!..나 옆에 있을게요,선생님"
"...."
"내가 선생님 옆에 항상 있을게요.."
내가...
선생님 사랑하니까.
※엄지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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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왜 우리집에서 밥먹어?"
"쫒겨났어"
"누구랑?"
"오달래랑.머리 다 뜯겼어....씨바"
나 혼자 식탁에 앉아 아침을 먹으려고 부엌으로 들어오니..
휘문이가 떡하니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고 있는거야.
휘문이가 돌아온 뒤로 나랑 휘문이 사이는 예전으로 돌아가는듯 해.
"달래 언니..착한것 같더라"
"뭐가 착해!!!남자 머리 뜯는 여자가 어딨어,씨바!!"
내 말에 불같이 화를 내는 휘문이.
"달래언니가 너 좋아하는것 같던데"
"...내가 인기인이잖냐"
내 말에 표정이 살짝 굳다가 이내 휘문이가 말했지.
짜식이....
"근데 너 휴대폰에 전화했는데 안되더라?"
내가 턱을 괴며 휘문이에게 물었고
"달래누나가 물에 던져버렸어.내가 최신이었는데"
미간을 좁히며 말하는 휘문이.
그동안 달래언니랑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야"
휘문이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어.
난 휘문이를 바라보았고..
"이 반지..돌려줘"
내 손가락에 끼여져있는.
그래,달래언니가 돌려줬던 반지를 보며 휘문이가 말했지.
"...."
"원래 너 주려고 했던건데,그냥 다시 돌려줘"
"그래.."
내가 손에서 반지를 빼가지고는 휘문이에게 돌려주었어.
휘문이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럼 나 간다"
라고 말을 남기고는 우리 집에서 가버리지.
*
이미 소독약 냄새에 적응이 되서 이젠 병원에 들어와도 아무렇지않아.
터벅터벅 병실로 걸어가 들어가면
언제나 선생님이 침대에 누워있지.
"선생님,저 왔어요"
"..."
내가 선생님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선생님에게 밝게 웃어주었지.
선생님은 이내 상체를 일으키지.
"밥 먹었어?"
선생님의 물음.
난 고개를 끄덕였지.
"오늘은 집에 일찍가,만날 늦게 가잖아..."
"괜찮아요,엄마도 이제 허락했는데요 뭘"
선생님이 숨을 작게 내뱉고는 리모콘으로 TV를 켜지.
TV에선 한창 오락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었지..
그런데,선생님이 인상을 쓰며 눈을 비벼.
"왜그래요..?"
"...갑자기 흐릿해서"
"..눈 깜박여봐요"
내 말에 선생님이 눈을 여러번 깜박이지.
"괜찮아요?"
"...응.."
...휴...
놀랬어.
솔직히..무서워..
선생님이 날 못 볼까봐.
선생님 눈이 안보여서...나 못볼까봐..
이때,선생님이 쿨럭쿨럭 기침을 하기 시작해.
"괜찮아요?"
선생님은 기침을 하며 입을 가렸던 손을 조심스레 떼어내지..
그런데.......
빨갛지못해 검은 피가..
선생님 손에.......
"서,선생님.."
"...."
선생님은 놀란 눈으로 멍하니 피가 묻은 손을 쳐다봐.
"...괜찮아요,선생님...어제 의사선생님이 그랬는데..피 나오는거..낫으려고 그러는거래요"
나는 말도안되는 말로 둘러댔고..
선생님은 멍하니 그 피가 묻은 손만 쳐다보고 있지.
안되는데...
우리 선생님..
진짜 죽으면 안되는데..
그날 밤.
선생님은 병원에 있는게 지겨운지 항상 밤이 되면
밤하늘을 보러 병원에 있는 공원으로 나오지.
내가 뒤늦게야 공원으로 나갔을때였어.
선생님이 혼자 벤치에 앉아있었지..
선생님이 무언갈 손으로 만들고 있는듯 했어.
난 선생님에게 다가가 앉으며
"선생님 뭐해요?"
그러자 선생님이
"손 줘봐"
"손이요?"
"응.."
선생님의 말에 난 내 손을 내밀었고
선생님은 자기가 만들던..토끼풀을
내 손가락에 끼워주는거야.
풀반지야..
"내가..나중에 진짜 반지 사줄게"
선생님의 한마디와 이 풀반지에......
내 마음이 찡해져와.
"선생님..."
난 눈물을 글썽거리며 선생님을 쳐다보았고...
이내 선생님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어버렸지.
.....콩닥콩닥..
콩닥콩닥 거리는 내 가슴.
선생님은 순간 당황해 하지..
난 내 입술을 조심스레 떼어버렸어.
그런데.
선생님이 다시 내 턱을 손으로 자신의 얼굴에 가까이 살짝 당기고는..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묻혀버리지.
...난 놀라서 선생님을 쳐다보다가...
이내 눈을 지그시 감아버렸어.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엄지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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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
그날 밤.
병원 공원 벤치에 앉아서 선생님은 나보고 집에 가라고 하지.
"싫어요.내일은 일요일이니까 여기서 자고 갈래요"
내 말에 선생님의 눈썹이 꿈틀거리지.
"아,선생님~"
내가 선생님의 옷깃을 붙잡고 부탁을 하면..
선생님은 하는수 없다는듯 숨을 내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버리지.
아싸!
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어.
"엄마!"
-어?왜??
"나 오늘 병원에서 자고 갈게"
-뭐?
"응?제발!!"
-..이놈의 기집애가!!
줵일......
분명히 안된다고 할게 뻔해.
망했다....그냥 전화하지 말걸 그랬나..
-....휴...그 선생 아프다니까 봐주는거야,알았어?!
"엄마?!"
-뭐가 엄마야,엄마가..이 나쁜놈의 기집애야!!
그러면서 전화를 뚝 끊어버리는 엄마.
....고마워,엄마..
그렇게 엄마와 전화를 끝내고 선생님을 따라 병실로 향해 걸어가는데..
그만.....
콰당-
돌뿌리에 걸려 넘어져버린거야..
줵일...
"아으...."
내가 넘어질때 다친 발목을 만지며 인상을 쓰고 있었어.
발목이 아파.
삐끗했나봐..
어떻게 무릎은이 안 다치고 발목이 다치냐...
"...업혀"
선생님이 꼽고 있던 링겔 주사바늘을 빼며 내 앞에서 업히라는듯 자세를 잡아줘.
"..선생님.."
"업히라면 업혀"
"그치만..."
"..앉아있기 힘들거든,나 지금 침대에 눕고싶거든..그러니까 얼른 업혀서 병실가자"
선생님의 말에 난 하는 수 없이 선생님의 등에 업혔어.
"선생님 링겔병은요?"
"간호사한테 나중에 가져다달라그러면 되겠지"
그러면서 나를 업고 걸어가는 선생님.
"대체 누가 환자고 누가 보호자냐..?"
"미안해요.."
그러게..
누가 보호자고 누가 환자인지..
그런데...
그런데 말야..
선생님 등이..차가워.
예전엔 선생님 손도,등도..다 따뜻했는데....
지금은 무지 차갑다..?
.....
.....그렇게 선생님 등에 업혀서 병실로 들어왔어.
선생님은 나를 간이침대에 앉히고 자기는 침대위로 올라가 누워버리지.
그때.
"한은섬씨!이거 한은섬씨 링겔병이죠!?아까 봤어요!!"
라면서 병실로 들어오는 간호사.
링겔병을 다시 선생님 손에 꽂고는 화를 내지.
"뭘 봤는데요?"
선생님이 상체를 일으키며 되물어.
"에?..뭘 보긴요!링겔 주사바늘 빼는거죠!"
"그것만 봤어요?"
'그것만 봤어요?'라는 선생님의 물음에
당당하던 간호사는 몹시 당황하기 시작하지.
......설마..
저 간호사 언니..
"..죄송해요!"
본전도 못찾고선..
그리고 뭐가 죄송하다는 건지 죄송하다며
병실에서 후다닥 나가버리는 간호사.
어떡해....봤나봐.
선생님이랑 나랑 키스하는거.
...........
................
밤은 깊어지고..선생님은 눈을 감고 자는 듯 해.
난 의자에 앉아서 선생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지.
선생님 눈..
코...
입...눈썹..
선생님을 보니 눈물이 나와.
안되는데...이젠 울면 안되는데..
그러면서 난 서둘러 눈물을 닦았지.
턱을 괴고서 다시 선생님 얼굴을 빤히 바라봤어.
정말....죽으면 안돼요..
난 나도 모르게 선생님 얼굴을 손으로 조심스레 만지고 있었어.
정신이 번쩍 들었지만..뭐 어때.
선생님은 자고 있는데.
그러던 바로 그때.
자고 있는 줄만 알았던 선생님이
자신의 얼굴을 만지던 내 손목을 확 잡아버리는거야.
"서,선생님.."
"..안자고 뭐하냐"
"..그..그게.."
"얼른 자"
선생님은 돌아 누우면서 말했지.
"간이침대 불편하단말이예요.."
"그래서"
"올라가서 자면 안돼요?"
라는..나도 모르게 그 말을 내뱉어버렸지.
"뭐?"
그러자 선생님은 나를 놀란듯 쳐다보고..
난 결국-
선생님과 함께 그 좁은 침대에 누웠어.
"아 좁아죽겠네"
라고 투정을 부리며 옆으로 누워버리는 선생님.
치이....
좀 좁지만.
난 지금 너무 좋아.
순간 선생님과 내 사이로 어색한 침묵이 흐르지..
난 선생님을 힐끗 쳐다보다가
선생님의 손을 꼬옥 잡으며......
"..사랑해요"
라고 말했어.
그러자 선생님이 한참 있다가
"..응,영원히 기억할게 니사랑."
※엄지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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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실 안 창가 넘어로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서있는 선생님.
"..나가고 싶어"
선생님이 작게 들릴듯 말듯 중얼거렸지.
"네?"
"....숨막혀서 여기 못있겠어,나.."
"...선생님.."
많이 지쳐보여.
매마른 선생님의 입술.
"..잠깐만..나랑 같이 밖에 나갈래?"
"그치만 그러면 안되잖아요"
"아주 잠깐만..밖에 나가고 싶어"
선생님의 애절한 한마디에 난 어쩔수가 없었어.
"그럼 아주 잠깐만이예요,알았죠?"
선생님에게 검은 점퍼를 입혀주며 우린 간호사 몰래 나갈 준비를 했지.
혹시 몰라서 선생님 점퍼 주머니에 진통제도 챙기고..
아주 잠깐이니까....
괜찮겠지?
선생님은 꽂았던 링겔 주사바늘을 빼며 자리에서 일어나지.
난 선생님을 옆에서 부축하며...조심스레 같이 병실에서 나왔어.
왠일인지 병원은 한가했지.
"괜찮아요?"
"..응.."
접수데스크를 지나기위해 선생님과 나는 쪼그려 앉은 체로 살금살금..
조심스레 기어서 병원으로 나왔지.
"후아...."
병원에서 빠져나온 선생님과 나.
손을 꼬옥 맞 잡고서..거리를 걸어다녔지.
"..이제 괜찮아요?"
내 말에 선생님이 살짝 미소를 띄우며
"..응..이젠 숨 쉴수 있을것 같아"
선생님이..조금이라도 좋아하는것 같아서.
내 마음도 조금 안심이 돼.
우린 같이 거리를 걸어다니다가 근처에 있는 한 공원으로 갔어.
그곳의 벤치에 앉아 우린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
"..어?공이다!"
공원에서 주인없이 뒹굴어다니던 축구공을 발견한 나는
축구공을 손에 들고서 선생님에게 보여주었어.
선생님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선생님은 축구선수가 꿈이였다니까...선생님 축구 하는거 보고싶어요"
"...."
"나중에..선생님 건강해지면 그때 축구하는거 보여줘요"
"...."
"알았죠?!왜 대답이 없어요?"
내 말에 선생님은 주저하다가..
이내.
"그래"
슬프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지.
이때,선생님이 인상을 찡그리며 머리를 만지지.
"왜그래요?!"
난 당황해서 물어봤고 선생님은 아까 챙겨뒀던 진통제를 꺼내 먹지.
"왜그래요,선생님..?"
"..머리아파서..."
"이제 그만가요,선생님"
그만가자는 내 말에 선생님은 고개를 내젓지.
*
선생님과 함께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거리를 지날 쯤이였어.
선생님이 한 장난감 가게에서 발걸음을 멈추더라.
"왜그래요??.."
"크리스마스...몇일남았냐..?"
"오늘이 14일이니깐.....11일이요"
내 말이 끝나자마자 장난감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선생님.
무슨일이지?..
난 선생님을 뒤따라 들어갔고,선생님은 로봇 장난감을 유심히 쳐다보다가..
이내 그것을 계산대에 올려놓지.
"..선생님.."
"2만원입니다"
장난감 가게 주인 아저씨는 계산을 해주고
선생님은 점퍼 주머니에서 자신의 주머니를 꺼내 2만원을 꺼내 건내고는
그 로봇 장난감을 손에 들고 내 손을 이끌고 장난감 가게에서 나오지.
"..희찬이 주려구요?"
난 조심스레 물어보았고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여.
"..선생님.."
"..마지막.....선물일수도 있으니까.."
"선생님!"
"..미안"
난 눈물을 글썽이며 선생님을 쳐다보았고
선생님은 미안하단 말을 내뱉지.
.....선생님..
난 선생님의 품에 안기었지.
"희찬이한테.....좋은 아빠로 남고싶어"
선생님의 슬픈 한마디.
선생님은요..
지금도 좋은 아빠구요,좋은 남자예요.
선생님은.....최고라구요.
.......
...
"이제 그만가요,선생님"
"...나 혼자갈게"
병원으로 돌아가려는 길.
선생님의 말에 난 의아스러웠지.
"집에 가서 쉬어."
"그치만.."
"..나 괜찮아..내일 와.오늘은 그만 집에 가고 내일 나 보러 와"
선생님의 말에...난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지.
"혼자 갈수 있겠어요?"
"응..내일 봐"
혼자 가게 냅둬도 될런지 모르겠어.
그래도 선생님이 저렇게 말하는데..
하는수 없었지.
그렇게 선생님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옮기었을때.
"꺄악!!"
왠 여자의 비명소리.
난 고개를 뒤로 돌려 쳐다보았고..
이내 사람들이 웅성웅성거리며 모여있지.
혹시..
난 그곳으로 달려가 사람들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지.
그러니,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
.....선생님이..쓰러져있었어.
"선생님!!!"
...........
...."대체 환자분을 데리고 왜 나간거죠!!?그것도 한마디 말도 없이!!"
나를 다그치는 간호사.
"죄송합니다..."
"환자분 깨어나시면 말씀하시구요,앞으로 이런일 없도록 하세요.아시겠어요?"
"...네.."
이곳은 병원.
선생님을 응급차에 실려 병원에 왔어.
...휴..
선생님은 병실에서 누워있어.
의사선생님 말로는 무리를 해서 그런거랬어.
내가 숨을 깊게 내쉬고는 병실 안으로 들어갔지.
선생님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선생님을 빤히 쳐다보았지..
핏기 하나 없고 창백한 선생님의 얼굴.
선생님 아프면 안되는데....
그때였어.
선생님 손가락이 조금씩 움직이더니..
이내 선생님이 눈을 뜨지.
"..선생님..!"
내가 반가운 마음에 선생님을 불렀고..
선생님은.....
..이상하게도...
눈을 여러번 떴다가..눈을 비비지.
"..왜그래요?왜그래요 선생님?"
선생님의 당황스러워 하는 표정과..그리고 몸짓.
"....너..지금 내 옆에 있냐..?"
"그,그럼요..."
선생님이 손으로 조심스레 옆을 더듬거리지.
..왜...
.....왜그래요....
"....나....깜깜해"
"..네?"
".....지금.....아무것도 안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