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서울대학교병원 ‘건강톡톡’의 진행을 맡고 있는 김민선 교수입니다.
혈압관리, 중요하죠? 혈압의 의미는 간단합니다. 혈액이 혈관 속을 흐를 때 혈관 벽에 미치는 압력을 혈압이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단순한 혈압이 우리 건강을 쥐락펴락, 좌지우지하는 이유가 뭘까요? 순환기내과 이해영 교수님 모시고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혈압수치, 사실 여러분들이 매우 많이 신경 쓰시는 편인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혈액이 흐를 때 혈관 벽에 미치는 압력을 혈압이라고 했는데, 그게 왜 사람마다 달라지고 건강 변화에 따라 영향을 미치느냐, 이런 것들이 궁금한데요. 일단, 압력이 달라지는 이유는 뭘까요?
압력을 만드는 요인이 물이 많아지거나 또는 길이 좁아지거나, 두 가지인데요. 이건 치료 약제의 원리하고도 관련이 돼서, 물이 많아지는 건 짜게 먹으면 몸 안에 물의 양이 많아지게 되죠. 그래서 고혈압이 있을 때 싱겁게 드시라는 게 그런 이유입니다. 두 번째, 길이 좁아지는데 동맥경화가 생겨서 좁아지는 경우도 있고 긴장에 의해서 눈동자가 작아지는 것처럼 혈관이 좁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길을 넓히는 약제가 흔히 쓰는 혈압약인 것과, 긴장도를 줄이는 게 흔히 쓰는 혈압약인 게 이런 기전들이 혈압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압력이 크면 고혈압, 작으면 저혈압” 이렇게 보통들 얘기하는데요.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것 중에 하나가 고혈압이나 저혈압 자체가 질병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맞는 생각인가요?
저는 고혈압은 질병이라고 생각하고요. 저혈압은 질병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질병은 증상이 있어야 되고, 그게 계속 있을 때 몸을 위험하게 해야 되고, 세 번째는 오늘 있었다 내일은 없었다 하는 게 아니고 꾸준히 있어야 되는데요. 고혈압은 오래되면 생명을 위협한다고 알려져 있고 증상이 없다고 하지만 대부분 병원에 오시는 분들이 목이 뻣뻣하거나 그런 증상을 느껴서 오기 때문에 증상도 있는 병입니다. 세 번째가, 고혈압과 저혈압이 다른데요. 고혈압은, 오늘 고혈압이면 내일도 고혈압, 모레도 고혈압인 경우가 많은데, 저혈압은 순간적인 상황에 의해 나오지 저혈압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는 사람은 굉장히 드물기 때문에, 저는 고혈압은 질병, 저혈압은 질병이 아닌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병원을 가면 “혈압 잴게요, 체온 잴게요.”라고 하잖아요. 두 가지를 중요하게 체크를 하는데 혈압수치로 알 수 있는 몸의 상태라는 게 어떤 게 있을까요?
우리가 어떤 수치들을 집어 넣을 때 환자가 다음에 병이 생길까 보며 예측하는 것이 있는데 쉽게 잴 수 있는 지표 중에 혈압이 가장 큰 예측력을 가집니다. 그리고 혈압 잴 때 또 하나 볼 수 있는 게 맥박을 볼 수 있는데요. 혈압과 맥박을 같이 보고, 맥박이 규칙적인지 불규칙적인지 이것만 보더라도 많은 심장병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어서 위험대비효과 상 혈압은 병원을 방문하실 때마다 측정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본격적으로 고혈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보통 우리가 정상혈압이라고 하면 120/80을 생각하는데요. 120, 80 각각 숫자가 의미하는 게 뭔가요?
심장을 펌프라고 설명하는데요. 펌프가 짜질 때, 그러니까 가장 높게 분출돼 나가는 압력이 120이고 80은 심장이 일을 안 할 때의 혈압, 그러니까 기저치의 혈압을 80이라고 칩니다. 그럼 인류가 혈압이 얼마인지는 진화과정에서 봐야 하는데. 동남아시아의 원주민들은 100이 안 된다고 해요. 120도 진화과정에서 조금 높아졌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우리가 직립을 하기 때문에 진화과정에 혈압이 생겨야 머리 쪽으로 피가 가니까, 현재는 여러 사람을 몇 년 간 보았더니 적어도 120/80까지는 심장병의 위험성이 별로 없다가 그 지점부터는 (위험성이)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서 인위적으로
그럼 120/80이라는 게 모든 사람에게 정상혈압이라고 얘기할 순 없는 거네요. 그러면 120/80을 어느 정도 벗어나면 고혈압, 아까 질병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런 경우엔 어느 정도 벗어나면 약물을 써야 된다 또는 병원에 가야 된다고 생각해야 될까요?
병원에서 환자분들이 오시면 몸의 상태를 인위적인 숫자로 보는 거에 굉장히 거부감이 있는데요. 그건 당연하고요. 그런데 이런 의학은 몇 천 명, 몇 만 명을 몇 년간 보았을 때 위험도가 어느 지점에 올라가는가 보는데요. 120/80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올라가면 조금씩 올라가서 140/90이 되면 대략 심장병 위험성이 두 배가 됩니다. 그래서 두 배가 되는 점부터는 치료를 해야 되지 않을까, 예방을 해야 되지 않을까 해서 정한 값이 140/90이었어요. 현재는 140/90 이상은 고혈압으로 정의하고 꼭 조절해야 하고, 120에서 140 사이에는, 예를 들어서 130/85 이런 사람들은 4년간 보았을 때 고혈압의 범위로 올라가는 수가 30% 이상이 되기 때문에, 이 분들은 (고)혈압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자는 의미로 120/80은 정상, 140/90은 고혈압, 그 사이는 고혈압 전 단계에서 고혈압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되는 단계다, 그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혈압을 재 보면, 어떤 분들 같은 경우는 수축기, 아까 말씀해 주신 첫 번째 숫자랑 두 번째 숫자, 이완기 숫자가 크게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요. 또는 나는 첫 번째 숫자만 높아, 두 번째 숫자만 높다고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한 쪽 수치만 높은 건 어떤 의미인가요?
그건 중요한 문제입니다. 저희 아버지가 저한테 “요즘 혈압이 좋아졌어”라고 말씀하셔서 “좋아질 리가 있나요.” 그랬는데, 130/100이었던 혈압이 150/80이 돼서 좋아졌다고 말씀하시는데 그건 사실 더 위험합니다. 높은 혈압, 낮은 혈압 하지만, 높은 값에서 낮은 값을 뺀 ‘맥압’이라는 것도 중요한 부분인데요. 높은 쪽 혈압은 심장을 짜낼 때 혈압을 나타내고 낮은 쪽 혈압은 기저상태를 나타내서 기저의 긴장도 같은 것이 영향을 주는 젊은 사람에게서는 낮은 혈압이 높은 고혈압, 즉 130/100처럼 높은 쪽은 (고)혈압이 아닌데, 낮은 쪽은 (고)혈압이 있을 수 있는 경우가 나오고요. 반면, 길이 좁아지는, 좁은 길로 가다 보면 힘이 들기 때문에 길이 좁아지는 원인이 되는 나이가 들어서 혈관이 딱딱해 지거나, 또는 혈관이 좁아지는 분들에게선 높은 혈압이 올라가는, 저희 아버지 때 제가 기겁한 것처럼 높은 쪽은 올라가면서 낮은 쪽은 낮아지는 그런 혈압이 있습니다. 결국 나이가 들면서 병들이 생기기 때문에 높은 혈압이 높은 사람이 더 위험하고요. 낮은 혈압이 높고 높은 쪽은 높지 않다면 그분은 조금 더 약제 시작을 늦추면서 볼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 보충해서 말씀 드리면, 전자혈압계는 높은 혈압은 센서가 잡는데요, 낮은 혈압은 잡지 못하고 수학공식으로 산출하기 때문에요. 전자혈압계는 낮은 혈압은 조금 부정확합니다. 그럼에도 요즘 전자혈압계를 많이 쓰고 권장하는 이유는 낮은 쪽보다 높은 쪽이 훨씬 더 중요하고 높은 건 잘 잡기 때문에 전자혈압계를 사용하실 수 있고, 전자혈압계는 낮은 혈압은 약간 부정확할 수 있다, 그 정도로 생각하셔도 되겠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정보 알려주셨는데요. 전자혈압계 집에서 많이들 재시는데 불안해 하시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일단, 위쪽 수축기 혈압 같은 경우는 신뢰해도 되겠다는 말씀이신 거죠.
가끔 또 혈압 측정하다 보면 각각의 숫자 외에도 오른팔에서 재 보면 높은데 왼팔은 낮다든지, 이런 게 계속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고, 크게 차이가 났다는 얘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그 차이가 나는 건 왜인가요?
몸 안의 혈관이 생기는 길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5 내외는 차이가 납니다. 오른팔이 높은 사람이 있고 왼팔이 높은 사람이 있고요. 개인차이가 있어서 잘못된 게 아니고요. 모든 사람이 5mmHg 정도는 차이가 나는데 20 이하는 별 문제 없습니다. 오른쪽이 150, 왼쪽이 140이면 그냥 그렇게 생각하셔도 되고, 대신 높은 쪽이 심장과 뇌로 가는 혈압을 반영하기 때문에 치료는 높은 쪽 혈압을 기준으로 하고 20 이하는 그냥 개인차이로 보면 되고요. 그런데 30 이상 차이가 날 때, 한 쪽은 150, 한 쪽은 120이라면 높은 쪽을 기준으로 삼되, 낮은 쪽의 길이 어디가 좁아진 건 아닌가, 좁아지면 그 다음 압력이 줄기 때문에 그쪽 혈압이 낮아집니다.
차이가 많이 난다, 특히 20 이상이 난다고 하면 반드시 병원에 가보는 게 필요하군요.
아침 고혈압이라는 표현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요. 이게 유독 아침에만 혈압이 올라가는 걸 의미하는 건가요?
네, 아침에 높은 경우를 의미하는데요. 요즘은 5시 – 7시 사이의 혈압을 많이 봅니다. 그런 이유는 그때가 우리가 자고 깨면 신체상황이 급격하게 바뀌는데, 대부분은 큰 변화 없이 적응해 나가는 사람이 있고 갑자기 확확 바뀌는 경우들이 있고 두 번째 경우는 위험하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뇌졸중이 많이 생기는 시간대가 5시입니다. 주변에 여쭤보면, 아침에 깼는데 입이 돌아갔다, 이게 주이고, 심장병 – 협심증, 심근경이 많이 생기는 시간은 9시입니다. 바삐 출근하다가 막혀서 오는 경우가 있어서, 그 둘이 전부 아침에 생기기 때문에 아침에 변동폭이 있을 때 똑 같은 변동의 혈압 변동이 많은 건 문제가 될 수 있어서, 한 가지 지표를 볼 땐 아침 고혈압이 중요한 지표입니다.
방금 5시, 9시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러면 이게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이 걸릴 위험이 크다고 하면, 내가 혈압이 높으면 굳이 이 시간에 일어나지 않은 분이라고 해도 혈압을 재 보는 게 중요한 건가요?
네. 그리고 혈압은 같은 상태에서 재는 게 좋은데요. 생각해 보면 제가 어제 저녁에 뭐 했는지 날마다 다르거든요. 그런데 아침 7시 반에 뭐 했는지는 대개 비슷하니까, 일정한 신체상황에서 측정하기에는 아침혈압이 좋아서 아침 혈압을 측정하는데요. 아침에 잴 때 깨자마자 재면 몸은 아직 자고 있기 때문에 불안정하고요. 그래서 아침에 깨면 소변을 보고 그리고 누운 상태에서는 혈압이 높게 나오기 때문에 식탁에 앉아서 팔을 심장높이로, 식탁 위에 가볍게 올려 놓고 측정하시는 게 정확한 방법입니다. 그러니까 아침 혈압이 높다고 말씀하시는 분 중에 누워서 측정하거나 깨자마자 바로 측정하시면 그건 안정하지 않아서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혈압약은 보통 아침에 먹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혹시 아침 고혈압이 있는 분들은 더 일찍 먹어야 된다든지, 밤에 먹어야 된다든지 이런 것들이 있을까요?
약을 언제 먹느냐에 따라 효과가 좋은가 보는 학문이 있는데요. 혈압약은 저녁에 드시는 게 더 좋다는 보고가 있었어요. 그런데, 또 저희 아버지를 출연 시키는데, 저희 아버지는 “왜 너희 병원은 저녁 약을 더 주니?” 그러셔서, “저녁 약을 더 주겠어요. 아버지가 안 드시는 거지.” 그러고 아버지를 구박 하는데요. 잊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이 아침이기 때문에 아침에 드시게 하는 거고요. 식전, 식후 별 상관 없습니다. 식전, 식후를 나누는 큰 요인은, 속 쓰릴 만한 약은 식후에 드시는 건데 혈압 약들은 다 작기 때문에 속이 쓰리지 않아서 저는 그냥 깨자마자 식사하기 전에 물 드실 때 같이 드시고 시작하시라고 말씀 드리고요. 만일 오후에 약 안 먹은 게 생각난다, 그러면 그때 드시고 다음날 아침에 원래대로 드셔도 됩니다.
결국은 규칙적으로 복용하기 위해서 아침에 복용하는 거다, 시간은 크게 상관은 없고 하루라도 빼먹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신 거죠?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혈압에 대한 오해와 진실, 고혈압에 대해 궁금해 하시던 질문들을 던져 봤고요. 다음에는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고혈압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건강톡톡, 저는 김민선, 도움 말씀에 순환기내과 이해영 교수님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