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2017시즌을 포기하는 건 안되지만 5강(가을야구)만큼은 포기(?)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선 2가지를 먼저 말씀 드리겠습니다. [포기]라는 단어가 가진 부정적 뉘앙스 때문에 문맥을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단어가 적절하지 않다면 [목표] 또는 [현실적인 기대치]라는 말로 한번 바꿔봐도 좋겠네요. 그리고, [합리적으로 졌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글을 마치 [져도 아무 상관 없다]로 이해하시는 분들도 계신 것 같습니다. 당연히,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지는 게 좋은 사람은 없습니다.
올 시즌을 통째로 포기하고 10위를 노리는 건 당연히 합리적인 선택이 아닙니다. 세상 어떤 스포츠에서도 그런 방식으로 시즌을 치르지는 않죠. 마지막 한 경기가 남더라도 선수들은 끝까지 노력해야 되고 가능하면 이기려고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게 당연합니다. 다만, [5강을 노려야 되느냐]라고 질문을 바꿔보면 저는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말하겠습니다. 한화이글스는 5강에 못 갈 확률이 99% 이상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시즌을 아무렇게나 치르고 매일 지라는 뜻은 당연히 아닙니다. [5강에 반드시 가야한다는 목표로 헛된 무리수를 두지 말고 힘을 비축하는 것이 차라리 더 낫다]는 의미죠.
야구 좀 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2~3게임차 정도는 금방 뒤집을 것 같지만 그거 잘 안 뒤집어집니다. 한달 이상 좋은 페이스로 쭉쭉 달려나가도 1.5게임 줄이기 어려운 게 야구입니다. 3연승이랑 3연패 한번만 맞물리면 금방 역전할 것 같죠? 꿈같은 얘깁니다. 우리가 3연승 하기도 어렵고, 3연승을 한대도 순위 경쟁팀이 3연패를 하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순위 경쟁팀이 3연패를 했다면 누군가 3연승을 했다는 얘기고 그러면 또 다른 경쟁자가 생길 수도 있죠. 물론 경기가 많이 남았으니까 게임차를 줄일 기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윗팀이 게임차를 벌릴 기회가 더 많은겁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NC가 최근 10경기 8승 2패인데 KIA를 끌어 내렸나요? 여전히 기아가 1,5게임차로 1위입니다. 그게 야구입니다.
한화이글스는 5강 못 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지금 당장 5위와 8게임차고 그 8게임차를 쫓아간다고 해서 우리가 5등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왜냐고요? 5등과 한화 사이에는 이미 롯데도 있고 넥센도 있거든요. 우리가 많이 이기는 동안 그 팀들은 맨날 질까요? 그런 일은 안 일어납니다. 우리가 맨날 이기지도 않을거고, 우리가 이기는 동안 또 다른팀도 이길겁니다. 바로 위에서 말했듯, 승패라는게 참 묘해서, 순위 경쟁팀이 지면 그건 또 다른 누군가 이겼다는 얘기입니다. 이 부분도 생각해야 됩니다.
가끔, 많은 게임차 뒤집고 성적이 쭉쭉 올라가는 팀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말 그대로 가끔. 그러니까 36년 역사를 가진 프로야구에서 손에 꼽을만한 케이스에 불과합니다. 확률로 따지면 50분의 1 그러니까 2%쯤 될까말까한 숫자죠 (시즌당 8팀씩 36년이면 288개의 팀이 있는거고 그 중에 몇 팀에 불과하니까 대충 그쯤 되겠네요). 나머지 98%는 그냥 전력대로 순위가 갈립니다. 2%의 확률에 기대를 거는 것을 우리는 (승부수가 아니라) [도박]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도박 하는 사람은 [패가망신]할 확률이 높지요.
당연히, 매 순간 집중하고,본인이 가진 기량을 최대한 발휘해 열심히 싸워야 됩니다. 그러다 보면 발전하고 좋은 결과를 얻을겁니다. 하지만 지금 가진 전력이 있고 그 전력상 가능한 순위가 있죠. 희망과 꿈이야 늘 크지만, 그런 희망이 모두 실현되지는 않습니다. 세상사람 모두가 꿈을 실현하면 이 세상에 힘들고 어려운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원래 꿈은 안 이뤄집니다. 그게 세상의 이치고 현실이죠.
가을야구요? 못합니다. 한화이글스가 2군 구장 짓기 훨씬 전부터 2군 구장 짓고 선수들 키운 구단이 많습니다. 한화 퓨처스 선수들이 1군 스케줄 피해가며 눈치밥 먹고 운동할때 1.5군 선수들을 외국 교육리그로 보낸 팀들이 있습니다. 한화가 2차지명 5~6명 할때 10명 꽉꽉 채워 지명하고 세대교체를 시도한 구단들이 있습니다. 한화가 FA를 지르기 훨씬 전부터 고액 FA로 전력 보강을 꾀한 팀들이 있습니다. 지금 5강은 그런 팀들이 가는겁니다. 패기나 열정, 집념, 땀방울 같은걸로 5강 가는게 아닙니다. 왜냐고요? 그런 패기와 열정과 집념은 상위권 팀들도 다 가지고 있으니까요. 한화가 서산 지은지 이제 겨우 5년입니다. 그나마 한화가 서산 지을때 다른팀들은 2군 구장 더 크게, 더 좋게 발전 시켰죠.
지금도 중요하지만 내일도 중요합니다. 모레도 중요하고 그 다음날도 중요합니다. 그걸 함께 봐야 됩니다. 제가 그렇게 온 힘을 기울여 前감독을 비판했던 것은 오늘만 살고 내일이 없는 그 무모함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경기를 아무렇게나 치르면서 다 지고 무조건 꼴찌를 하라는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하되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만]힘을 다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내일도, 모레도, 그리고 그 다음 날도, 심지어 내년과 후년에도 계속 야구를 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포기는 하면 안 됩니다. 페넌트레이스 마지막경기 9회까지 집중하고 몰두하면서 최선을 다해야 됩니다. 거듭 얘기하지만 [져도 되는 게임]은 없습니다. 다만, 패배가 예상된다면 [패배하는 프로세스]를 갖춰야죠. 그리고 목표가 5강이냐고 물으면 그건 생각을 좀 해봐야 됩니다. 물론, 선수들이나 코치들이나 전부 당연히 가을야구를 하고 싶겠지만 말입니다.
첫댓글 그렇죠 우리만 이긴다고 올라가는건 아니니까요. 정말 즐겁게 야구보고싶은게 소박한 소망입니다. 순위 상관없이요
근데..제 생각에는 오히려 힘을 빼구 차근차근 팀의 정상화를 목표로 운용한다면 가을야구 할것 같습니다..
동감입니다. 오히려 정상적인 야구를 꾸준히 한다면 성적이 좋아질 것 같습니다. 5강을 목표로 할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운용을 목표로 한다면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오지 않을까요?
전 차라리 이번 기회에 과감히 리빌딩 선언하고 신인들 경치먹이고 이대은선수나
2차 지명햇으면 합니다 2차드렙도 젊은 유망주로 픽업하고.. 그럼 신임감독이 좀더
수월할거 같네요.. 어차피 우승이야 3년안에
힘들다고 보니까요
전 그 1%에 희망을 겁니다.
무모한 도박이 아니고 목표를 갖고 최선을 다하자는거죠.
전임감독처럼 쥐여짜내자가 아니라 정상적으로 운용하면서 5위를 목표로 최선을 다해보자는거죠.
5강 접은지 오래되었고 5강 못간거 벌써 10년째인데요
우리한화팬들이 언제부터 5강 못간다고 시위라도 했었나 싶네요
감독 잘못 들어온것도 사실이지만 이것도 한화의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2군 육성군 키우는게 튼튼한팀 만드는 버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 되야하구요 ㅋ
그러면 족합니다. 이글스 화이팅
현재 5위sk와 한화8게임차~ 5~6연승하면 좁혀질것같지만 그렇지도 않은것 같아요~ sk+3 한화 - 13 으로 보면 6연승해봤자 -7 인데~ 저는 순위보다 5할을 목표로 조금씩 올라가길 기대하며 보는데 -13따라 잡기가 쉽진않겠죠? 그냥 맘편히 보는중ㅋㅋ
맞는 말씀입니다.
특히나, 현재 이글스는 남은 시즌을 "감독대행" 체제로 끌고 나가야 합니다. 아직 시즌 많이 남았지만 현실적으로 5강 진입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해도 될 정도로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 상황이면 지금 있는 자원은 아끼고 젊은 유망주들을 육성하며 다음 감독에게 승부를 걸어보게 할 힘을 키워주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5강은 거의 불가능하죠..시즌 자체를 포기하면 안돼지만 다음 시즌을 위해서 신인들 기용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2군에서 좋은 모습 보이고 있는 선수들 김태연, 정경운, 박준혁 이런 선수들 정식등록 시켜서 기회를 줘 봤으면 하네요..솔직히 오선진선수 보다는 김태연선수에게, 강경학선수보다는 정경운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게 훨씬 나아 보이네요..경쟁도 시켜야 하구요
강경학은 나이도 어립니다..군필 유격수이고요..좀 아쉽긴 하지만 정근우백업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