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erivatives Tactics > - 한화증권 이호상
9월 선물옵션 동시만기 이야기
1. 최근 차익거래가 중요해진 이유는 ?
시장을 주도한 외국인, 대부분은 프로그램 매수였다
2011년 11월 말부터 KOSPI 순매수 규모는 외국인이 13.1조원으로 가장 많다. 이를 지수와 비교해 보면 외국인 주식순매수 추이와 KOSPI 지수 흐름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증시는 외국인 주식 순매수에 따라 움직이는 셈이다.
주목할 부분은 외국인 주식매수와 외국인 프로그램 매수를 비교해 봤을 때, 매우 유사한 흐름이라는 것이다. 즉, 우리 시장에서 외국인 KOSPI 순매수는 대부분 프로그램을 통한 순매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미있는 부분은 프로그램은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로 나뉘는데, 서로 움직임이 달라야 한다. 차익거래는 베이시스에 따라 움직이고 비차익거래는 순수 바스켓 매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작년 연말부터 외국인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흐름을 보면 유사하다. 차익거래가 증가하는 시기에 비차익거래도 증가하고 차익거래가 매도하는 시기에는 비차이거래도 매도를 한다.
즉, 베이시스가 고평가 되거나 저평가 되어서 차익거래가 움직이는 시기에는 비차익거래도 따라서 움직이므로, 결국 차익거래가 언제 움직일지 움직이는 방식을 알면 시장 전체의 방향성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선물시장의 고평가 및 저평가를 만드는 주체, 즉 선물시장의 주도권을 쥔 주체가 시장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 주식시장은 선물에 영향을 많이 받고, 그만큼 차익거래가 중요해 지고 있다.
2. 외국인 대량 차익거래 무엇을 노리나 ?
외국인 차익거래는 고금리 채권투자, 청산 보다는 만기 연장을 노릴 것이다
우리 선물시장에서 가장 매매를 크게 하는 주체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헷지수단으로 선물 매도포지션을 운용하는데, 리스크 수준에 따라 매도포지션을 늘렸다 줄였다 한다. 여기에 따라서 차익거래 기회가 만들어 지기 때문에, 결국 외국인 시각에 따라서 프로그램이 움직이는 셈이다.
문제는 차익거래가 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시기에, 차익거래 중에서도 외국인의 차익거래가 크게 움직인다는 점이다.
외국인 차익거래가 우리 증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이유는 우리나라 시중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미국, 그리고 최근에는 유럽에서도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아주 싸게 자금을 조달해서 국내 시장에서 차익거래를 하면 마치 단기 고금리 채권 투자와 같아진다.
주식을 사고 선물을 파는 차익거래를 할 경우 그 차이가 수익이 되는데, 최근 외국인 매수차익이 집중된 8.8 ~ 27 사이 시장베이시스 평균(1.46pt)은 이론 베이시스(0.60pt) 평균보다 2배 이상(대략 0.86pt) 높았다.
이때 차익거래를 해서 선물 만기까지 유지할 경우 7~9%의 확정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외국인에게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8월초에 단기간에 3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차익거래가 유입되어 시장을 급등시켰고, 그 잔고가 오늘 만기를 앞두고 청산을 저울질하고 있어 이번 만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3. 이 물량들이 만기 종가에 부담이 될 수 있나 ?
스프레드 상승해야 원활한 만기 가능하지만, 외국인 선물 환매수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외국인 입장에서는 고금리 채권투자를 해서 수익이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굳이 오늘 청산을 하기 보다는 가급적 12월까지 연장을 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선택일 될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최근 베이시스 하락으로 프로그램 매도가 나왔지만 외국인의 차익잔고 청산은 거의 미미하였다.
그러나 만기연장 롤오버가 잘되려면 스프레드 강세가 나타나야 한다. 스프레드 가격이 높으면, 다음월물 선물가격도 높아서 다음월물을 가지고도 차익거래하기 좋다는 의미이다.
지난 3월 만기에 외국인 차익잔고가 원활히 롤오버 된 가장 큰 요인이 스프레드 가격의 강세 때문이었다. 이것은 지난 6월 만기에도 나타난 현상으로 올 해 들어 선물 만기 때 마다 긍정적으로 마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스프레드 가격은 지난 3월이나 6월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최근 소폭 회복을 하고 있지만, 8월에 비해서도 떨어진 상태다. 원인은 현재 외국인의 선물매도 포지션 규모가 많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스프레드 종목은 유동성이 좋기 때문에 만기일에 1.2만 계약의 선물포지션을 롤오버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 이 경우 스프레드 가격이 상승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지난 3월과 6월만기 수준으로 스프레드 가격 상승이 나타나야, 엄청나게 누적된 차익잔고가 원활히 잘 롤오버 될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선물 환매수가 필요하다.
그러면 외국인 선물 환매수 -> 외국인 스프레드 매도가능 물량 축소 -> 스프레드 상승 -> 차익거래 잔고 롤오버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시나리오가 기대된다. 이 경우 연장된 차익거래 잔고들은 연말 배당까지 누리면서 국내 증시에 머무를 수도 있고, 어제처럼 베이시스 강세로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될 수도 있다.
4. 오늘 만기 종가 예상, 그리고 만기 이후는 ?
선물시장 외국인에 주목하라, 그리고 만기 이후에도 안심하지 마라
그러나 반대로 현 수준보다 스프레드가 하락할 경우에는 외국인 잔고 중 일부가 만기 청산을 시도할 수있다. 10 ~ 20%만 청산을 선택해도 증시에는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여기에 국내 기관들의 차익잔고들도 추가 주식매도가 나타날 수 있어 우려된다.
따라서 오늘 만기는 외국인 선물 환매수 정도에 따라 종가 수급이 결정되는 매우 수동적인 상황이다. 그만큼 선물시장 외국인의 영향력이 높은 하루가 된다. 남아있는 선물매도 포지션이 대부분 롤오버 되거나 청산을 선택할 경우 만기 수급은 얼마든지 불안해 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더 큰 문제는 만기 이후이다. 만기까지는 대부분의 차익거래 잔고들이 9월물 선물을 활용한 차익거래 이므로 괴리차가 0 수준에서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만기가 지나 12월물을 대상으로 차익잔고가 형성이 되면 이론 베이시스 대비 크게 낮아진 12월물 시장 베이시스 때문에 괴리차가 크게 하락한 수준이 된다.
물론 이를 감안한 롤오버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외국인 선물 수급에 따라 괴리차가 추가 하락할 경우 차익거래 청산의 빌미가 될 것이다.
지난 3월 만기에 롤오버된 잔고가 6월만기 이전인 5월 증시 하락기에 상당부분 청산되면서 증시 수급을 악화시켰던 것처럼, 정작 만기는 무난하게 통과하더라도 만기 롤오버에 성공한 잔고들이 만기 이후에 계속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다행히 야간선물에서 외국인의 시각이 나쁘지 않고, 변동성 수준도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이어서 다행이다. 그러나 그만큼 주간 선물에 투기적인 매매들이 많아서 이번 만기는 지뢰밭이라고 볼 수 있다. 무난히 통과할 가능성을 높게 보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끝까지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