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예비군 훈련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비가 와서인지 몰라도 무척이나 날씨가 쌀쌀하더군요. 역시나 훈련장에 도착해서도 춥더군요... 뭐 군복을 입고 있으니깐 겉으로나마 군인정신도 생각나고 그래서 좀 참았습니다. 마지막 퇴소할때까지 규정에 따라 아직 시기가 안 됐기 때문에 온풍기는 틀어줄 수 없는걸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동대장님들의 말씀을 들으며 참았습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 동대장님들이 도대체 어떤 분들인가 궁금해서 인터넷 정보를 검색해봤더니만 놀랍더군요....
전 솔직히 실내교육 도중에 동대장님들이 가까운 거리를 자가용 몰고 출퇴근한다는 소리를 듣고 며칠전 신문기사를 떠올렸습니다. 중형차 몰고 다닐려면 연봉 3천이상은 되어야 한다.... 그 기사를 떠올리며 속으로 어떻게 하는 일로 봐서는 연봉 2천 정도 밖에 못 받으실 것 같은 분들이 자가용을 몰고 다니실까... 이렇게 궁금해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마도 티코나 마티즈 같은 경승용차를 타고 다니시나보다 추측했지요.
근데 집에와서 인터넷 정보를 검색해보니 동대장 2년차 연봉이 5천만원이 넘는다고 하더군요. 아니 좀 더 따져보자면 전국 4천여 동대장님들의 평균 연봉이 7천만원에 육박한다는 정보까지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내 자신이 순진하고 소박하고 멍청한가를 다시한번 깨달았습니다.
오늘 정말 하루종일 벌벌 떨었습니다. 간혹 보니깐 야전상의조차 안 입고 와서 너무 추워보이시는 분까지 있더군요. 연민을 보냈습니다. 깡도 좋다고. 버스타고 가는데 돈 들었습니다. 솔직히 왕복 5천원들었습니다. 중식은 싸오라고 했는데 요즘 도시락 싸오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예비군 훈련장 내에 있는 식당에서 4천원주고 사먹었습니다.
하루종일 현역으로 군대다녀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루종일 벌벌 떨고, 내 돈 5천5백원 꼴아 박았습니다. 퇴소하기 전에 나누어준 중식값으로 나온 3천5백원 빼면 자비 5천5백원 꼴아박은겁니다. (속된 표현을 써서 죄송합니다). 다른 바쁘신 분들 회사 못나가는데 일당은 못 바란다 할지라도 최소한 밥값이랑 식대는 줘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 예비군 훈련 갈 때마다 마음속에서 북받칩니다. 나라를 위해 청춘을 희생했는데 과연 내가 지금 무슨 대접을 받고 있는건가? 차라리 야구나 할껄, 심지어는 이런 생각마저 들고자 합니다.
얘기가 딴 길로 셌는데, 화가 나는건 소위 동대장이라는 분들이 터무니 없이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겁니다. 또 그 연봉은 사기업이 아니라 양극화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의, 국민들의 혈세로서 펑펑 퍼부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솔직히 그분들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시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그 분들이 하시는 일이 과연 예비군들은 밥값도 제대로 주지 않고, 하루종일 벌벌 떨어가며 일상까지 포기하며 훈련에 나온 전역사병들은 고생하게 나둔체 자신들만 일반 회사원 평균 임금의 2배도 넘는 평균 7천만원의 고액 연봉을 받아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입니다.
전 이런 나라가 싫습니다. 사생활 희생해가며 훈련 받으러 온 예비군들은 하루종일 추위에 벌벌 떨며 꼴랑 3천5백원 받아가며 사비 처들어야 하고, 특별한 지식이나 고도의 능력을 요구하지도 않는 동대장님들은 일인당 평균 연봉 7천만원씩 받으셔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맘에 들지 않습니다. (그분들이 잘못됐다는게 아니라 그분들의 보상액수가 사회적 현실을 따져 봤을 때 형평성에 어긋나 보인다는 뜻입니다. 또한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장병들의 안위는 무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 이점에 오해 소지 없기를 바랍니다)
정말 이런 현실속에서 과연 누가 어떤 젊은이가 나라를 위해 앞다퉈서 목숨 바치려 하겠습니까??? 여러분들이 이 질문에 대해 답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