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은 주택가에 있는 빵집이다. 김민정 씨는 두쫀쿠를 골랐다. 유행하는 것은 잘 모를 텐데도 이상하게 가는 곳마다 두쫀쿠를 고른다. 이번에는 변심 없이 쭉 두쫀쿠다. 그렇다면 유행하는 음식도 먹어봐야지.
주문을 하고, 음료가 나올 때까지 자리에 앉아 기다렸다. 아침 일찍 갔더니 빵집 준비로 분주하다. 점원이 빵을 진열하고, 안쪽 주방에서는 빵 반죽이 한창이었다. 김민정 씨는 점원이 진열하러 나올 땐 점원을, 점원이 없을 땐 주방을 계속 보고 있었다. 빵을 먹으러 온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직원이 권한 것도 아닌데 점원이 무엇을 하는지 유심히 본다. 여행보다는 공부에 가까운 것 같다. 가게에서 나와 김민정 씨께 넌지시 물었다.
“김민정 씨, 아까 가게에서 뭐 보고 있었어요?”
“빵!”
손을 조물조물하며 빵이라 답한다. 그럼 먹는 용도는 아니다. ‘조물조물’은 ‘만들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행동이니까 ‘빵을 만드는 것을 봤다’는 뜻인 듯하다.
“빵 만드는 거 보고 있었어요?”
“네.”
“빵집 직원도 보고 있었어요? 계속 눈이 따라가던데요?”
“….”
“직원이 무슨 일 하는지 보고 있었어요?”
“예.”
“김민정 씨, 빵 먹기만 한 거 아니고 공부했네요.”
“흐흐.”
“두쫀쿠는 맛있었어요?”
“…따기.”
두쫀쿠보다는 직원이 먹은 딸기 케이크가 맛있었던 것 같다. 주문은 직원이 했는데, 절반 이상 김민정 씨가 먹었다. 그래도 빵이 입에 맞았는지 남기지 않았다. ‘유행하는 거 한번쯤 경험하는 것도 괜찮으니 다른 빵집 가서 다른 거 먹자.’ 하고 다음 빵집에 방문했다.
두 번째 빵집은 테이블이 없다. 시장 안에 있는 작은 빵집이다. 빵을 사서 숙소에서 먹기로 하고 이동했다. 다음 빵집은 포항에서 제일 오랫동안 빵을 만들었다는 시민제과다. 저녁에 갔더니 빵이 거의 없다. 김민정 씨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는지 고를 생각이 없어 보여서 벚꽃 샌드만 하나 사서 나왔다.
나오는 길 인형 뽑는 기계가 눈에 띈다. 휘황찬란한 불빛에 김민정 씨가 현혹됐는지 걸음이 느려졌다.
“저거 하고 싶어요?”
“…예!”
“저도 처음이에요. 구경만 했어요. 그래서 못 뽑을 거예요.”
“예, 우와.”
눈은 인형 뽑는 기계에 있다. 이 정도 반응이면 자다 꿈에 나올 수도 있겠다.
“한번 해 봐요. 대신 김민정 씨가 해 보세요.”
“예, 예.”
초심자의 행운은 없었다. 빈손으로 나와야 했다. 그래도 집게가 내려가는 내내 “우와!” 하는 소리가 들렸다. 집게 속도에 맞춰 “우-와!” 했는데, 그런 반응은 처음이었다. 김민정 씨가 기계와 동기화된 것 같았다. 언젠가 인형 뽑기 기계를 본다면 오늘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2026년 3월 26일 목요일, 구주영
빵집 직원이 하는 일을 유심히 보고, 요즘 유행하는 음식(빵)을 잘 알고 있다니, 구직에 관한 김민정 씨 생각이 더욱 깊고 확고해 진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응원합니다. 신은혜
민정 씨가 '우-와' 하며 관심을 갖고 흥미로워 하며 즐거워하니 기쁩니다. 여행의 즐거움, 견학의 유익, 두루 느낍니다. 월평
첫댓글 '김민정 씨가 기계와 동기화된 것 같았다'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가네요. 다음 뽑기에는 꼭 인형이 함께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