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 사고 첫 투어 아닌 투어를 다녀왔습니다 ^^
예전 재수학원에서 공부할 때 함께 지내던 동생 녀석이 강릉에 서식 중인데 그놈하고 술한잔 하러 다녀왔어요.
금요일 퇴근하자마자 출발했는데 힘들었지만 완전 재밌었던 솔로투어였습니다 ㅋ
아래는 제 싸이에 올린 투어기라 반말/혼잣말체입니다. 양해를 ^^ 욕은 되는데로 제거했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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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금요일 양재 18:30
양평에서 강릉에 엄청난 비가 온다는 소식듣고 투어포기
드라이브조로 홍천이나 갔다오자 맘먹음.
홍천까지 고속국도 인지라 나의 애마의 매력과 실력과 간지를 시전함. 이때만해도 자아도취에 취해 신나고 기쁘기만했듬.
홍천에서 유턴 후 담배피는데 동생에게서 비 그쳤다고 연락옴.
어떻게 했음 좋겠냐 반문하니 은근 어떻게든 겨오라는 뉘앙스로 말함.
여기까지 길도 좋았고 아직은 라이딩이 재밌듬.
2초 고민 후 강릉 출발.
6번 국도로 돌아갈까하다가 동쪽으로 내지르다 보면 바다가 나오고
이는 곧 강릉을 갈 수 있는 길일 것이라 사료되어 44번 국도 그냥 내지름.
인제부터 비가옴. 어두워졌듬. (하이빔 HID안단거 후회 시작)
양구도 비가옴. 이미 정신은 육체를 떠났듬. 빗길에서 정말 곱게 달림. 차들에게 다 따임.
한계령도 비가옴. 유턴정도의 코너가 10초에 하나씩 나옴.
한계령 초입부터 나가는데까지 차량 10대 미만으로 봤듬.
무서워오기 시작함. 비오는 밤길에 혼자 한계령
올라가는 길 중턱에서 소복입은 귀신 봄. 전설의고향삘.
내 라이딩 기술의 모든걸 사용해서 도망갔듬.
따라오는 것 같기도하고 내 뒤에 탄 것 같기도함.
한계령 꼭대기에서 사람의 체취를 느끼고자 미친듯이 올라갔듬.
꼭대기 휴게소 사람따윈 없듬. 어두움. 폐가삘남 ㅆㅂ
이미 내 정신은 귀신과 일촌상태...
빨리 튀고싶음. 내려가는 길에 그녀의 모습을 한번 더 알현함.
비따위 어두움따위 없듬. 이젠 없는 기술따위도 모름.
차를 세우고 담배한대 피겠다던 2시간동안의 염원은 두려움의 노예가 되어 노역 중...
최선을 다해 달리고 또 달림. 마침 바람 소리가 그녀의 목소리로 들림.
불켜진 가게 등장. 아무생각없이 들어가서 인간의 체취를 충전.
그녀와 일촌해제 ㅠ_ㅠ 기뻤듬.
그리고 한계령 길을 탈출함. 여전히 비가옴.
양구로 갔듬. 강릉 50km 표지판 보고 동해안 정말 기네...욕이 절로 나옴.
출발 후 인간 문화의 상징 편의점 발견(페밀리마트) 들어가서 음뇨하나 걸치고 담배.
마침 내 친구는 발리 여행가서 돌아오는 길의 공항인데 렌탈 핸드폰 요금 많이 남았다고 전화해서 자랑질...
난 이 순간부터 신의 존재를 부정하기 시작.
강릉 도착하니 시간 11시.
도착 후 지도 확인하니 차라리 홍천에서 6번 국도로 돌아왔다가 오는게 더 빨랐듬. 하아~ 무식하면 몸이 고생함.
준원이랑 술먹다가 뻣음. 내 주량 한병인줄 알았듬.
정신이 육체를 이겨낼 수 있다는건 역시 만화에서 나옴. 난 정대만 팬이니까 실신해도 되. 퉤~
토요일 12시 강릉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짬뽕 처묵처묵하고 복귀.
닌자도 밥먹여주고 어제 그놈이 죽인 날파리 천만대군의 시체를 닦아냄.
광빨나는 그놈을 바라보니 어제의 여정이 녹는듯함.
이상한 456국도를 찾아 복귀 시작.
대관령 올라갔듬. 어제의 고난의 여정이 나에게 훌륭한 코너웤 스킬을 전수했듬.
대관령 코너들에게 나의 코너링을 시전했듬. (사실 잘 못함ㅋ)
대관령 꼭대기 올라가서 사진 몇개 찍음. 어제는 꿈도 못꿀 여유.
평창? 오오 길 좋고 경치 죽임. 된장처럼 바이크 세우고 사진 찍음.
훗 어제완 다르게 자연을 사랑하고 멋진 경치와 함께 고독을 즐기기 위해 자신의 애마와 라이딩 나온 멋진 훈남이라고 칭하며 담배 핌.
솔직히 내가 생각해도 멋있었듬. ㄱ(' .')r
대관령을 지나 횡성까지 달리면서 한번 더 쉼. 몸이 슬슬 쑝카 탈때의 포지션으로 굳기 시작. 머리어깨무릎팔무릎팔이 아파오기 시작.
좀 쉬었듬. 좀 나아짐. 다시 달렸듬. 5분만에 아파옴.
횡성 왔듬. 길은 여전히 고속국도가 아닌 1차선의 일반국도.
아무 생각없이 달리다보니 고속국도 나옴.
훗 -_-* 국도에다 닌자의 매력을 어김없이 시전함.
양평쯤 오니 매력이고 시전이고 빨리 집 도착하고픔.
머리어깨무릎팔무릎팔 + 궁디가 이제 내몸이 아닌듯함.
미사리 도착해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담배한대 피며 몸을 품.
열심히 집으로 향함...
한남대교 만나고 눈물 찔끔하고 아파트 도착해서 바이크 세우고 커버 씌우니 감동의 눈물이 포풍처럼 휘몰아침.
이렇게 나의 첫번째 투어가 끝남.
지도상으론 겨우 400km 정도로 나오지만 길은 저런 직선이 아님.
총 주행거리 약 600km임. 전부 국도길...(빗길만 150km 넘음)
인간의 한계와 지난 32년간 키워왔던 나의 근성을 테스트 했듬.
이번 여름 닌자타고 가려했던 전국투어는 재고해봐야할꺼 같듬.
진짜 몸이 부셔져 죽을지도 모르지만 나의 망각의 레벨을 생각해보면 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해옴.
어째튼 힘들었지만 지나보니 정말 만족스러웠던 투어였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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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좀 어둡게 나왔네요. 아이폰의 한계 ㅠ_ㅠ
암튼 대관령 평창 그 쪽은 나이 먹고는 첨 가봤는데 정말 아름다운 금수강산이었습니다 ^^
P.S 한계령 밤에 지나시는 분들 진짜 조심하세요 ㅠ_ㅠ 저 진짜 귀신 봤습니다 으헝헝
첫댓글 바이크 이뿌네요..ㅎㅎ
감사합니다 ^^
오... 저 고3때 친구랑 125 끌고 갔던 루트랑 거의 같군요. 한계령 정말 길도 무서운데 가로등 너무 없는것 같아요.. 저도 밤에 올라갔는데 앞에 차 보고 겨우 따라내려왔었습니다..
비까지오니 미쳐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ㅠ_ㅠ 차라리 속초로 돌아서 갔어야 했나봐요
제가 라이딩 하면서 가장 무서웠던 길은 밤 열두시쯤 별보러 찾아간 영천 보현산 천문대였습니다. 천문대 근방이 조명시설이 불허된 지역이라 오로지 앞, 뒷차 라이트에 의지해서 아주 컴컴한 높은 경사로를 구불구불 올라갔었더랬죠. 다들 빌빌빌 기어올라갔습니다. ㅋㅋㅋ 내려갈 때의 압박은 더 심했죠. 처음으로 네바퀴가 부러웠던 때인 것 같네요. ㅎ
두번째가 섬진강가를 따라 도는 1005번 지역국도였는데, 조명도 얼마 없는 와인딩을 달리다가 갑자기 노면이 엄청 안좋아지더라구요. 트럭들이 많이 다니는 구간이었나... 거기서 전도사고가 나서 엄청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이후로 집에 내려갈 때 지나쳐가는 1005번 국도는 항상 조심해서 다니곤 합니다. 도로조건이 최악이라고 하고 싶은 곳이예요. - _-
그나저나 저는 이제 바이크 접으려고 합니다. 아니 접는 건 아니고 그냥 지금 현상태에서 만족하는 수준에서 타야할 것 같네요. 돈모으기가 점점 어려워져서... ㅎ 언제 같이 기회가 된다면 비스게 라이더분들이랑 투어 가보고 싶네요.
진짜 접기 전에 비스게 라이더 분들 모아서 투어 함 어떠세요? 바이크 카페 분들하고도 갈 수 있겠지만 그 쪽은 다들 너무들 쏘시더라고요. 그냥 천천히 경치나 구경하면서 농구 얘기도 하면서 재밌게 다닐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두번째 봤을땐 진짜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정말 무서웠어요 ㅠ_ㅠ
아 대박 재밌을거 같아요 ㅜㅜ
재밌는만큼 고생도 상당했습니다 ^^ 담 투어는 서울 - 창원 - 거제 - 부산 - 대구 - 속초 - 서울 순으로 돌고 싶은데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ㅠ_ㅠ
귀신본거 자세히 설명좀 해주세요ㅠ
무섭습니다 ㅠ_ㅠ
귀신얘기 다른 게시물로 올려주세요. 기대됩니다~!
무서워요 ㅠ_ㅠ
닌자인가요... 으억, 부럽습니다~~~ :)
07년식 ZX-6R Ninja 입니다. 170kg 140마력이죠 ^^ 완전 괜찮은 바이크에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