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7. 7. 14. 일요일 낮.
아침부터 안전안내 문자가 날아온다.
호우주의보가 발령 중이니 하천변 산책로 접근 금지란다.
힘없는 중생이 윗선 시키는 대로 해야지 별 수 있나.
덕분에 아침마다 하던 자전거 타기도 생략했다.
오전 내내 느긋하게 집구석에 들앉고 보니
좀이 쑤시고, 뭔가 허전하긴 해도
일단은 편해서 좋다.
그동안 하던 농사일(?) 마무리와 함께 여차여차한 일로
카페 출입도 못하고 거의 한 달여를 바쁘게 보냈다.
‘이왕 하던 일 좀 더 해?’라는 미련이야 남지만,
미련은 어디까지나 미련일 뿐,
이쯤에서 멈추기로 했다.
살짝 아쉽지만,
이제야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홀가분하고,
오랜 여행에서 돌아와 제 자리에
앉은 기분이다.
정신 차리고 오랜만에 친구님들께 인사 여쭙는다.
친구님들, 장마 통에 다들 잘 지내시는지.
미끄러운 빗길, 바깥출입 조심하시고.
매사에 단디 또 단디하셔서
내내 무탈하시길.
하긴, 한두 번 겪는 장마도 아닌데 베민 알아서 할까.
언제던가. 보리 썩던 그 해도 살아남은
우린데 웬 걱정일까 만.
장맛비 내리는 동안에도 세월은 흐른다.
흐르는 세월을 누가 막으랴.
자연의 섭리라서, 사람의 힘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일을 두고
걱정을 앞세운다는 건, 정말 무의미한 일이다.
알면서도, 시계바늘의 움직임에 초연하지 못하고
하루의 끝자락인 저녁, 일주일, 한 달이 지날 때마다
나도 몰래 달력을 흘깃거리는 건 무슨 이유인지.
소인배의 속마음을 내보이는 것 같아
괜히 머쓱해진다.
어쨌거나,
7월도 어느새 중순으로 접어들었다.
요란한 매미소리를 들으며 여름을 실감한다.
여름은 산천초목의 무성함과 뜨거운 열기를 의미하는 계절이다.
바늘에 실 가듯, 더위에 따르는 것이 건강문제이다.
건강이라면 젊은 사람도 조심해야 할 판국인데,
하물며 우리 군번에야
말해 뭣할까?
꺼진 불도 다시 보자고 하듯이,
단디 밖에 도리가 없다.
‘단디’가 살 길이다.
- 끝 -
편안한 주말되시길.
안녕!
첫댓글 요즘 단디해도 결국은 헌혈을 당하고 맙니다요.
헌혈이야 쬐끔하면 살아가는 데 지장없으니 별 것 없는데...
고놈의 휴유증,가려움 때문에...
인자사 무신 이반군줄 알것지요? 바로 "모구"
언제 어느새 와서 빨아 묵고 토꼈는지 가리늦가 간지러버서 보모, 한방...
장마통에 안 상하게 조심하이소 ㅎ
꿉꿉한 것이 영 기분이 안 좋습니다.
하는 일 다 끝냈으면 자주 보도록 합시다^^
매사 불여튼튼! 단디 잘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