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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1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징역3년을 선고받은 형사 피고인이 있었죠. 한때는 의적 일지매, 임꺽정, 홍길동과 같다느니 하며 도둑질을 했을망정 세간의 동정을 받았고 대도(大盜=arrant robber)라 불렸던 조세형씨. 올해 67세 나이라 보면, 고희라는 70세까지 감방에서 지내야 겠어요. 제가 조세형씨와 잠시 알고 지낸 적이 있었어요. 물론, 대전교도소 감방에서였죠. 16년전 제가 교도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어느날. 제가 근무지를 갔더니만, 어느 재소자가 제게 하는 말. “담당님! 이 아저씨가 누군지 아세요?”하면서 사방에서 말하는 소리가 들리길레 가봤더니, 나이 어린 녀석들이 한 어른을 가리키며 말하더라구요. “이 아저씨가 조세형 이래요.” 그래 저는 “야, 너희들이나 감방에서 생활 잘하고 죄를 뉘우치면 되는 거지 이분이 조세형씨이든 아니든 무슨 상관이냐?” 말했죠. 사실, 그 시절 조세형 하면 감방에서는 대단한 유명인사였어요. 사회에서 부자들만 산다는 서울의 고급주택에 침입해 귀금속 등을 훔쳐 도둑놈 소리를 듣게된 그였지만요. ’75년에 서울 명륜동에 회사사장 집을 드라이버로 창살을 뜯고 들어가서 현금, 자기앞수표, 천연진주, 브로우치, 다이아, 오팔반지등 당시 돈으로 모두 2천6백만원어치를 훔친 것을 비롯하여 여러차례 고급주택에서만 8천3백만원어치를 훔쳤다고 하네요. 그는 검거될 때 1천만원의 예금통장을 갖고 있었으며, TV수상기 영사기 녹음기 카메라등에 고급가구를 갖추는 등 호화판 생활을 누리고 다방 여 종업원과의 교제비로 30만원을 뿌리는 등 방탕한 생활을 누리기도 했다 하구요 그러다가 어찌어찌 풀려나서는 82년엔 국회의원과 부자들 집을 10차례에 걸쳐 모두 4억원어치를 털었다네요 당시에 가짜 주민등록증을 만들어 다녔다고 하고요. 그리고 그의 특징은 모두 유명인사만 골랐고 대낮에만 털었다는 점으로 그의 대담성이 유명합니다. 그리고 그의 기행과 방탕한 생활도 유명했죠. 방탕한 생활하면서 길가의 걸인들에게는 몇십만원씩 주기도 했으며 화가 나면 가지고 있던 일이백짜리의 금시계를 하나씩 깨뜨리며 화를 삭히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가 어떤 국회의원 집에서 털었다는 물방울 다이아(5.75캐럿)는 국내에 한두개 있을까 말까하는 1억 이상 가는 고가에 진귀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조세형이 훔친 물건 중 대부분은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유는 뻔하겠죠? 부정한 방법으로 소유하게 되었을테니... 약 200여점의 귀금속을 조세형이 훔친 것을 자백했으나 서로 주인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조세형이 83년에 잡혔을때 검찰 공소장에 기재된 훔친 액수는 5억6천만이 넘었다해요. 지금도 큰돈이지만, 당시로서는 엄청난 거액이었죠. 그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구요. 결국은 15년 징역살고 출소하였어요. 조세형은 초등학교도 가보지 못했지만 스스로 고졸의 실력이 된다고 자부했는데요 실제로 그가 쓴 범행진술서를 본 법원관계자들은 보기드문 명문이라고 놀랐다는 후문입니다. 아무튼..조세형을 대도, 심지어 의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았어요. 이유는 여러 유명인사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획득했음이 분명한 여러 귀금속들을 훔쳤거든요. 그는 낮 시간에 대담하게 범행했으며 그 많은 물건을 훔치면서 단독으로만 활동했고 절대 사람을 해친 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걸인들에게는 돈도 많이 주었구요.. 그런데, 제가 우리나라 교정공무원들의 교육기관인 경기도 용인의 법무연수원에서 교육받을 때 재소자 탈주사건 사례를 한참 강의하신 교관이 있었는 데, 그 내용이 조세형 탈주사건이었습니다. 그 당시 허술한 근무자의 근무자세도 문제였지만, 교정시설에서의 탈주시도가 가능할 정도로 허름한 교도소 환경도 이해가 안 되었었지요. 물론, 제가 교정계를 떠난 후에도 신창원 사건이 있었고, 얼마 전엔 외부병원 나가서 였다지만, 이낙성 탈주사건도 일어났으니... (ㅠㅠㅠ) 그나저나 아직도 못 잡고 있는 이낙성이는 도대체 어디에 숨어있는겨...? 현상금이 자꾸 오르더라구요. 재소자 진료차 외부병원 갔다가 이낙성이가 탈주하도록 몰랐던 교도관 세사람은 “해임” 당했다는 소식이 있는 데, 어이없는 재소자(교도소에서는 흔히 도둑놈이라 불리우는...)의 탈주로 “공직 배제” 라는 중징계를 당한 직원들이 안타까워요. 저와 같은 시절 불철주야로 사동과 감방에서 고생하시던 분도 있을 텐데... (ㅠㅠㅠ) 어쨌거나 탈주범은 빨리 잡아야죠. 벌써 1달 이상 되었으니, 신창원 때처럼 어디선가 장기전으로 숨어 지내고 있을테니 조심해야 겠어요. 조세형 이야기가 이낙성으로 갔네요. 다시, 원위치! 저는 1998년에 조세형씨가 교도소를 출소하여 16세 연하인 여성과 결혼을 하고 기독교 신앙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었죠. 어느 종교방송에서는 조세형씨의 신앙 간증 이야기를 몇주 동안 시리즈로 했구요. 저도 옛 시절을 생각하며 잘 감상했었습니다. 경비업체와 경찰서에서 ‘범죄예방연구 전문위원’이니 하며, 정말로 새 사람이 된 것처럼 좋은 일을 한다 하였구요. 그런데, 제 버릇은 남 못 준다고 하더니, 2000년 11월 신앙 간증을 하러 일본을 방문했다가 대낮에 도쿄의 한 주택가에 들어가 금품을 털고, 당시 일본 경찰이 쏜 총에 맞기까지 하며 붙잡혀 깜짝 놀라게 했었죠. 이것은 나라망신이라고 해야겠는 데... (ㅠㅠㅠ) 일본 감방에서 형기를 마치고 돌아와서 얼마 안 된, 지난 3월 24일 저녁에 서울 마포구 서교동 치과의사 3층 단독주택에 몰래 들어가 손목시계 6개 등 165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체포되었는 데, 경찰 조사과정에서도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 노숙자 행세를 했었다해요. “대도”가 “좀도둑”이 된 셈이죠. 이달 11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니, 그후 항소를 했나는 몰라도 나이 70이 다가오는 노인네가 한 평생을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슬픕니다. 어느 임상심리학자 말씀으로는 “조씨에게 ‘절도’라는 것은 뿌리깊게 박혀있는 오래된 습관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태에서는 경제적 여유를 떠나서 자신이 아무리 안 하려고 해도 어느 순간 갑자기 재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니, 우리 옛 속담에 “세살 버릇 여든 까지 간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이 맞는가 봐요. “개과천선(改過遷善)”이 그래서 힘든 걸 겁니다. 우리가 믿는 십계명에서도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말라고 했으니, 도둑놈이 된다는 건 큰 죄악의 하나이겠죠. 누구든지 사람으로 세상에 태어나서 한 평생을 살아가는 데, 어쩔 수 없거나 사소한 잘못으로 또는 과실로 저지르는 작은 죄는 지을 수 있겠지만, 고의나 악의적으로 행하는 죄악은 하늘도 용서하기 힘들 거여요. 제가 2년3개월이란 짧은 기간 동안 대전교도소 보안과 소속 교도관으로 근무를 했었지만, 감방에서 사시사철 불철주야로 재소자 구금확보와 교정교화를 위해 애쓴 경험자로 감히 말씀 드린다면, 남의 눈에서 눈물나게 하면 자기 눈에선 피눈물 날 일 생기고, 완전범죄가 이 세상엔 없고, 사람이 죄값을 판단하지 않더라도 하느님은 언제든 죄값을 치르게 하신다는 겁니다. 언젠가 강도살인으로 구속된 재소자의 처가 강도살인을 당한 이야기도 했었는 데... “인과응보, 피장파장 이라해야 할 지...?” 물론, 아무리 큰 죄인이라도 하느님은 스스로 회개하길 원하시죠. 저 역시 너무도 부족한 게 많은 미약한 존재이지요. 짝지 얘기로는 돈만 벌어올 줄 알지, 낮이고 밤이고 제대로 할 줄 아는 일이 하나도 없데요. (우앙~!!! 헤헤헤) 그러니까, 항상 조심하며 제가 믿는 주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해야죠. 오늘은 온통 교도소이야기였네요. 그동안 감방이야기가 너무 없었다고 투정(?)하는 분이 있었어요. 오늘 글을 마치며, 탈주하여 숨어살고 있는 이낙성이 이제라도 자수하여 정당한 죄값을 치루고 올바르게 세상을 살아주길 바랍니다. 이낙성의 나이가 40대 초반이라니 아직 한창 때인데... 오늘은 5월20일, 우리 월급장이들에겐 즐겁다는 월급날이죠. 저야 명세서만 받아볼 뿐, 월급통장을 짝지가 관리하니... (쩝!) 그래도 좋아요. 님들도 행복한 오늘과 주말 주일 되시구요. 월요일(23일)에는 기쁘고 좋은 소식으로 뵙기를 원합니다. 화이팅!!! |
첫댓글 재미있는글 감사 드립니다. 이낙성이도 빨리 잡혀야 할텐데... 용화사랑님! 행복한날 되세요
제 칭구 남푠분드 교도관인데.....조세형씨가 그랬군요.....내가 업슴 굶는한이 있드래두 남의물건 욕심내면 안되겠지요...이낙성인가 하는분 아직두예요? 세상에..그사람 노치구 해임되신 교도관님은 어떠실까.....어여 자수하길 .....죄를 지었으면 죄값을 받아야 되는게 도리 아닐지......잘읽구 가염~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도가 한 말이 생각나네요...이세상에서 많은 것을 훔쳤지만 가장 소중한 자기를 도둑 당앴다는 말이요...자기를 도둑맞고 그저 재물이나 명예만 훔치던 도둑치고는 큰 깨달음을 한듯하여 쓴 웃음이 지어집니다.혹여 중요한 것을 도둑 맞지는 않으셧는지요..잊고 사는 모든것에 세심한 주의를 ...
조세형~~`ㅎㅎ 대단한인물이죠 연구대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