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서울문화재단 유망예술지원 New Stage 선정작 김풍년 작 연출의 구멍을 살펴라
공연명 구멍을 살펴라
공연단체 서울문화재단
작 연출 김풍년
공연기간 2019년 7월 5일~14일
공연장소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관람일시 7월 12일 오후 8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2019 서울문화재단 유망예술지원 New Stage 선정작, 김풍년 작 연출의 <구멍을 살펴라>를 관람했다.
김풍년은 극단 미추단원으로 2018. <이상할 것 없는 나라의 안이수>, 야무실, 2017. <앉은뱅이>_아트시어터 문, 2016. <에너자이저>_복합문화공간 두잉에 출연한 후 극단 작당모의를 만들어 <숨통(Breath)> 대본을 쓰고 연출했다.
무대는 수영장 풀처럼 형성되었다. 1m 50cm 높이의 수영장과 삼면 벽에 물 대신 물이 가득 들어있는 그림을 홍색과 청색 선으로 그려넣고, 정면 오른쪽에 수영장을 오르내리는 수직의 철 사다리가 있고, 상수 쪽 벽 상단에 텔레비전 모니터를 설치하고, 하단에는 물이 빠지는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 놓았다. 삼면 벽 가까이에 벤치 형태의 조형물을 여기 저기 배치하고, 수영장 외곽에 계단을 만들어 안으로 넘나들 수 있게 했다. 장면변화에 따라 출연자들이 의자를 들여다 배치하고, 아나운서, 풍물패, 무용단, 각종 동물의 형태 등을 연기로 표현한다.
인터넷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청소년들을 서로 연결시키고 그들에게 새로운 의미의 정치적 자아를 불어넣어 줌으로써 이들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연극 <구멍을 살펴라>에서의 구멍은 인터넷과 텔레비전 그리고 휴대전화의 화면을 의미한다.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의 문제는 미디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이다. 텔레비전과 컴퓨터라는 미디어는 정신력을 약화시키고 상상력을 파괴시키는 해로운 기제이기도 하지만 반면에 디지털 미디어는 틀에 잡힌 통제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고 이로부터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부여해 주는 긍정적인 기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디지털 뉴미디어 시대에는 전파매체를 통한 기술이 우리의 사회적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우리의 정신적 기능을 변화시키며 우리의 지식과 문화에 대한 기본 개념을 바꾸어 놓음으로써 정체성에서 탈출시킨다는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지만, 진정한 문화와 예술의 발전이나 창의력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특히 공연예술분야에서 전파매체에 자리를 잡고 있는 개그콘서트 관련 연기나 연출이 기존의 코메디의 자리를 대체함으로써 개그를 코메디로 잘못 이해하게 되는 현시점에 이르러, 국공립극단에서까지 정통희극작품이 개그 콘서트처럼 연출되는 현실과 그런 류의 공연작품이 각종 연극 상을 수상을 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기도 한다. 한 술 더 떠 최근 어느 방송에 출연한 연극영화과 여 교수는 개그 코메디가 우리나라 공연예술의 발전을 이끌어 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 발언에 충격을 받기도 했다.
<구멍을 살펴라>에서는 여성 아나운서가 북한 방송의 나이든 여성아나운서처럼 해설을 하는 장면에서 연극이 시작되고, 방송매체 각종 프로그램 중간 중간에 방송되는 상품광고처럼 출연자들이 애니메이션이나 개그 콘서트에 출연하듯 연기를 펼치고, 현재 각종 디지털 매체에 밀려 독서풍토가 사라지고 있듯이 기존의 문학인인 소설가나 희곡작가는 장광설을 늘어놓는 것으로 묘사가 된다. 하지만 작가 이름을 장광설이라는 성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설정하고 연극을 이끌어 간다. 가수 윤시내가 부른 열애를 열창하는가 하면, 인천 문학경기장의 운동경기를 중개하지만, 문학경기장이 야구전용경기장인 것을 모르는 듯 축구경기를 하는 것으로 연출된다. 그리고 현재 우리 사회의 각종 문제꺼리를 단편적으로 제시 묘사하면서 출연자들은 수영장을 넘나들며 연기를 계속하고, 대단원에서 풍물패의 상모놀이를 끝으로 바닥에 수많은 사각의 붉은색 용지를 떨어뜨린 후 청소부가 등장해 대나무 비로 청소를 하는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유은숙, 권정훈, 김용희, 박은경 둥 출연자 전원의 열과 성을 다한 연기력과 북한 방송 또는 개그콘서트에 방불한 호연과 열연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무대 신승렬, 조명 정유석, 음악 옴브레, 의상 이수원, 분장 장경숙, 안무 금배섭, 사진 영상 박태준, 공간 야무실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2019 서울문화재단 유망예술지원 New Stage 선정작, 김풍년 작 연출의 <구멍을 살펴라>를 서울문화재단 운영진 문화수준에 걸 맞는 성공작으로 창출시켰다.
7월 12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