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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각제 하면 국민은 ‘양아치 국회’ 종노릇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국면에서 느닷없이 개헌 이슈가 불거졌다. 개헌론이 갑자기 튀어나온 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출발점 같아 보인다. 권 대표는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 바로 전날인 13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상견례하는 자리에서 "지금이 헌법 개정을 할 수 있는 적기"라며 "국회의장이 중심이 돼 헌법 개정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14일 의원 총회에서 국민의힘은 "당론은 탄핵 부결이지만 자유투표 한다"는 희한한 결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1차 투표 때 국민의힘 의원 4명 반대가 12명으로 늘었다. 권성동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개헌정국으로 넘어가자’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자유투표는 개헌정국으로 가기 위한 ‘꼼수’ 아니었을까.
22대 국회의원들은 개헌을 원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내각제를 원한다. 민주당은 겉으론 4년 중임제이지만 속으론 내각제로 보인다. 심지어 조국당도, 개혁신당도 내각제를 바란다. 조중동은 내각제 추진 언론사다.
지금 우리의 정치 상황에서 내각제 개헌이 되면 어떻게 될까. 간단하다. 대한민국 국민은 평생 ‘양아치 국회’의 종노릇을 해야 한다. 그것도 대대손손 종노릇이다. 지금 우리 국민의 참정권은 두 가지다. 하나는 대통령 직선제에서 대통령 선거, 둘째는 국회의원 선거권이다. 내각제가 되면 국민은 국회의원 선거만 한다. 내각제에서 국회의원들은 대를 이어 기득권을 유지하는 길이 트인다. 국회 인맥을 통해 아들 딸들을 쉽게 국회의원으로 만들고, 조중동은 국회의원 200~250명 정도만 잘 관리하면 만사형통이다. 제왕적 언론이 된다. 대를 이어 현존 지위를 유지한다. 기업은 국회와 언론에 상납하는 구조가 제도화 된다. 정(政)·언(言)·금(金) 야합 구조가 막강해진다.
가뜩이나 경제·교육적 요인으로 갈라진 계층이 정치·경제·교육적 요인으로 확실히 갈라지면서 속칭 범털 계층과 개털 계층만 남는다. 내각제인 일본은 그래도 정치권 펀드멘털(fundamental)이 정직하다. 우리는 사기·협잡꾼들이 득시글거리는 양아치 국회다. 지금 내각제로 가면 결과는 뻔하다. 국민은 이들의 종노릇밖에 할 게 없다.
‘87체제’를 끝내는 개헌은 당연히 필요하다. 단, 내각제가 아니라 대통령 권한 분산과 국회의원 소환제를 비롯해 국회의원들의 모든 특권을 폐지하는 개헌이라야 한다. 이것이 지금의 시대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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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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