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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경제전망 #대만 #2023년 #경제성장률
현지 주요 기관, 2% 중후반대 제시… 해외에선 1%대 전망도
수출 감소, 민간투자 둔화 전망 속 민간소비 기반으로 성장세 확보 기대
2023년 2%대 전망치 잇따라 발표… 해외에선 2% 하회 전망도 나와
11월 29일 대만 정부(행정원 주계총처)는 하향 조정한 대만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2022년 3.06%, 2023년 2.75% 성장이 전망된다는 내용으로 이전보다 각각 0.7%포인트, 0.3%포인트 내렸다. 정부출연 싱크탱크인 중화경제연구원도 행정원 주계총처(이하, 주계총처)와 비슷한 수준으로 하향조정한 경제 전망을 12월 9일 발표했다. 중화경제연구원의 전망치는 2022년 3.04%, 2023년 2.72%로 이전보다 각각 0.24%포인트, 0.09%포인트씩 낮아졌다. 현지 주요 경제전망기관 가운데 가장 먼저 ‘2023년 2%대 성장’을 전망했던 중앙은행은 전망치를 2.53%로 낮췄다. 대만에서 대표적으로 인용되는 현지 주요 기관의 경제전망 가운데 중앙은행의 전망치가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해외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12월에 발표된 해외 기관 전망치는 대다수가 2% 안팎에서 형성돼 있다. JP모건, EIU, 스탠다드차타드는 2023년 대만 경제성장률을 각각 2~2.2%로 전망했고 골드만삭스, UBS의 경우 전망치가 1.9%대에 그쳤다. 불과 2개월 전에 IMF가 발표한 전망치는 2.84%로 해외 기관 발표치 중에서는 높은 축에 속한다.
국내외 경제전망기관들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2023년 대만 경제는 세계경제 위축에 따른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당장 2022년부터 성장 속도가 2%대로 느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대만 중앙은행의 경우, 2022년 성장률 전망치를 3.51%에서 2.91%로 대폭 내려 잡았다.
<주요 기관별 대만 경제성장률 전망치(발표일 순)>
(단위: %)
분류 | 기관명 | 2022년 | 2023년 | 발표일 |
현지 기관 | 대만경제연구원 | 3.45 | 2.91 | ’22.11.11 |
행정원 주계총처 | 3.06 | 2.75 | ’22.11.29 | |
중화경제연구원 | 3.04 | 2.72 | ’22.12.9 | |
중앙은행 | 2.91 | 2.53 | ’22.12.15 | |
해외 기관 | IMF | 3.31 | 2.84 | ’22.10.11 |
JP모건 | 2.90 | 2.00 | ’22.12.9 | |
스탠다드차타드 | 3.20 | 2.20 | ’22.12.9 | |
UBS | 3.26 | 1.95 | ’22.12.9 | |
EIU | 3.00 | 2.00 | ’22.12.12 | |
골드만삭스 | 2.81 | 1.93 | ’22.12.12 |
[자료: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 중화경제연구원, 대만경제연구원, IMF, 대만 중앙은행(EIU 이하 전망치는 중앙은행 발표 자료 기준)]
주요 부문별 경기 동향과 2023년 전망
<대만 정부(행정원 주계총처)의 2023년 경제전망 주요 지표>
경제성장률 | 2.75% | ||
1인당 GDP | 32,700달러 | ||
인구 | 2,335만 명 | ||
TWD·USD 환율(연평균) | 31.17 | ||
소비자물가 상승률 | 1.86% | ||
부문별 | 성장률 | 경제성장기여도 | |
소비 | 민간 | 5.48% | 2.48%p |
정부 | 2.89% | 0.38%p | |
투자 | 민간 | 3.04% | 0.71%p |
정부 | 5.06% | 0.14%p | |
공영기업체 | 5.29% | 0.08%p | |
무역 | 수출(상품+서비스) | 3.75% | 2.73%p |
수입(상품+서비스) | 6.00% | -3.57%p |
[자료: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2022.11.29. 발표 기준)]
① 수출
대만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무역의존도가 높은 곳이며, 수출은 경제성장을 이끄는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6%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2021년 대만의 수출 의존도(명목GDP 대비 수출액 비중)는 57.6%에 달했다. 2022년에는 6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기 둔화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대만의 수출 전망은 어두워진 상황이다. 대만 주계총처는 당초 2022년 상품 수출액이 두 자릿수로 증가하면서 연간 수출액이 사상 첫 5000억 달러 돌파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하반기 들어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연간 수출 전망치는 4800억 달러대로 하향조정됐다. 2023년에는 성장세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2022년 수출 규모보다 10억 달러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의 연간 수출 동향(2022~2023년은 전망치)>
(단위: 억 달러, %)
[자료: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
2022년 수출 실적을 월별로 살펴보면 뚜렷한 둔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11월에는 전체 수출에서 약 40%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대에 진입했고 전체 수출도 감소세 확대를 피하지 못했다. 대만 정부는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2분기까지는 수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만의 월별 전체 수출과 반도체* 수출 증감 추이>
(단위: %)
주*: ‘반도체’는 HS코드 8542를 기준으로 함.
[자료: 대만 경제부 국제무역국]
② 민간투자
민간투자는 수출 경기와 연동되는 부문으로 세계 수요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는 민간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수년간 대만에서는 반도체와 신재생에너지 업종을 위주로 활발한 투자활동이 펼쳐졌다. 세계경제 상황이 달라지고 반도체 업황이 하향 국면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업계는 설비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TSMC의 경우, 2022년 설비투자액을 당초 계획했던 400억~440억 달러 수준에서 360억 달러로 줄였다. 가오슝(高雄)에 신설하는 공장에서는 당초 7나노와 28나노 칩을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7나노 공정 도입 시기를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스마트폰, PC 등 IT 제품 수요가 둔화되면서 7나노 공정의 설비가동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과 무관하지 않다. 현지 주요 파운드리 업체 중 하나인 VIS도 2022년 설비투자 규모를 230억 대만 달러에서 210억 대만 달러로 10% 가량 줄였다. VIS는 2023년 투자 규모도 대폭 축소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시장수요 위축으로 수주 가시성이 떨어졌고 설비가동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 업체측 설명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경우,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과 대만 정부의 에너지전환·탄소중립 목표 아래 활발한 투자활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엿보인다. 대만 정부는 ‘2050탄소중립’ 목표 아래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며, 신재생에너지 개발분야와 설치용량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법규를 완화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2022년 12월 8일 대만 행정원은 신재생에너지 개발확대 차원에서 손질한 ‘재생에너지발전조례’ 일부개정법률안을 승인했다. 해당 법률안에는 일정 규모의 신축·증축·개축 건축물에 대해 일정 용량 이상의 지붕형 태양광발전설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단서조항도 신설돼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현지 태양광 업계에서는 향후 국내 태양광발전설비 설치 수요를 촉진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대만 경제부가 분기마다 발표하는 ‘제조업 투자·운영 실태 조사’에서도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계의 설비투자활동이 온도차를 보였다. 반도체업이 속해있는 전자부품 제조업은 전체 제조업의 고정자산(토지 제외) 투자액에서 2/3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이다. 시장수요 둔화에 따라 반도체 업계의 설비투자 계획이 연기되면서 2022년 3분기 전자부품 제조업의 고정자산 투자 성장률은 전체 평균을 하회하며 마이너스대에 진입했다. 반면, 해상풍력발전 시황과 연동되는 금속제품 제조업의 경우, 2022년 3분기 고정자산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증가하며 반등세를 보였다.
대만 제조업의 고정자산(토지 제외) 투자 동향(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
(단위: %)
[자료: 대만 경제부 통계처]
미-중 무역갈등 이후 ICT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한 대만 민간투자는 2023년에 성장세 둔화가 전망된다. 주계총처의 경우, 2023년 민간투자 성장률을 3.04%로 전망했다. 2022년 성장 속도(전망치 기준, 7.30%)에 비해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③ 민간소비
수출 감소, 민간투자 둔화 전망 속 2023년 대만 경제는 민간소비 부문이 성장세를 지탱할 것이라고 현지 경제예측기관들은 입을 모았다. 주계총처는 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2.75% 가운데 민간소비 부문의 경제성장기여도가 2.48%포인트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계총처에 따르면, 2023년 민간소비 부문의 성장률은 5%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저효과 영향 외에도 코로나19 방역 관련 출입국 제한조치가 풀리면서 소비 촉진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만 방역 당국이 2022년 3월 들어 국경봉쇄 조치를 완화해 나가면서 입국관광객과 출국관광객 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9월 말 이후로 무비자 입국이 전면 정상화되고 해외입국자에 대한 의무격리가 폐지되면서 10월 입국관광객과 출국관광객 수는 한 달 사이 각각 2만 4000명, 4만 5000명씩 급증했다.
주: 민간소비 지표에는 해외여행 등에 따른 해외소비도 포함된다.
<대만의 입국·출국 관광객 수 증가 동향>
(단위: 명)
[자료: 대만 교통부 관광국 ‘관광통계DB’]
방역 완화에 따른 관광 활성화 기대감은 숙박·요식업계에 빠르게 번졌다. 업종별 경기판단지표로 활용되는 구매관리자지수를 살펴보면, 숙박·요식업이 다른 비제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의 경기확장 국면을 보이고 있다. 하위 지수 중 하나인 ‘향후 6개월 전망’의 경우, 비제조업 가운데 숙박·요식업만 유일하게 확장 국면의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비제조업의 구매관리자지수(2022년 11월 기준)>
업종 | 숙박·요식 | 건설·부동산 | 교육·전문과학기술 | 금융·보험 | 정보·통신·방송 | 소매 | 도매 | 운수·창고 |
구매관리자지수 | 62.5 | 51.6 | 54.6 | 51.2 | 58.1 | 51.2 | 41.9 | 50.5 |
향후 6개월 전망 지수 | 75.0 | 29.0 | 41.7 | 32.6 | 47.1 | 42.9 | 24.0 | 35.2 |
주: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경기 수축을 의미
[자료: 대만 행정원 국가발전위원회 경기지표조회시스템]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만 경제에서 수출이 위축되면 생산활동이 줄어 노동자의 임금 소득도 영향을 받게 되고 결과적으로 소비 부문에 충격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물가상승에 따른 서민부담 확대와 소비심리 위축이 영향을 미칠지도 관찰이 필요해 보인다.
먼저 물가 측면에서 대만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를 상회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에 해당하는 17개 주요 민생물자의 경우 물가 상승률이 6%대에 진입했다. 2023년에는 물가상승세가 2% 아래로 완화될 전망이나 1분기까지는 2%를 웃도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가가 오른 만큼 노동자의 임금도 올랐지만 물가상승이 임금 상승분을 상쇄해 실질임금은 오히려 줄었다는 측면도 있다.
소비심리와 관련된 소비자신뢰지수의 경우에 2022년 73.7포인트에서 시작해 11월 60.0포인트로 떨어졌다. 하위 지수 중 향후 6개월간 ‘가계형편’, ‘국내경기’, ‘국내취업기회’에 대한 신뢰지수도 마찬가지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의 이자부담 확대가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은 2022년 들어 분기마다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12월에 단행한 0.125%포인트 인상으로 대만의 기준금리는 7년 전과 같은 1.75%에 도달했다. 물가 상승률이 2% 아래로 떨어져야 금리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대만의 금리인상 사이클은 2023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소비 관련 지표 동향>
(단위: 포인트, %)
주: ‘17개 주요 민생물자’는 식품류 12개(쌀, 밀가루, 돼지고기, 닭고기, 설탕, 식용유, 우유, 분유, 라면, 빵), 생활용품류 5개(세탁세제, 화장지, 목욕용품, 치약, 샴푸/린스)를 포함
[자료: 국립중앙대학 대만경제발전연구센터,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
시사점
대만 경제는 미-중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혜를 입고 2021년 경제성장률이 6%대까지 올라간 바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통화긴축 추세에 따라 세계 경제가 얼어붙으면서 대만의 경제성장세도 2%대로 둔화가 예상되고 있으나 다른 주요국들에 비해 선방하고 있는 편이다.
<최근 5년간 대만과 주요국들의 경제성장률 비교>
(단위: %)
[자료: IMF(2022.10.11. 발표 기준)]
2023년 대만 경제는 글로벌 경기에 따른 수출 둔화 전망으로 내수 활성화를 통한 성장 기반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2월 초에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여 2023년 경제 둔화에 대응해 국내 투자와 소비 활력 유지를 도모하고 민생물가 안정화 등에 힘써줄 것을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그러나 민간소비 부문의 경기가 정부 기대만큼 낙관적으로 전망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2022년 대만 경제가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하향조정되는 흐름을 보였으며, 2023년 글로벌 경제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대만 경제가 지금 전망대로 2%대 성장세를 지켜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 중화경제연구원, 대만경제연구원, 중앙은행, IMF WEO, 노동부, 경제부 통계처, 행정원 국가발전위원회, 교통부 관광국, 현지 언론보도 등 KOTRA 타이베이 무역관 자료 종합(경제일보, 자유시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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