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는 수십 년간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상태에 갇혀 있었다. 마침내 역동성을 되찾기 위한 구조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 정태적 균형을 깬 것은 정부의 공격적 통화완화가 아니라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이다.
재능 있는 청년 노동자의 이직률이 특히 높아졌다. 일본에서 가장 보편적인 임금체계는 연공서열을 기반으로 하는 종신고용이다. 청년 근로자는 장기적인 직업 안정성을 얻는 대신 낮은 임금을 받아들여야 한다.
노동력 부족은 더 많은 노동자가 이직하고 더 높은 임금을 받도록 고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기업조차 기본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들은 연공서열 임금체계에서 성과급 임금체계로 옮겨가기 위해 노력을 가속하고 있다.
이직률 상승은 더 급격한 임금 상승과 더 효율적인 노동 배분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다시 생산성 향상을 낳는다. 기업이 숙련된 근로자를 확보하려면 더 높은 임금을 제공해야 한다. 고임금 때문에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기업에 강력한 동기로 작용한다.
최근 기업들은 전례 없는 규모의 수입물가 상승을 견뎌냈다. 그들은 이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더욱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한편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구조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일본 기업은 낮은 수익성을 개선할 여지가 아직 있다. 인수합병(M&A)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더 많은 기업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수익성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또 사용되지 않는 과잉 현금을 보유한 상황에서 재무 레버리지를 높이는 것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일본 좀비기업들은 극도로 낮은 이자율 환경과 정부의 과도한 중소기업 보호정책에 힘입어 간신히 살아가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은 수익성 없는 좀비기업 퇴출을 가속화할 것이다. 많은 소규모 기업들이 노동력 부족으로 운영을 지속할 수 없게 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비효율적인 좀비기업 퇴출은 평균 생산성을 높여 소중한 노동력 자원을 더 생산적인 기업에 배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시장은 일본 경제에 대한 '페이크 낭보'로 인해 실망을 몇 차례 겪었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조적 변화는 진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