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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와 백합
 
 
 
카페 게시글
시 해석 및 시 맛있게 읽기 스크랩 동양의 나폴리, 축산항/ 손경찬
은하수 추천 0 조회 13 15.07.04 22:5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동양의 나폴리, 축산항/ 손경찬

 

 

축산항을 여기에 두고

누가 미항을 말하려 드는가

 

저멀리 수평선 위로

힘차게 떠오른 아침 해의

은혜로운 햇살과

한낮을 간질이는 바람

해질녘 갈매기의 울음까지

그리움 되어 가득 묻어나는 곳

 

가까이 푸른 바다에서

뱃고동 나직이 울려오면

한 배 가득 풍요를 기다려온

마을사람들이 우르르

부둣가로 달려와서는

인정의 꽃을 흠뻑 피워내는 곳

 

동양의 나폴리, 축산항을 두고

누가 미항을 말하려 드는가

 

- 『녹야원』18집(대구불교문인협회, 2015)

.................................................

 

 부산에서 통일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동해안 7번국도상에서 자연 경관이 가장 아름답기로 알려진 바닷길이 영덕 해변이다. 굴곡이 심한 리아스식 해안의 구비마다에는 아름다운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드라이브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해송이 우거진 해변으로 밀려오는 하얀 포말, 갈매기 떼, 기암괴석, 옹기종기 해변 갯마을, 하얗고 빨간 등대가 어우러진 풍경은 완벽한 한 폭의 그림으로 끝내준다. 특히 사방이 산으로 둘러 싸여 천연적인 항구의 조건을 갖춘 축산항(丑山港)은 영덕의 대표적인 어항으로 대게의 위판이 열리는 전국 다섯 개 항구 가운데 하나다.

 

 '축산'은 그 고장의 지형이 마치 소가 누워있는 형국이라 해서 얻은 이름이다. 바닷길을 따라 꼬불꼬불 걷다 보면 바다가 내 품 안에 살아 숨 쉬는 듯 느껴지는 축산항의 아름다움은 좀 유별나긴 하다. '힘차게 떠오른 아침 해의 은혜로운 햇살'이나 '한낮을 간질이는 바람' '해질녘 갈매기의 울음'은 동해의 여느 항구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풍광일 수 있으나 유난히도 눈부신 햇살이 바다 위에 포근히 내려앉아 하얗게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와 아름다운 금빛 모래의 풍광은 다른 항구와는 변별되는 정서반응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 천혜의 자연을 등에 업고 경북 영덕군은 ‘新 정동진(축산항)미항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축산항 미항사업은 경북 신 미래전략 과제로 동해 천리미항 프로젝트 중의 하나다. 올해 기본설계를 끝내고 내년에 본 공사를 착공할 예정이다. 신 행정수도인 세종시의 정동향에 위치하고 있는 축산항은 '블루로드'와 '해파랑길'을 찾는 관광객의 증가로 새로운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영덕군은 기존의 노후화된 어항시설 주변을 재정비하여 축산항을 새로운 해양관광 중심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총사업비 9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2018년까지 4년간 추진되며 블루로드와 연계한 해상 랜드마크 등을 조성하게 된다.

 

 미항이 새롭게 준공되면 향후 동해안 시대 해양관광의 요충지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흔히 '동양의 나폴리'라고 하면 얼른 통영을 떠올리지만 삼척의 장호항도 지역에서는 그리 명명하고, 베트남 중부의 대표적인 휴양지 나트랑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손경찬 시인은 여기에 더하여 축산항을 '동양의 나폴리'라고 부르는 것에 하등의 주저함이 없으며 오히려 '축산항'을 재껴두고 '누가 미항을 말하려 드는가'라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듯하다. 하긴 영덕이 고향인 손 시인만큼 각별한 고향사랑과 고향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가진 이도 없을 터이니 그럴만도 하고 자격도 있다. 

 

 

권순진

 

 

Stranger on The Shore(해변의 길손)Patti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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