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야구의 야자도 모르던 시절 김병현 선수를 알게된 계기는
2002년 9월 패션잡지 BAZAAR에 실린 글 때문입니다.
스포츠신문도 아니고 뉴스도 아니고 패션잡지에 실린 이 글을 보고
김병현 선수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진짜 남자를 찾아서'라는 글에는 14명의 에디터들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하는
남자에대해 글을 써놓았었는데.....
이 글중에는 홍명보...말론 브란도...제레미 아이언스 등등에 대한 글이 있었는데
전 김병현선수에 대한 글이 제일 맘에 들었죠.
그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기의 강심장,김병현>
야구나 메이저 리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김병현에게만큼은 난 늘 맥을
못춘다. 잘난 척 하는 미국놈들을 쓰러지게 만드는 그 대범함, 한 순간 자신의 모든
걸 거는 무모한 승부욕, 결코 돈이나 명예로 길들여지지 않는 반항아적 기질, 그리고
사이코 소리가 무색하지 않은 그 비범함. 게다가 그는 인터뷰를 광적으로 싫어하고,
돈에 별로 관심도 없다. 한국에 왔을 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피해서 아예 잠적해
버렸다. 그런가 하면 그는 궁지에 몰려있을 때 오히려 웃는다. 원정 경기에 나가
마운드에 서서 상대편 팬들의 응원 노래를 따라 부르는 김병현을 보고 있으면 소름이
돋는다.메이저리그나 스포츠 신문을 보지 않는 나는 김병현에 대한 모든 걸 메이저리
그 마니아인 남자친구를 통해 들었다. 남자친구가 김병현 에피소드를 얘기해 줄 때마
다, 나는 넋을 잃고 읊조린다. "와, 나이는 어리지만 정말 남자가 느껴진다. 멋지다.
그런 남자한테 사랑받고 싶다." 남자친구 왈,"남자가 봐도 멋진 놈이라 별로 질투도
안 난다."
현재 김병현은 매년 1천3백만 달러를 받는 박찬호보다 미국에서 더 유명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희귀한 투구폼인 언더핸드 투수이면서 박찬호 같은 정통파 투수처럼
시속 150Km(한국 프로야구에서 이 정도 던지는 투수는 2~3명 정도에 불과하고 특히
언더핸드 투수는 보통 130Km대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아무튼 그는 세계적으로 희귀
한 투수다)를 던지는데 변화구도 일품이다.미국에서는 김병현의 변화구를 닌텐도 변
화구라 부른다. 닌텐도는 유명한 일본의 게임회사이름인데, 현실에선 불가능한 게임
에서나 나오는 마구를 던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이런 신화적인 평가는
김병현이 가진 사사로운 매력에 비하면 실은 아무것도 아니다. 다음은 내가 김병현에
게 빠지게 된 결정적인 에피소드 들이다.
1. 미국 남부 애리조나를 연고로 한 피닉스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팀에 소속된
그는 요즘 감독과 별로 친하지 않다. 김병현은 자기보다 돈을 무지하게 많이 받는
다른 주전 투수보다 훨씬 더 잘 하고 있지만 문제는 감독이 김병현을 100%믿지 못하
다는 데 있다. 이것에 김병현은 자존심이 아주 많이 상했나 보다. 아무튼 그래서인지
김병현은 최근 매니저(제프 무라드라고 영화<제리 맥과이어>에서 톰 크루즈가 맡았던
역할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아주 인간적인 스포츠 에이전트 매니저다)를 통해 아주
중요한 시기에 하루 휴식을 요구했다. 김병현 같은 신인이 휴식을 요청하는 건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당시 애리조나 언론에선 신인 김병현이 노장들도 가만히 있는데
너무 날 뛴다는 투의 비난 기사가 주를 이뤘다.
2.또 한번은 현재 미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홈런타자 베리본즈와 대결하게 되었
다.김병현은 그렇지 않지만 원래 언더핸드 투수는 왼손 타자에게 약하다는 공식이 있
어 감독은 포볼로 그냥 내보내라고 사인을 보냈다. 이럴 때 작전권은 감독에게 있으
니 투수가 자존심이 상해도 무조건 따르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김병현이 잠시 동안
공을 안 던지고 가만히 서있었다. 베테랑 투수라도 이러지는 않는다. 그때TV에서는
김병현과 감독의 얼굴을 번갈아 계속 비춰주었다. 아주 드문 일이다. 웬만한 기 싸움
정도야 있을 수 있지만 선수가 주도해 나가는 기 싸움은 동양인 선수에겐 처음 있는
일이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얘기다. 박찬호가 끝없이 미국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김병현은 나름대로 그만의 스타일로 미국 야구를 길들이려
하는 것이다. 무모하지만 아주 신선하다. 아니 무모함이야말로 김병현의 매력이다.
3.이런 류의 강심장 에피소드는 또 있다. 김병현은 시합중에 투구폼을 테스트한다.
그런데 야구는 스킬게임이다. 한마디로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몸이 기억하게 만드는
기술 게임이란 얘기다. 그런데 시합 중에 그것도 한두 게임차로 팀이 리그1위를 달
리고 있는 급박한 순간에 그런다는 건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김병현
은 한다. 그리곤 하는 말이, 어차피 미국야구엔 언더핸드 투수도 얼마 없어 자기를
가르치는 사람도 없고 자기만큼 아는 사람도 없으니 자기가 알아서 테스트하고 좋은
것을 찾는단다.
4.LA 팀엔 캐빈 브라운이란 역사적인 위대한 투수가 있는데 그 팀과 경기한 날 김병
현은 캐빈 브라운의 투구폼을 보고는 그날밤 밤새 연습을 하고 라커룸에서 잠을 잤
다고 한다. 이것도 정말 말도 안되는 얘기다. 미국의 메이저리그 선수는 귀족이다.
옷도 함부로 입으면 안 되고 햄버거도 먹어선 안 된다. 귀족의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의미다. 어기면 벌금을 문다. 그러나 김병현은 캐빈 브라운의 투구에 감동한 나머지
그날 밤새 그 투구폼을 연습하고는 다음 경기에 등판해서 갑자기 캐빈 브라운의 투구
로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버렸다.
5. 다음은 김병현이 다음 카페에 남긴 글이다."언론매체에서 나가는 말들이 내 생각
과 일치하지 않아서 몇 자 적는다. 내가 여기 미국에 야구를 하러온 이유는 돈도 명
예도 좋지만 주위에 야구를 하는 사람들이 너는 미국에 가면 안 통한다. 너같은 투수
는 거기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해서 왔다. 그게 아니다 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이 미국땅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6.마지막으로 김병현의 진면목 중 하나는 끝없이 선발투수가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
한다는 것이다. 김병현은 이미 말했다시피 언더핸드 투수다. 미국에서 언더핸드
투수가 선발로 성공한 예는 한 번도 없다. 물론 김병현 같은 수준급 언더핸드도 없
었다. 그리고 현재 김병현은 미국에서 마무리 투수 중 다섯 손가락 안에드는 인정받
는 투수다. 이제 곧 1년에 1백억에 가까운 돈을 벌 날이 머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선발투수가 되고 싶다는 심중을 이렇게 표현했다." 한국에서 마무리 투수는 별로
인정받지 못한다.난 선발이 돼서 매주 한 번씩 한국에 중계되는 경기에 나서고
싶다."
피처에디터/김경숙
첫댓글 흐미~~멋진 김병현선수!!! 해마다 거듭나는 멋진 선수가 되길...항상 느꼈던 거지만 늘 꿈꾸며 보던 스포츠만화 주인공이 현실로 온 듯한....^^
바로 이거죠... 내가 좋아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김병현의 진정한 매력이죠.....
이 글을 읽고나니 더 병현쑤가 보구시포진당 앙~~~~~책임져
흐흐흐, 이거 소식방에도 있던 기사였지요. 요 기사보고서 "저 사람 병현쓰 매력 제대로 봤네." 했던 생각이 납니다. 에디터님 , 2편도 쓰시죠? ^^
느무느무 멋있당 병현!!! 울신랑보다 백배 더 멋찌다...^^
래티놀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멋져요...하하하~~~아침부터 기분 꿀꿀하더만,,,금새 좋아지네..............*^^*
병현 아무리 봐도 멋진 사람입니다. 갑자기 행복감이 가득하네요~^^
님 저희가 그래서 병현쓰에게 미치는거죠...
앗! 저글 내가 먼저 썼어야 하는디....
저두 기분이 무지 죠아졌어요-ㅁ- 비오고 몸도 안 좋고 해서 우울했는딩.. ㅎㅎ 아 기분 죠아라^-^
바자의 에디터들의 글들은 다소 느끼하고 -패션 잡지들의 전형적인, 판에 박힌 (원어를 그대로 적는다든지^^) 그래서 별로 호감을 느끼진 않는답니다. 그래도 위의 글은 정확하다는 입장에서 한표 던지겠습니다.^^
^-^웃음나네요...좋은글이네요...흐뭇흐뭇
김병현선수의 팬이란게 너무 자랑스럽죠 여러분? 그는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너무 과소평가된게 사실입니다.
한다미로 정말 끝내주는 남자죠.. 병현선수 팬이라는 게 늘 자랑스럽습니당..^________^
정말 멋지네요~^^;
정말 "그만의 스타일로 미국야구를 길들이려 한다는말 " 멋진것 같아요..ㅎ.ㅎ.. 너무 보고 싶다.. 역시 나의 영웅....!!!!!!!!
병현선수는 정말 안좋아할수가 없는 사람이네요.*^^*
이 에디터분 대단하시네요. 야구를 모른다면서 어찌 저리 세세한 것까지. 남자친구분이 얘기해 줬나. 제가 처음 들어보는 내용도 있네요.. 한가지 틀린건 맥과이어의 실제모델은 풋볼 에이전트 리 스타인버그죠.
ㅎㅎㅎ 넘조타 *^^*
역시 김병현선수팬인게 자랑스럽네요^^*..역쉬 멋진 남자야^^
음... 사실 전 최근1년간 병현씨에게 흠뻑 빠졌는데... 왜 진작에 이사람을 깊게 알지 못했을까요? 후회막급이네요.
역시 내가 생각하고 있던 병현선수 그 모습이네요^^..그런데 메이저리그 선수들 햄버거 먹거나 옷 아무거나 입은거 걸리면 벌금내나요??(사실 이게 요점이 아닌거 알고 있음)정말 신기하네요.미국에서 메이저리그 선수들 거의 귀족 대접이라고는 알고 있는데..그건 좀..그렇네요
마지막이 넘 멋지다..
"나만의 스타일로 미국 야구를 길들이련다!" 짝짝짝~
멋진칼럼이내요^^
개성도 강하고 어린나이에 대단한 선수인건 확실해여
잘 읽었습니다
저도 잘읽었어여~
멋져! (알민서쏘리하노님...아이디 넘 재밌네요~ㅋㅋ)
멋지다. 병현선수에게 사랑받는 여자는 얼마나 행복할까? ㅎㅎㅎ
정말 김병현선수의 매력만 쏙쏙뽑아 이해쉽게 잘썼네요..^^* 이래서 김병현선수를 좋아하는거 아니겠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