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청년 백수 주원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생이다.
대학을 졸업한 지 2년이 넘었으나 취업은 무소식이다.
지극히 평범하기만 한 청년에게 즐기는 취미는 아르바이트 출퇴근 중 쌍안경으로 사람들 훔쳐보기...
그런데 어느 날 야간 근무를 마치고 아침에 한 여자가 어떤 남자에 의해 살해당하는 것을 쌍안경을 통해 목격한다.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 주원은 괴로워하다가,
우연히 마트에서 그 남자를 목격하여 쫒는 중, 절도범으로 찍혀 교도소로 수감되게 된다.
사회에서 특별하지 못하였지만, 교도소에서는 특별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교도소에서 삶의 의욕을 느끼고 열심히 살아가는 중 뜻하지 않게 다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작가의 말
작가라기도 말하기도 뭐합니다.
30대 직장인이고 인터넷 소설이 재밌어 써보게 되었습니다.
올데갈데 없는 백수가 좌절하고 사회에 내팽겨 쳐질 때,
역설적으로 오히려 교도소는 그 백수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희망없이 살다가 교도소에서 오히려 삶의 의욕을 느끼고 살아가려 하는 백수 이야기입니다.
팍팍한 세상에서 살아보려고 몸부림치는 백수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했던 미국 드라마와 다른 한국 교도소의 이야기...
그리고 사건들...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본다 라는 생각으로 보시면 재밌을겁니다.
1204번 - 교도소 151일
"이런, 제기랄"
거의 세 사람 동시에 탄식했다. 병수형님은 말없이 방 바닥을 쳐다보고 있었고, 광수형님은 신경질적으로 티비를 껐다. 철수형님은 놀랐는지 멍한 얼굴로 나를 쳐다 보았다.
"철수야. 그러니까 왜 이리 입이 가벼웠어. 마누라가 이혼하려고 난리친다는게 뭐 잘난 일이라고 그렇게 떠벌렸어. 결국 주원이만 어렵게 되었잖아."
"광수 형님, 저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어요. 주원이 좋은 일하는데 왜 이렇게까지 일이 꼬여버렸는지..."
나는 아무 할 말이 없었다. 준걸파의 보스가 방을 나가면서 나의 왼쪽 손목을 가져갈 수 있다는 이야기는 분명 진심이었다.
"소장한테 말할까요?"
"야, 너 담배 한보루에 얼마나 하는 줄 아냐? 여기서 교도관이 주는 담배 한보루에 150만원이야. 150만원! 계산해봐. 150만원 나누기 10개 하면 담배 한 갑이 15만원이라고...
너 그만한 돈 있어? 그런데 준걸파라는 저 사람은 담배를 매일 펴. 그게 우리와 저 사람과의 차이야! 제기랄, 꼼짝없이 걸렸어."
"걸리긴 뭐가 걸려요. 어쩔 수 없이 내연녀를 회유해야죠."
"저 사람이 내연녀 회유하면 널 가만히 놔둘거 같애? 넌 지금 내연녀를 반드시 회유시켜야 하고, 회유 시켜도 무언가를 또 시키려 할거야. 물론 성공한다면 생각보다 큰 보상이 따르기는 하겠지.
그래서 사람들이 그 녀석한테 못 벗어나는거야."
병수형님은 고개를 들고 한숨을 푹 쉬었다.
"어쨌거나 벌어진 일이고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다. 그 내연녀라는 사람 잘 생각해봐. 네가 과연 어떻게 비유를 맞추어 마음을 돌리게 할 것인지 말이야."
"그 여자 말이 그렇지 미국 유학했던 사람이에요. 저 같이 겨우 대학 졸업한 놈 이야기를 듣기야 하겠어요? 제기랄 어쩐 지 여기서 뭔가 잘 풀린다 싶었어요."
난 벌써부터 왼쪽 손목이 뻐근한것이 내것이 아닌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 때 여자를 사귀어 본 일이 있기는 했지만 금세 헤어지고 따귀까지 맞아본 적이 있다.
남자가 조직의 보스인데 그걸 좋아할 여자가 과연 누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광수형님은...
"제기랄, 주원아 그래도 너무 걱정은 마. 녀석들이 손목을 잘라고 그걸 가져가지는 않을거야. 가져가서 바로 국립병원 가면 붙일 수 있다. 나 아는 사람도 예전에 거시기가 떨어진 적이 있었는데..."
"광수야! 이 자식 너 죽어볼래!"
병수형님이 쩌렁 하고 방 감방이 울리도록 호통을 쳤다. 광수형님은 깜짝 놀래면서 입을 닫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난 광수형님 말에 다소 안심이 되었다.
참내, 손을 붙일 수가 있다니...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고, 난 그날 밤을 하얗게 지새웠다. 오늘처럼 내가 이곳에 오게된 것을 후회해 본 것은 처음이었다.
다음 날, 여느 때 처럼 6시 반에 일어나서 세면을 하고 방 청소를 간단히 하였다. 이전과는 달리 아침에 일어나면 모두들 함께 청소를 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그 뜻은 내가 감방 내에서 같은 식구라는 것을 어느 정도 인식되고 있다는 뜻이었다. 물론 내 잠자리는 형님들 사이 가운데로 이동했다. 여름이고 덥기 때문에 벽쪽은 형님들이 차지하였다.
8시 반 부터 식당에 사람들로 북적북적이고 있었다. 맑은 무우국에 김, 김치 그리고 카레와 소세지였다.
내 앞에는 1896번이 앉았다.
"주원이 형"
그는 통성명을 하지 않았으면서도 나에게 주원이형이라고 불렀다.
"형, 보여드릴게 있어요."
그의 사진속에는 아기가 있었다. 1896번의 100일 아기 사진이었다.
"형 덕택에 마누라도 일 잘하고 있고 아이도 쑥쑥 크고 있어요. 마누라가 항상 감사하다고 전해달라고 합니다."
"아, 뭘요. 명색이 상담사라고 하는데, 덕분에 저도 일 편하게 잘 하고 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솔직히 그제만 해도 그랬지만, 난 지금 내 왼손이 없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형, 저 그렇게 배운 것도 없지만, 도울 일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하다못해 상담실 청소나 빨래라도 해드릴 수 있어요. 마누라가 이번에 아기를 데리고 면회온다고 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아 아니에요. 저야 말로..."
난 그때 번개같이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적어도 내 왼손을 보존하는 방법은 이길 밖에 없는 듯 했다.
"저 그럼 괜찮다면 면회하실 때 와이프에게 편지 하나만 전달해 주실 수 있나요?"
"네? 편지요? 그럼요. 근데 무슨 편지요?"
"아, 별거 아니구요. 그냥 주소로 편지 전달만 해주실 수 있나요?"
"아, 그거야 어렵지 않죠. 더 부탁하실게 있으면 언제라도 말씀하세요."
1896번은 누구보다도 행복한 미소를 나에게 지어보였다. 그리고 무우국을 맛있게 떠먹었다. 아기의 사진만 봐도 기쁜지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밥을 먹었다.
어차피 정상적인 방법으로 준걸파의 보스의 명령을 수행하기는 힘들어보였다. 어쨌거나 위험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감수하는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정도의 위치에 올라가는 사람은 으레 그럿듯 결과를 중시하는 사람이다. 난 과정보다는 결과에 집중하기로 했다.
만약 성공하지 못한다면.......
책에서 보았는데 신체가 절단된 경우는 최소 6시간안에 봉합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되어있다.
그리고 차가운 냉장고나 아이스 박스에 보관된 신체는 12시간 안이면 봉합수술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에 있는 어떤 소년은 여름 플로리다 해변에서 상어에게 자신의 팔 한쪽이 뜯겨져 나갔다고 한다.
그 소년이 구조되는 사이 삼촌이 바다고 들어가 상어와의 사투 끝에 상어를 죽이고, 상어 배속에 소년의 팔을 꺼내 봉합 수술을 시켰다고 한다.
소년의 팔이 정상화 되는데는 12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난 피가 철철 넘치는 상담실의 책상을 바라보며 내 왼손이 어딨는지 찾고 있겠지. 그리고 왼손을 찾자마자 의무실을 향해 뛸 것이다.
신경이 손상되거나 신경이 죽기전에 수술을 받아야 할 테니까....
난 배달음식을 언제쯤 시킬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아이스크림 케익을 시키면, 스트로폼 아이스 박스를 구할 수 있을 지 모른다. 돈은 광수 형님이 내주실 수 있을 것이다.
얼음은 어떻게 하지?
추천과 댓글은 작가의 상상력을 Up 시킵니다. ㅎㅎ ^.^
첫댓글 아이스크림 케익하니까 먹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