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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산해경 山海經 - 김대웅 이강욱 이태호 다케시 마쯔야
전시기간: 2024년6월18일(화) ~ 7월1일(월)
전시장소: 갤러리 담
서울시 종로구 윤보선길 72 (안국동 7-1) (우)03060
Tel: 02-738-2745 E-mail: gallerydam@naver.com www.gallerydam.com
Gallery hour: mon-sat noon-6pm sun noon-5pm
마지막 날은 오후 5시까지입니다.
전시참여작가: 김대웅 이강욱 이태호 다케시 마쯔야
전시내용
이번 전시는 2007년에 산해경 주제전에 이어서 두 번째 갤러리 담의 기획전이다. 산해경은 중국 고대지리서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데 지리서이면서 신화적인 것들이 많이 나온다. 책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면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고대 중국 신화와도 같은 산해경에서 상상의 나래를 펴서 새로운 작업의 동력이 될 것으로 생각되어서 기획하게 되었다.
세상의 이른바 이상하다는 것도 그것을 이상하다고 단언할 수 없고, 세상의 이른바 이상하지 않다는 것도 그것을 이상하지 않다고 단언할 수 없다. 왜냐하면 사물은 그 자체가 이상한 것이 아니고 나의 생각을 거쳐서야 이상해지는 것이기에, 이상함은 결국 나에게 있는 것이지 사물이 이상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곽박(郭璞), 「주산해경서(注山海經敍)」
물론 현실과는 동떨어진 세계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신화가 우리에게 주는 또다른 매력은 현실이라는 고단한 삶, 경쟁 속에서 잠시 잊고 상상과 즐거움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참여작가들을 보자면 김대웅 작가는 단국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한 후 지금은 전업작가로 활발하게 작업을 하고 있다.
산해경을 읽고 작가들의 사유 속에서 나온 이번 작품들을 보면서 기이함과 기괴함을 느낄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서로 다른 네 명의 작가의 작품들 속에서 서로 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번 전시에는 회화를 전공한 이강욱과 도예를 전공한 김대웅, 에니메이션을 한 이태호, 일본 조각작가 다케시 마쯔야 4명의 작업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의 글
김대웅
‘신화를 잃어버린 시대에서 신화가 되어버린 기억들을 애도한다.’
작업은 나의 그릇에서 시작하였다.
자연의 결을 담은 텍스츄어에 옛 바위, 부조방식의 새김을 따라
신화의 기억을 보존한다.
일상의 그릇에 새겨진 인류의 기억이,
우리가 보내온 수 많은 아픈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애도하며, 아픈 기억이 되어버린 그들을
보호해주길....
김대웅(1972년 생) 작가는 단국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개인전 30여회를 하였고, 프랑스, 덴마크, 폴란드를 비롯하여 중국에서도 워크샵을 하였다.
이강욱
내 마음속엔 온갖 것들이 산다. 흰산의 범과, 백석의 당나귀, 산책길의 여우, 나무 뒤의 허깨비, 계절의 버들, 같이 걷는 꽃, 풀, 강아지, 내내 마음 쓰는 것들은 오늘 나와 산책하고 밤의 꿈에 동무를 한다.
지금 발 디딜 수 없는 것들에게 미혹 당하는 것은 사람이고, 누구나 하나쯤은 깊은 것들을 마주하는 순간이 오리니, 적절한 때, 시간이 적당히 짓무르면 어떤 것은 이야기가 되고 어떤 것은 그림이 된다.
기대어서 보라! 이미 아는 언덕 너머, 산 너머에 나와 당신의 흔적들이, 꽃범의 밭톱자국과 토끼풀의 영토가 뒤엉키고 버무려져 세상에서 비껴 날 때, 우리들의 전설은 여기서부터 이다.
이강욱 LEE KANGWOOK 李康旭(1970년 생)
청주에서 태어나 충남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습니다.
손으로 콘테를 비벼 형태를 발견해 내는 무채색 작업을 하다, 서귀포에서 일년 반쯤 지내며 색채와 자연을 공부하고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후 서울과 양평에서 그리기와 만들기를 하며 십년을 살았고, 현재 양평과 대전을 오가며 작업하고 하고 있습니다.
시각을 통해 뇌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에 미술의 비밀이 있다고 생각하며, 무엇에 기대지 않는 그림, 한 장면으로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작업에 대해 고민합니다.
개인전. 2023 난이거나 풀이거나. 갤러리담. 서울 / 2021 조용한 생활. 갤러리담. 서울 / 2020 숲으로 가는 길-ARCANA. 갤러리담. 서울 / 2019 숲으로 가는 길. 갤러리담. 서울 / 2018 산의 바깥 바다 너머. 갤러리담. 서울 외 12회
작품소장/ 부산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이중섭미술관 外
이태호
'세상에서 이른바 이상하다고 하는 것은 그 이상한 것을 알지 못하며, 세상에서 이른바 괴상하지 않다고 하는 것도 그 괴상하지 아니한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무엇 때문인가? 사물은 스스로 괴상한 것이 아니라 나를 기다린 후에 괴상해진다. 괴상한 것은 과연 자신에게 있는 것이요, 사물이 괴상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북방의 오랑캐는 옷 짓는 베를 보고 삼씨인가 의심하고, 월(越)나라 사람들은 담요를 보고 솜털이라고 놀란다. 대개 그 익히 보아온 것을 믿고 그 드물게 듣는 것을 기이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 곽박(郭璞), 「주산해경서(注山海經敍)」
오랫동안 보아 익숙한 것들의 처음을 거슬러 가보면 우연한 발견이 우연으로 사라지지 않고 나와 상대에게 공감을 일으키게 되어 그 공감이 점점 주변에 확산하게 된다.
우연이 축적되고 반복 재생산되어 유통되니 비로소 하나의 자발적 질서가 생겨나게 되고 관례화된다.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이유는 바로 한가닥 마음이 이와 리를 밝히고 시비를 가리고 이해를 따지고 득실을 살피면서 신령스러워지기 때문이니 이 모든 것이 마음의 작용이다.'
산해경을 읽다 보면 가슴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관흉국 사람들이나 하나의 몸에 머리가 셋인 삼수족 사람들과 동양의 인어인 저인족 사람들등 낯설고 생경한 대상들을 만나게 된다. 이는 대상의 모양새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 보다 당시 산해경을 기록한 이가 자신의 삶의 근거지에 경계한 낯선 세계를 경험하게 된 후 그 맥락을 기록으로 남겨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여전히 아리송한 산해경의 글들을 따라가며 옛 책과 그림의 모양새로 독해를 시작해 본다.
이태호(1969년 생) YI TAEHO 李泰昊
독학으로 흙과 가마, 물레까지 학습하여 혼자서 작업하였고2002년 첫 개인전으로 지금도 충주 외곽에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개인전_ 21회 (弄談, 갤러리 담, 2019 / 기억의 형태, 갤러리 밈, 2018 / 생물을 표현하는 몇가지 방식에 관하여, 갤러리 담, 2017)
단체전_ 53회 (영암도기박물관 상반기 특별전, 영암도기박물관, 2023 / 장난감으로 놀자, 갤러리 담, 2022 / 기억의 방식, 한국공예문화 진흥원, 2009)
Takeshi Machiya 町谷武士(1969년 생)
산해경山海經, 이상한 지리서와 나의 작품
고대 중국 사람들이 바라본 것, 만난 것은 무엇이었을까?
왜 이런 이질적인 사람들을 만났을까?
이상하고 기묘한 이 세계에, 저도 작품과 함께 여행을 떠나, 환상의 세계를 걷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작품의 새로운 이미지로서 인간과 항아리와 식물이라는 것이 예로부터 관계되어 온 것의 모습과 산해경山海經의 세계를 겹쳐서 조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지리서로 여겨지는 산해경(山海經)은 기원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중국 고대의 신화와 지리를 정리한 것입니다.
그 불가사의한 지리서는 일본에는 9세기 말(헤이세이 시대)에 전래되었다고 합니다.
일본의 회화사에 귀신이나 원령이 등장하는 것은 12세기(헤이안시대 말)경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이 발상은 중국화를 밑에 깔고 그린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 무렵에는 육필화(직접 손으로 그린 그림)를 이용한 두루마리 그림이 주류를 이루었고, 귀족 사회에서만 그 그림을 보는 사람과 아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로마치 시대, 모모야마 시대, 일본 시대의 변화와 함께 산해진미로부터의 이상한 발상 세계는 많은 화가를 매료시켜 왔습니다.
그리고 에도 시대 초기부터 중기의 화가 토리야마 세키엔(鳥山石燕, 1712~1788년)도 산해경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래서 도화백귀야행 (図画百鬼夜行)을 간행(1766년)합니다.
이것은 목판화에 의한 판본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요괴"를 알릴 기회, 첫 요괴도감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 되었습니다. 이 도화백귀야행은 그 후에도 후기에 활약하는 가가와 도요쿠니(歌川豊国), 가쓰시카 호쿠사이(歌川豊国), 가가와 구니요시(歌川国芳), 쓰키오카 호요시(月岡芳年)와 같은 화가들에게 귀감이 되어 후세의 영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그리고 현대에 일본의 요괴들을 전하는 큰 일을 한 만화 작가이자 요괴 연구가인 미즈키 시게루(水木しげる 1922~2015)도 야마카이, 도화백귀야행과 만나 요괴들을 그의 마음을 통해서 태어난 대표 작품 게게게의 키타로(ゲゲゲの鬼太郎 (きたろう))를 발표했다. 게게게의 키타로는 만화 이후 애니메이션화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요괴' 에너지는 현대의 서브컬처에도 깊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미즈키 시게루(水木しげる)의 말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 보이지 않는 세계를 믿는 것”
우리 사회는 눈앞의 것만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말을 소중히 여기고 싶습니다.
*MACHIYA
「山海經」不思議な地理書と私の作品
古代中国の人々が見つめてきたもの、出会ったものは何だったのだろうか?
なぜこうした異形たちと出会ったのだろうか?
不思議で奇妙なこの世界に、私も作品とともに旅立ち、空想の世界を歩いて行きたいと思います。
私の作品の新しいイメージとして、人間と壺と植物というものが古来から関わってきたことの姿と「山海經」の世界をかさねて彫刻表現しています。
2024
町谷武士
*comment
'Shan Hai Jing' My work with the mysterious oldest geography book
What were the things that the people of ancient China gazed upon and encountered?
Why did they encounter these deformities?
In this mysterious and strange world, I would like to travel with my works and walk in the world of imagination.
As a new image of my work, I have created a sculpture that overlaps the world of 'Shan Hai Jung' with the ancient relationship between humans, pots (the title of my work series, "output pot"), and plants.
2024
Takeshi Machiya
*コメント
最古の地理書とされる「山海經」(せんがいきょう)は紀元前までにさかのぼる、中国古代の神話や地理をまとめたものです。
その不思議な地理書は、日本には9世紀末(平成時代)には伝来したとされています。
日本の絵画史上に「鬼」や「もののけ」が登場するのは12世紀(平安時代末)頃とされています、この発想は中国画を下敷きにして描いたものと考えられています。
このころは肉筆画による絵巻きものが主流であり貴族社会の中でしか、その絵を見る人、知る人は限られていました。
そして室町時代、桃山時代、日本の時代の変化とともに、山海經からの不思議な発想世界は多くの絵師を魅了してきました。
そして江戸時代の初期から中期の、絵師 の鳥山石燕(とりやま せきえん 1712〜1788年)も「山海經」に魅了されました。そして「図画百鬼夜行」(ずがひゃっきやこう)を刊行(1766年)します。これは木版画による版本で多くの人々に「妖怪」を知ってもらう機会、初めての妖怪図鑑ともいえるものとなりました。
この「図画百鬼夜行」はその後、江戸後期に活躍する、歌川豊国、葛飾北斎、歌川国芳、月岡芳年といった絵師たちの手本となり、後世のインスピレーションに多大な影響を与えます。
そして現代に日本の妖怪たちを伝える大きな仕事をした漫画作家であり妖怪研究家の水木しげる(みずき しげる1922〜2015)も山海經、図画百鬼夜行と出会い、妖怪たちを彼の心を通して生まれた代表作品「ゲゲゲの鬼太郎 (きたろう)」は漫画からのちにアニメ化され多くの人々に愛されて続けています。
そしてその「妖怪」エネルギーは現代のサブカルチャーにも深く投影されています。
水木しげるの言葉で、私が好きな言葉があります。
「目に見えない世界を信じる」こと
私たちの社会は、より目の前しか見なくなりました、私はこの言葉を大切にしたいと考えています。
The Shan Hai Jing (山海經), considered the oldest geography book, is a compilation of ancient Chinese mythology and geography dating back to BC.
The mysterious geography book is said to have been introduced to Japan at the end of the 9th century (Heian period).
It is believed that "demons" and "mononoke" appeared in the history of Japanese painting around the 12th century (the end of the Heian period), and this idea is thought to have been based on Chinese paintings.
At that time, hand-painted scrolls were the mainstream, and the number of people who saw or knew about them was limited to aristocratic society.
In the Muromachi and Momoyama periods, as the times changed in Japan, the mysterious world of ideas from “Shan Hai Jing” attracted many painters.
Toriyama Sekien (1712-1788), a painter from the early to mid-Edo period, was also fascinated by “Shan Hai Jing”.
In 1766, he published "Zuga Hyakki Yakko (Night Parade of One Hundred Demons)" (1766), a woodblock-printed edition of the Sankai-kei.
This woodblock-printed book was an opportunity for many people to become familiar with yokai, and it could be said to be the first illustrated book on yokai.
This "Night Parade of One Hundred Demons" later became a model for painters such as Toyokuni Utagawa, Hokusai Katsushika, Kuniyoshi Utagawa, and Yoshitoshi Tsukioka, who were active in the late Edo period, and had a great influence on the inspiration of later generations.
Shigeru Mizuki (1922-2015), a manga artist and yokai researcher who has done a great job of conveying Japanese yokai to the modern world, also encountered Sankaikei and Zuiga Hyakki Yakko, and his representative work Gegege no Kitaro (Kitaro), created through his heart about yokai, was later made into a manga and later an anime and has been loved by many people. The "yokai" energy of the manga has been a source of inspiration for the works of Kitaro and his friends.
The energy of "yokai" is also deeply projected into contemporary subcultures.
There is a quote by Shigeru Mizuki that I like.
Believe in the invisible world.
Our society has become more and more blind to what is right in front of us, and I want to keep this saying in mind.
다케시 마쯔야(1969년생)는 오오사카 예술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였고, 도쿄, 오사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버려진 가구나 바닷가에서 주운 나무들을 이용한 나무조각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