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건강 앞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고작 체중의 2퍼센트를 차지하지만, 전체 혈액 공급량의 15~20퍼센트를 소비하는 기관.(30쪽) 1000억 개의 세포가 100조 개의 연결을 이루고 있는 기관.(47쪽) 언어, 행동, 혈압, 감정 등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모든 활동을 관장하는 단 하나의 기관.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물체’, 뇌에 대한 설명이다.(21~22쪽)
이러한 뇌는 우리의 20대까지 꾸준히 성장하다가 30대가 되면 완전히 성숙해진다. 40대가 되면 우리는 감정을 더 잘 조절하고 정교한 공감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집중력이 최고조에 이르는 것도 바로 이때다. 50대가 되면 그동안 쌓아 온 지식을 바탕으로 가장 높은 정보력과 학습 능력을 가지게 된다. 60대부터 70대 초반에 이르면 어휘 능력이 최고조에 달하고, 정서적 안녕감은 오히려 20대보다 더 높아진다. 80대가 되어서도, 뇌를 잘 관리하기만 하면, 우리는 이전처럼 가족 및 친구 들과 어울리고 독서와 영화 감상 같은 취미 활동을 충분히 이어 갈 수 있다 (38~39쪽)
납득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뇌의 기능은 노화와 함께 쇠퇴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규모의 뇌 영상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한 에이멘 클리닉의 연구 책임자였던 크리스틴 윌르마이어 박사는 그 통념을 완전히 뒤엎고 나선다. ‘당신이 몇 살이든, 뇌는 언제나 더 건강해질 수 있다.’(40쪽) 올바른 두뇌 최적화 프로토콜만 따른다면 말이다. 새로운 실험 기법과 획기적인 논의로 기존 학계를 뒤흔들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풍부한 임상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뇌 건강에 대한 최신 정보와 통찰을 보여 준다.
죽을 때까지 뇌 건강을 유지하는 두뇌 최적화 프로토콜
시더스-시나이 메디컬 센터, 에이멘 클리닉 등 미국을 대표하는 의료 임상 현장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저자는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인지 문제를 다루는 동안 한 가지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다. 뇌는 분명 엄청나게 복잡하지만 뇌를 변화시키는 방법은 그만큼 복잡하지 않다는 것이다. 치매, 알츠하이머병, 기억력 감퇴 같은 문제를 가진 뇌도 사소한 생활 방식의 변화만 있으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22~23쪽)
핵심은 혈류에 있었다. 간이나 근육과 달리 영양분을 저장할 수 없는 뇌는 혈액이 유일한 영양 공급원이다. 포도당이나 산소는 물론, 비타민, 미네랄, 지방, 아미노산, 전해질 등 중요한 영양소를 전달하는 것도 오롯이 뇌 혈류의 몫이다.(30쪽) 달리기, 사이클, 수영은 뇌 혈류량 증가에 가장 효과적인 운동이다. 걷기 또한 뇌 순환을 증가시키는 편리한 운동이다.(117쪽)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도움이 된다. 어깨를 펴고 목을 길게 세워 똑바로 앉는 즉시 뇌로 들어가는 혈액량은 증가한다.(40쪽)
식습관 또한 중요한 요소다. 뇌 건강에 좋은 음식은 분명 따로 있다. 저자가 추천하는 식단은 통곡물과 생선 및 해산물이다. 통귀리, 퀴노아, 현미, 조, 메밀, 호밀 등에는 비타민 D와 E 등 인지 기능에 필수적인 영양소가 풍부하다.(84쪽) 연어, 고등어, 홍합 등을 통해서는 우리 몸이 스스로 생산하지 못하는 필수 지방산을 섭취할 수 있다.(78~79쪽) 가공식품은, 간단히 말해서, 모든 면에서 해롭다. 뇌 기능 최적화에 필요한 성분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암, 심장병, 당뇨병, 만성 질환의 위험을 높일 뿐이다.(75~76쪽)
비타민 D 생성에 유리한 실외 운동,(128쪽) 신경 생성을 돕고 신경 가소성을 증가시키는 간헐적 단식,(100쪽)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십자말풀이나 스도쿠 등의 두뇌 게임,(247쪽) 교감 신경계를 안정시킴으로써 정신적·정서적 통제력을 길러 주는 하루 10분 멍하니 있기(41쪽) 습관도 누구나 손쉽게 자신의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뇌 건강 프로토콜이다.
뇌 건강을 위한 최고의 투자
윌르마이어 박사는 미국의 대표적인 정신 건강 의료 기관인 에이멘 클리닉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영양 보조제가 뇌 질환 및 관련 증상을 관리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고자 한 것이다. 연구 대상은 세상에서 가장 과격한 스포츠로 알려져 있는 NFL(프로 미식축구)의 전·현직 선수들이었다. 뇌진탕을 경험한 경우는 부지기수였고, 대부분 이미 인지 기능에 명백한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138쪽)
6개월 동안 진행된 실험의 결과는 놀라웠다. 실험 대상자 중 거의 절반에서 인지 기능이 50퍼센트 이상 증가한 것이다. 69퍼센트에게서 기억력이 향상되었고, 53퍼센트는 집중력이 향상되었다고 보고했다. 38퍼센트가 기분이 좋아지고 새로운 동기 부여를 받았다고 했다. 25퍼센트는 수면의 질이 현저하게 향상되었다.(139쪽) 영양 보조제가 손상된 뇌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것이었다. 영양 보조제 효능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저자는 객관적인 근거 앞에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영양 보조제를 복용하는 것은 우리가 인지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라는 것이다.(141쪽)
저자가 추천하는 필수 영양 보조제는 6가지다. 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첨가물이 들어간 제품은 피하고 최소 3개월은 복용할 것을 권한다.(140~150쪽)
애쓰지 않아도 뇌 건강을 지키는 습관 만들기
뇌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결심만 있어서는 힘들어 보인다. 다이어트 시도의 95퍼센트는 실패로 돌아가고, 새해 목표를 완수하는 비율이 8퍼센트에 그친다는 연구 결과를 보면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저자는 뇌 건강 목표를 현실로 이끌고 새로운 습관을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무엇이 아닌 쉽고 즐거운 생활 방식의 일부로 만드는 4가지 방법을 소개한다.(277~278쪽)
첫째, 작은 시작이 중요하다. 현실적이고 점진적인 목표를 세운 사람들이 처음부터 원대한 목표를 세우는 사람보다 목적을 완수할 가능성이 더 높다. 하루의 변화가 1주가 되고, 1달이 되고, 1년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278~279쪽) 둘째, 추적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몸무게부터 칼로리, 운동량, 수면 상태, 명상 여부 등 뇌 건강을 위해 자신이 들이는 노력을 수치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스스로 미처 알지 못했던 습관을 알 수 있게 되고 그에 대한 해결책도 찾을 수 있다.(280쪽)
셋째, 주위 사람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배우자도 좋고, 친한 친구, 동료, 개인 트레이너, 영양사, 치료사, 코치 등 누구나 좋다. 연구에 따르면 삶의 목표를 향해 달려갈 때 곁에 나만의 전문가를 두면 성공률은 65퍼센트까지 올라간다. 이들을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그 확률은 95퍼센트까지도 올라간다.(289쪽) 마지막으로, 즐기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뇌 건강을 위한 노력을 했다면 스스로에게 보상을 줌으로써 그 행동을 지속시킬 수 있다. 식단이든 운동이든 자신이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것을 추구하고 그 자체가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290쪽)
뇌는 머릿속의 추상적인 조직이 아니다. 대신 이 놀라운 기관은 실제로 우리 몸의 움직임을 조절하고, 의식을 지휘하며, 지능과 성격의 내적 작동을 이끈다. 우리의 뇌가 우리를 만드는 것이다. 특별하고, 아름다우며, 살아 있음을 만끽하는 우리를.(1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