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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24·익산시청)이 한국 여자 펜싱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1일(현지 시간) 영국 엑셀 런던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김지연은 소피아 벨리카야(러시아)를 15대9로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지연은 금메달 획득의 최대 고비였던 세계 랭킹 1위 미국의 마리엘 자구니스(미국)에 역전승을 거두면서 금메달 획득을 예고했다. 자구니스는 올림픽 금메달 3연패에 도전한 이 부문 최강자였다.
김지연이 1엔드에서 자구니스에 6점차로 뒤지면서 김지연의 돌풍은 4강에서 끝나는 듯싶었다. 기적은 2엔드에서 일어났다.
김지연이 빠른 발을 앞세워 무서운 집중력으로 자구니스를 몰아붙여 15대13의 대 역전승을 거뒀다.
김지연은 결승에서 벨리카야에 선취점을 내줬지만 이후 13초간 4점을 연달아 뽑으면서 초반 승세를 가져갔다.
김지연은 6-5 한 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콩트라타크(역습)로 두 점을 추가해 8-5로 달아났다.
김지연은 두 점 차이로 앞선 11-9의 마지막 고비에서 콩트라타크와 콩트르 파라드(막고 찌르기)로 연속 3점을 올려 승부를 사실상 마무리 지었다.
2009년까지만 해도 김지연은 세계 랭킹 포인트가 0점이었을 정도로 국제무대에서 알려지지 않은 선수였다. 하지만 잇단 국제대회 출전으로 세계 대회 랭킹 5위로 이번 올림픽을 맞았다.
김지연은 당초 금메달 예상 후보는 아니었지만, 몰아치기로 점수를 올리는 집중력과 빠른 발을 앞세운 순발력으로 16강 마르조카(이탈리아), 8강 부지우카(그리스) 등을 잇달아 꺾으며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한국 펜싱의 첫 금메달의 주인공은 2000년 남자 개인 플뢰레에서 우승한 김영호이며, 여자로 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남현희이다.
한편, 이날 열린 펜싱 남자 개인 에페전에서 세계 랭킹 15위인 정진선(28·화성시청)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 랭킹 20위인 세스 켈시(미국)를 12대11로 이기고 동메달을 땄다.
정진선은 켈시를 맞아 3세트 종료 1분 전 까지 11-10으로 한 점차로 앞섰다. 하지만, 49초를 남기고 아쉬운 실점을 허용해 11-11로 연장에 돌입했다.
두 차례 동시 공격을 주고받은 정진선은 연장 종료 20초를 남기고 결승 득점을 뽑아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