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제사에 대한 논란이 많습니다.
어떤 절에서는 제사와 천도재는 불교교리에 맞지 않는다고 합니다.
초기경전인 앙굿따라니까야 자눗소니경에
제사에 관한 부처님 말씀이 있어서 경과 해설을 올립니다.
앙굿따라니까야 자눗소니 경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에 세존께서는 사왓티의 제타 숲에 있는 아나따삔띠까 수행처[기원정사]에 머물고 계셨다.
1. 그 무렵 자눗소니 바라문이 세존께 찾아갔다. 가서는 세존과 함께 환담을 나누었다. 유쾌하고 기억에 남을 이야기로 담소를 나누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자눗소니 바라문은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2. ”고따마 존자시여, 우리 바라문들은 ‘이 보시가 친지와 혈육인 조상들께 공덕이 되기를. 이 보시를 친지와 혈육인 조상들이 즐기시기를.’하고 염원하면서 보시를 하고 제사를 지냅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이 보시가 친지와 혈육인 조상들께 공덕이 되겠습니까? 이 보시를 친지와 혈육인 조상들이 즐기시겠습니까?"
“바라문이여, 적절한 곳에서는 공덕이 되지만, 적절하지 않은 곳에서는 공덕이 되지 않습니다."
3. “고따마 존자시여, 그러면 어떤 것이 적절한 곳이고 어떤 것이 적절하지 않은 곳입니까?”
“바라문이여, 여기 어떤 자는 생명을 죽이고, 주지 않은 것을 가지고, 삿된 음행을 하고, 거짓말을 하고, 이간질하는 말을 하고, 거친 말을 하고, 잡담을 하고, 간탐하고, 마음이 악의로 가득 차있고, 삿된 견해를 가집니다.
그는 몸이 무너져 죽은 뒤에 지옥에 태어납니다.
그는 거기서 지옥 중생들이 먹는 음식으로 생명을 보존하고, 그곳에 머뭅니다. 바라문이여, 이것이 적절하지 않은 곳이니 거기에 머무는 자에게는 조상을 위해 베푼 그 보시가 공덕이 되지 못합니다."
4. “바라문이여, 여기 어떤 자는 생명을 죽이고, 주지 않은 것을 가지고, 삿된 음행을 하고, 거짓말을 하고, 이간질하는 말을 하고, 거친 말을 하고, 잡담을 하고, 간탐하고, 마음이 악의로 가득 차있고, 삿된 견해를 가집니다.
그는 몸이 무너져 죽은 뒤에 축생의 모태에 태어납니다.
그는 거기서 축생계의 중생들이 먹는 음식으로 생명을 보존하고, 그곳에 머뭅니다.
바라문이여, 이것도 적절하지 않은 곳이니 축생에 머무는 자에게는 그 보시가 공덕이 되지 못합니다."
5. “바라문이여, 여기 어떤 자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삼가고,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것을 삼가고, 삿된 음행을 삼가고, 거짓말을 삼가고, 이간질하는 말을 삼가고, 거친 말을 삼가고, 잡담을 삼가고, 간탐하지 않고, 마음에 악의가 없고, 바른 견해를 가집니다.
그는 몸이 무너져 죽은 뒤에 인간으로 태어납니다.
그는 거기서 인간들이 먹는 음식으로 생명을 보존하고, 그곳에 머뭅니다.
바라문이여, 이것도 적절하지 않은 곳이니 거기에 머무는 자에게는 그 보시가 공덕이 되지 못합니다."
6. “바라문이여, 여기 어떤 자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삼가고,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것을 삼가고, 삿된 음행을 삼가고, 거짓말을 삼가고, 이간질하는 말을 삼가고, 거친 말을 삼가고, 잡담을 삼가고, 간탐하지 않고, 마음에 악의가 없고, 바른 견해를 가집니다.
그는 몸이 무너져 죽은 뒤에 신으로 태어납니다.
그는 거기서 신들이 먹는 음식으로 생명을 보존하고, 그곳에 머뭅니다.
바라문이여, 이것도 적절하지 않은 곳이니 거기에 머무는 자에게는 그 보시가 공덕이 되지 못합니다."
7. “바라문이여, 여기 어떤 자는 생명을 죽이고, 주지 않은 것을 가지고, 삿된 음행을 하고, 거짓말을 하고, 이간질하는 말을 하고, 거친 말을 하고, 잡담을 하고, 간탐하고, 마음이 악의로 가득 차있고, 삿된 견해를 가집니다.
그는 몸이 무너져 죽은 뒤에 아귀계에 태어납니다.
그는 거기서 아귀계의 중생들이 먹는 음식으로 생명을 보존하고, 그곳에 머뭅니다.
혹은 그의 친구나 동료나 친지나 혈육들이 보시를 베풀어 공급해 준 것으로 거기서 생명을 보존하고, 그곳에 머뭅니다.
바라문이여, 이것은 적절한 곳이니 아귀계에 머무는 자에게는 그 보시가 공덕이 됩니다."
8. “고따마 존자시여, 만일 그 친지와 혈육인 조상이 그곳에 태어나지 않으면 누가 그 보시를 즐깁니까?"
“바라문이여, 그곳에 태어난 다른 친지와 혈육인 조상들이 그 보시를 즐깁니다.”
9. “고따마 존자시여, 만일 그 친지와 혈육인 조상이 그곳에 태어나지 않고, 또 다른 친지와 혈육인 조상들도 그곳에 태어나지 않으면 누가 그 보시를 즐깁니까?"
“바라문이여, 이 기나긴 삶의 여정에서 친지와 혈육인 조상들이 아귀계에 없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바라문이여, 어떤 경우에도 보시자에게는 좋은 결과를 얻습니다.”
자눗소니경 해설
빨리어 pita(아버지)란 단어에서 파생된 단어가 petā(조상들)이고, 아귀 petti라는 단어도 이와 관련되어 생성된 말이다. 그러므로 아귀계의 존재들은 조상이라는 의미와 관계가 된다.
자눗소니 경(AN10.177)의 주석서에 의하면(AA.v.75), 아귀계의 존재들은 오직 남들이 준 것으로 연명하는 자들이어서 다른 사람들이 남들에게 준 것에는 다가가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들의 혈육이나 친지들이 자신에게 베풀어준 음식 외에는 다른 음식에 다가가지 못한다.
아귀계의 존재들은 아귀계 중생들이 먹는 음식으로 생명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이렇듯 인간 세상에 남아 있는 그의 부모 자식들이나 친지들이 여기서 보시[제사]를 베풀어 공급해준 것으로 생명을 보존하기도 한다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모형제나 친지들이 보시를 하여 죽은 자에게 회향하더라도 그 죽은 자가 천상이나 인간, 축생이나 지옥에 태어났다면 거기에 머무는 자들에게는 여기 인간세상에서의 보시나 제사가 공덕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여기 인간세상의 사람들이 죽은 사람을 위하여 보시하였는데 하필이면 그 죽은 사람이 지옥, 축생, 인간, 천상에 태어났다면 그 보시는 아무런 효과를 낳지 못하는 것일까?
부처님께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그 보시는 결실이 있다고 하셨다.
왜냐하면 끝없는 이 윤회의 과정에서 전생 그 어느 때인가 그의 친지와 혈육이었던 조상들 중에서 그 누군가는 이 아귀계에 태어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비록 현생에서의 부모자식이거나 친지인 중생이 다른 세상에 태어나서 그 보시나 제사의 공덕을 받지 못하더라도 전생에 친지나 혈육이었던 중생들 중에서 현재 아귀계에 태어난 중생이 그 보시나 제사로 인한 음식을 대신 받아먹을 수 있어서, 반드시 보시나 제사의 결실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간세상의 남은 자들이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보시를 하고 제사를 지내더라도 그 공덕을 회향할 수 없는 적절하지 않은 곳인 천상에 화생하거나 인간, 축생의 모태에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보시자에게는 반드시 보시공덕의 결과가 남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열 가지 악하고 해로운 법[10불선업]을 지었더라도 보시를 할 경우에는, 축생으로 태어나더라도 보다 좋고 맛있는 음식과 장신구를 걸치게 되고, 열가지 선하고 유익한 법[10선업]을 짓고 보시를 더할 경우에는 인간이나 신들로 태어나고 인간이나 신들 중에서도 더 좋은 것을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고 감촉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렇듯 보시는 어떠한 경우에도 이로움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특히 부모님의 제삿날이나 명절에, 사찰에서 가서 보시를 하거나 친지들이 모여 제사를 지낼 때에는, 혹여나 부모님이 아귀계에 태어났다면 이 보시공덕으로 생명을 보존하시고, 그렇지 않다면 아귀계에 태어난 전생의 부모친지나 벗들이었던 존재들에게 이 보시의 공덕이 회향되기를 바라는 의도를 반드시 내어야 한다.
"이 보시 공덕이 부모님께 회향되기를 ~
또한 기나긴 삶의 여정에서 저와 인연 맺은 모든 존재들에게도 회향되기를 ~"
첫댓글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제사와 보시 공덕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많은 배움의 내용을 공부하고
회향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이해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미타불
감사합니다~~🙏
흠.... 나의 부모형제가 아귀로 가는것도 원치않고. 내가 지내는 제사가 나말고 죽은분께만 공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사가 아귀에 있는 부모형제 친척만 공덕을 받을 수 있으면.. 그럼..천도재는 인간 축생 다 공덕 받는건가요..
천도재는 어디있든 공덕을 받아야 천도가 될거잖아요...
에혀..부모형제가 아귀에 있는것도 진짜 별로고..어디있는지 모르는것도 답답하고. 제사를 안 지낼 수도 없고.. 제사를 지내도 아귀에 있는 인연만 위한것이 참 우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