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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오기륭
나한테 하도 역사학과냐고 묻는 여시들이 많아서 오늘은 전공 살려서 글 쪄봅니다. 헤헿.
그래요. 요리 전공한 여자에요. 역사 전공 아님.
우리는 과연 우리나라 대표음식인 김치를 언제부터 먹었을까? 라고 물으면 나오는 대답은 뻔합니다. 옛날.
근데 그 옛날이 과연 언제 옛날부터냐.
지금부터 보고가시죠.
김치의 주 재료는 배추와 무 그리고 고춧가루, 젓갈입니다. 그죠잉? 다른건 안 넣어도 큰 탈이 없지만 저거 없으면 김치 못 담궈
영? (배추 말고 다른거로 담그면 된다고 하면 짜지겠스나 보통 우리가 말하는 김치는 배추김치니까 패스합시다.)
김치의 원래 이름은 침채, 흔히 김치냉장고 이름으로 불리는 딤채 또한 저 침채에서 비롯 된 말이라고 보면 돼.
침채沈菜 말 그대로 채소를 담그어 먹는다는 뜻. 우리가 지금 먹는 빨간 배추김치는 대략 조선 후기즈음 부터 대중화 된 것이라고
보면 되고 그 전까지는 주로 백김치를 먹었어. 우리나라의 김치문화에 대한 문헌은 책 이름이 정확히 생각 나진 않지만 고구려 이
전의 부여시대부터 침채가 사람들이 담그어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으니 못해도 2천년은 더 된 우리 고유의 문화인거지.
하지만 백김치라고 해도 우리가 지금처럼 담그어 먹는 백김치가 아니라 나박김치나 동치미 같은 김치를 생각하는게 더 편해.
우리 발효음식 문화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두고 발전을 해 왔다는 말! 2천년이나 넘은 우리 고유의 문화이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는 더 많은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아. (그러니까 섬숭이들 기무치 좀 들이대지 마라 씨발.)
요건 잠시 딴소리지만 우리가 흔히먹는 '청국장' 도 굉장히 오래 된 문화야. 심지어 통일신라시대에 왕실로 시집가던 여자의 혼수
품목 가운데 '시' 라는 품목이 있었는데 이 품목이 바로 청국장이야. 물론 생긴 외형이나 맛은 다르겠지만 청국장 또한 1천년이 훨
씬 넘는 우리의 발효문화 가운데 하나라는 것.
그럼 대체 김치를 담궜던 배추나 무 등은 언제부터 먹었던 것 일까?
우선 배추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중국 춘추전국시대 시절 제나라에 '숭' 이라는 야채가 등장하는데 이것이 배추의 조상이야. 대장금에서도 아마 그 배추만두였나
뭐였나 경연할때 채소만두 만든 에피였던가 여하튼 배추 비스무레한거 나오는데서 '숭' 이라는 이름이 나왔을거야. 바로 이 숭이
배추의 원조격이라고 보면 돼. 이 숭은 줄기가 희다고 '바이채白菜' 라고 불렸는데 이 바이채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백채가 아
닌 배추로 이름이 바뀌었어. 그런데 조선조 후기 농서에서 그때부터 배추가 실용작물로 나온다는걸 봐서는 김치의 주 재료로 배
추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많이 오래 되진 않았다고 볼 수 있지.
다음은 무에 대해 알아볼까?
무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중국문헌 '서경' 의 하서우공 편에 '만청蔓菁으로 저菹를 담가먹는다' 라는 기록이 가장 최초의 기록이지
만 더 오래 된 기록은 6천년 전에 이집트에서 먹었다고 하는 기록도 있다고 해. 그만큼 무 또한 굉장히 오래 된 기록이지. 우리가
보통 무의 이파리 부분을 무청이라고 하는 것 또한 저 만청에서 비롯 된 말이라고 보면 돼.
고추에 대해서는 말이 굉장히 많아.
이건 정확한 문헌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인데 두가지 설이 있어. 하나는 후추와 함께 중국에서 전파되었다는 설, 다른 하나는 이미
화란(네덜란드)의 영향을 받아 고추를 수입한 일본에 의해 임진왜란 당시 우리나라에도 고추가 유입되었다는 설. 그런데 솔직히
정확한 문헌 또한 남아있지 않는 데다가 우리나라에서 임진왜란 이후에도 한참이나 이따가 고추를 넣어 김치를 담그었다는 걸 봐
서는 어떤게 맞고 정확하다고는 알 수가 없을 것 같아. 고구마나 감자의 경우엔 구황작물(흉년이나 보릿고개시 곡식을 대체할 수
있는 작물)로 영조 시대 즈음부터 유입되어 대중화 되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고추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는게 함
정이라고 해. 흐.
파는 고려 이전에 중국을 통해 유입된 것 같다라는 추측만 가능할 뿐 파 또한 정확한 유래에 대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고 생강이나
마늘 또한 마찬가지야. 그런데 5천원짜리에 새겨계신 율곡이이 선생이 생강에 대해 한 말씀 하셨지.
'세상에 나가면 생강처럼 매서운 개성을 지니고 맛을 맞추도록 해라. 생강과 같이 음식에 넣으면 좋은 맛으로 달라질 뿐, 원래 맛
을 망치는 일이 없다. 그래서 생강은 약도 되고 과자도 되고 술도 되고 차도 된다. 수 많은 김치 종류에 생강이 안 들어가는 김치
가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라는 말씀을 제자들에게 하셨다고 해.
이런 김치를 비롯한 장류에 대한 문화가 바로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문화야.
그리고 이건 내가 다른 사이트에 우리나라의 식문화에 대해 썼던 글 긁어서 가지고 왔어.
예전에 썼던거라 말투 고치기 좀 그래서 걍 그대로 긁어 옴. 우리나라 식문화, 프랑스나 다른 서양 식문화에 비해 전혀 꿀릴 거
없고 오히려 서양이 우리나라의 식문화를 배워가야 할 정도라고 생각해.
이 글이 예전에 한국 식문화를 엄청 깔보는 사람한테 반박글로 적었던 글인지라.
우리나라의 식문화는 꽤 오래 된 편입니다...
저 글 보고 오랜만에 전공책을 다시 펴 들었습니다... '한국의 음식문화' 라는 책 인데요.
어느 나라든, 그게 세계 3대 요리라고 평가 받는 프랑스든 중국이든 터키든...
하다못해 음식문화 발달 안 했을 것처럼 보이는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든 그 나라와 민족이 고유적으로 가지고
있는 의식주 문화에 대해서는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양요리를 폄하하고자 하는건 아닙니다만 우리나라 한식은 서양의 그것들과는 좀 많이 다른 면을 띄고 있습
니다. 서양요리에서 베이스가 되는 것은 역시 스톡(Stock, 육수)인데요. 각각 재료의 종류에 따라 맛도 다르고
쓰임새도 좀 다른 편입니다. 보통 많이 사용 되는건 소와 닭, 생선, 야채가 많이 쓰이고 있어요. 돼지는 냄새가 나서 다루기 힘들어
서 그런지는 몰라도 서양요리에서는 돼지육수는 안 쓰구요.. ^^; 육수로 쓰는게 좀 한정되어 있는 편 이랄까요.
그에 비해 우리나라도 육수를 사용하긴 하지만 그 양이 좀 광범위 한 편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소, 닭, 돼지, 야채, 생선, 조개류,
버섯 등등... 맛이 나는 거라면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모든걸 육수로 뽑아낼 만큼 크기도 하구요. 무엇보다 외국과 다른 면은 소스
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 음식이, 선조들이 참 위대한게...
장과 김치를 보면 그 답이 나온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 물론 요새들어 트렌드에 따라 바뀌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음식은 원래부터 고추장과 고춧가루로 범벅이 된 음식이
아니었어요. 오히려 소담하고 맛깔스러우며 담백한 맛이 우리나라 식문화의 특징이죠.
서양의 소스나 수프는 계절이나 자연변화와 상관이 없지만 우리나라의 장과 김치는 참 특별한 발효음식 입니다. 날씨나 기후에 맞
춰가면서 발효하고 소금의 양을 조절하며 손도 여간 가는게 아닌데다 시간도 참 오래걸려요. 정말 장인정신이 깃들지 않으면 만들
어 낼 수 없는게 우리나라의 장과 김치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이라서가 아니라 매일 음식을 먹는 그저 한 사람으로써 보기에도 우리나라의 식문화는 참 훌륭하다고 생각됩니다.
일제 강점기 기간에도 조상들이 그렇게 지키려고 했던게 식문화였어요. 일본 음식은 대체적으로 단 편이 많은데 우리나라는 짠 음
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편이죠. 그런데도 생각보다 우리나라에 일본 음식을 섞이지를 못했습니다. 그 점을 일본인들이 제일 안
타깝게 생각했다고 하네요. 음식이나 문화적인 것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을 황국 신민으로 만들어야 지들 직성이 풀릴텐데 다른건
몰라도 음식에서만큼은 전혀 꺾이지를 않았으니까요.
그만큼 조상들이 공들여 지켜온 식문화가 현재 우리나라의 식문화 입니다. 불닭이니 매운거니 아무리 유행한다고 해도 집에서 엄
마가 해주시는 김치찌개나 된장찌개가 그리워 지는게 그런거 아닐까요? 매운 맛이나 고춧가루 범벅은 어느 한 시점에 불과한거
죠...
얼마전에 대한항공 국제선 기내식에서 김치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뉴스를 봤는데요. 예상대로 댓글에서 대한항공이 가열차게 까이
고 있더라구요. 뭐 대한항공 측에서는 글로벌화를 위해 김치를 뺐다고 하지만 제가 교수님께 항상 배우면서 들었던 말은 '가장 한
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라는 말 이었습니다. 왜 외국에서도 인정하고 연구하려고 하는 김치나 장을 우리나라 사람들
이 더 우습게 보고 쉽게 보는지 좀 안타깝더군요.
문제시 오열
문제없을 시 평생 맛있는 한식 먹으면서 살기.
하지만 음악이 없어서 중국음악 깐건 함정 T-T 흑....
브금은 오나라를 깔아야 제맛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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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 싱기해..역시 조상들은 놀랍도다 글잘보고가언니~~
오.......신기해ㅎㅎ 그리고 재밌다람쥐ㅎㅎ 다시한번느끼는데 우리조상은 참 대단해ㅎ
일본인친구한테 말해줄래!잘 읽었어요~언니~
우와멋있다 !!!!!!!!!!! 언니덕에좋은정보알게됬어 고마워
아 이런거 넘 재밌어~~언니 수고해쪄>.<
좋은 글 감사합니당~~~~~~~~~ ㅎㅎ
우왕 정독!!!
글이 길어서 다 읽기 힘드니까 결론을 한문장으로 만들어서 써주면 좋을것 같다 잘읽었어 언니 ㅎㅎ
나도 첨엔 요약할까 싶었는데 최소 한국 사람이라면 이정도는 기본으로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줄이지 않아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리전공한거 티나네. 한국음식이 자랑스러워지는 순간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니 글은 항상 잘보고 있어ㅠㅠㅠ보보경심도 언니 때문에 입문하게됨ㅠㅠ언니 덕분에 내가 몰랐던 역사 또 배워간당 너무너무 고마워ㅠㅠㅠㅠㅠㅠ
히히 기륭여시 글은 항상 읽으면 뿌듯함.
오기륭언니랑 친구하고 싶다 ㅋㅋㅋㅋ 왜이렇게 박학다식해? ㅋㅋㅋㅋㅋ 나도 김치는 삼국시대?그 이전이나 그때부터 있었다구 들었는데 나중에 어떤계기로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면서 빨간 김치가 생겼다구 들었어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