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처럼 밀려오는 말들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뚝은 침묵입니다 침묵이 없으면 말의 홍수에 함몰되기에 침묵으로 방파제로 말의 범람을 막아야 합니다
침묵의 뚝이 부재한 결과는 영적인 삶에 심각하게 나타납니다
침묵할 줄 모르는 사람은 숨을 내쉬기만 하고 들이쉬지 않는 사람과 같습니다
영적체험을 진실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도 침묵입니다
침묵없이 기도하고 묵상하고 사도활동을 한다는 것은 하느님 말씀을 듣지 않거나 혹은 일방적인 독백을 대화로 착각하여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102살된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그 할머니가 오시더니 신부님 기도에 대해서 좀 가르쳐주겠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 할머니는 이제까지 기도에 대해서 안다고 이름난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했습니다만 실제로 도움이 될만한 말씀을 들은 적이 없으셨습니다 신부님은 유명한 분이니까 혹시 바른 대답을 줄까 해서 물어봅니다
할머니 문제가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할머니는 지난 14년동안 예수의 기도를 계속 해왔습니다만 전혀 하느님의 현존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하셨습니다 그리고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대답을 했습니다 할머니만 계속 말을 하고 계시니까 하느님께서 말씀 하실 틈이 없는 것입니다 그럼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아침 식사후에 바로 방에 들어가셔서 안락의자를 어두운 곳에 놓으십시오 그리고 성화앞에 조그만 등불을 켜놓고 가만히 앉아서 살고 있는 방을 둘러 보십시오 지난 14년동안 계속 기도만 하셨다니 할머니는 자신의 방 구경도 제대로 못하셨을 것 같군요 그 다음엔 뜨개질 할 것을 가지고 하느님 앞에서 15분 동안만 뜨개질을 하세요 절대로 기도의 말을 하시면 안됩니다 그저 뜨개질을 하시면서 방 안에서 평화롭게 앉아 계십시오
그 할머니는 내말이 그리 신심적인 충고는 못 된다고 생각한 모양이었지만 그대로 가서 하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나를 보러와서 글쎄 그게 되더군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내가 해준 충고가 어떻게 되었나 호기심이 생겨서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하라고 말씀하신대로 했지요 일어나서 세수하고 방을 정돈한 다음에 아침을 먹었습니다 걱정이 되어서 다시 일어설 일이 없도록 해 놓고는 안락의자에 앉아서 15분동안 아무일도 안해도 좋으니 참 좋구나 생각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내방이 좋구나 정원을 향해 창문이 열려있고 크고 아름다운 방이다 하고 생각했지요 방이 너무 조용하고 평화로왔고 시계만 째깍 가고 있는데 그 째깍 소리가 분심이 되기는커녕 그 소리 때문에 모든 게 더 평온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앞에서 뜨개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나는 점점 침묵을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시계가 평화롭게 째깍거리고 있었고 아무것도 긴장할 것도 걱정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러자 이 침묵이 단순히 소음이 없는 것만이 아닌 무언가 그 이상이 있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침묵 안에 어떤 깊이와 부가 있었고 그것이 나를 둘러싸기 시작했습니다 주위에 있는 침묵이 내 안에 있는 침묵과 만나기라도 한 것 같았습니다 다음에 할머니는 아름다운 말을 하셨는데 그 같은 말은 후에 나는 프랑스 작가인 조지 베르나노스 책에서도 발견했습니다 갑짜기 침묵이 현존임을 깨달았습니다 침묵의 중심에는 모든 평온과 평화의 반은 이미 계셨습니다 그 후에 할머니는 20년 정도 더 사셨고 자신이 조용해지기만 하면 언제나 침묵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기도문을 외우기를 그쳤다는 게 아닙니다 할머니는 명상적 침묵 속에 얼만큼 있다가 생각이 흩어지기 시작하면 염경기도를 하고 또 다시 마음이 평온해지면 평온 속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곤 했습니다
이와 똑같은 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 그렇게 긴장하는 대신에 단순히 나는 하느님의 현존 안에 있다. 정말 얼마나 큰 기쁨인가 좀 더 평온해야지 하고 말할 수 있으면 됩니다
마르세성좌 비안네 성인의 전기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늙은 봉부가 매일 성당에 들어와 몇 시간씩 움직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비안네 신부님은 그에게 몇 시간동안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 복음으로 씁니다 늙은 농부의 말이 나는 그분을 쳐다보고 그 분은 나를 쳐다보고 이렇게 우리는 행복합니다. 이런 상태의 우리는 먼저 어느 정도의 침묵을 배운 다음에만 가능합니다
우선 입을 침묵시키는 데서 시작해서 감정의 침묵 마음의 침묵에 몸의 침묵을 배우십시오 그런데 처음부터 높은 데서 시작해서 마음의 침묵을 얻을 수 있다고 상상하는 건 착각입니다 먼저 입에서 침묵하는 걸 배워야 하고 그 다음에는 평온하게 있기에 몸을 조용히 하는 걸 배워야 하고 그 다음에 공상에 빠지지 않도록 하면서 긴장감을 갖기 않도록 훈련 해야 합니다
우리는 침묵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을 배워야 하고 내적으로 조용해 졌을떄 묵시록에서 내가 몸에서 두드리고 있다 라는 말씀이 실현되는 것을 발견할 것입니다 안소니 드멜로 신부님의 마음의 침묵이라는 책 가운데 나오는 아름다운 기도에 관한 글입니다 102세된 할머니가 난 기도를 열심히 바쳤습니다 예수의 기도를 14년동안이나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했고 그랬는데 하느님의 현존을, 하느님이 나와 함꼐 계시다는 것을 조금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신부님 할머니 아무 것도 하지 마시고 그저 가만히 앉아서 참 좋구나 할머니의 방 구경을 하세요 할머니의 방을 둘러 보세요 그리고 15분동안 하느님 앞에 앉아서 뜨개질을 하세요
우리 너무 바쁩니다 일어나는 순간부터 TV를 켜고 라디오를 켜고 신문을 보고 그리고 기도를 소리를 내서 빨리빨리 얼른얼른 합니다 안하면 고백성사 봐야 하니까 그런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그 하느님의 현존 하느님이 나와 함께 계시다 내가 그분안에 머무는 시간을 갖고자 하는 적이 없습니다 기도는 듣는거죠
여러분이 나는 하느님의 현존안에 있다 정말 얼마나 큰 기쁨인가 좀 더 평온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여러분이 조용히 침묵 안에 가만히 앉아 있는 그런 시간을 만들어 가져보시기를 바랍니다 하루를 살면서 그런 고요히 머무는 침묵의 시간을 하느님 앞에 있는 그런 시간들을 만들어 갖는 것 그런 침묵 속에서 우리는 하느님 그분의 평온함 가운데 머물수 있게 될 것입니다 성모님은 침묵의 어머니이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