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스페인 프리메라리그 진출을 꿈꿔왔던 고종수는 3일 요코하마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한·일올스타-세계올스타전에서 전반 17분 GK 칠라베르트를 꼼짝 못하게 하는 절묘한 프리킥으로 세계축구팬들의 뇌리에 이름 석자를 아로새겼다.
어쩌면 이 한 골로 유럽으로 가는 특급열차 티켓이 이미 손 안에 들어왔는지도 모를 일이다.이날 90분 동안 고종수가 펼친 활약은 유럽프로팀에 자신을 홍보하기에 충분했다.절묘한 세트플레이와 미드필드에서의 부지런한 몸놀림으로 유럽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AP,로이터 등 외신들도 앞다퉈 고종수의 이름과 골상황을 타전했다.
고종수의 플레이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치 감독과 아르딜레스 요코하마 마리노스 감독(아르헨티나),그리고 칠라베르트 등 세계올스타들도 고종수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사치 감독은 “고종수를 비롯한 한·일올스타들의 플레이가 예상보다 뛰어나 가까스로 비길 수 있었다”며 고종수에 대한 경외심을 나타냈다.
고종수의 프리킥을 서서 바라보기만 했던 ‘골넣는 골키퍼’ 칠라베르트 역시 한·일 취재진과 외신기자들이 경청하는 가운데 “세계 톱스타들도 흉내낼 수 없는 완벽한 골이다.고종수와 같은 훌륭한 선수를 상대로 플레이했다는 게 큰 기쁨이다”며 기자회견 내내 고종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광래 감독과 한·일올스타팀을 공동지휘했던 아르딜레스 감독도 “한·일 올스타 선수 가운데 수훈 선수로는 공격에서 고종수를,수비에서 마쓰다와 핫토리를 들고 싶다”며 고종수를 한·일올스타의 일등공신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고종수는 경기 직후 “마테우스 등 유명한 스타들과 대등한 플레이를 펼쳤다는 데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해 유럽무대에서도 자신의 플레이가 통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느낌이었다.
“J리그는 절대 가지 않겠다.나의 목표는 오로지 유럽에서 뛰는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고종수.그의 꿈은 이제 세계올스타와의 경기를 계기로 점점 영글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