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께 몰려와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들으려고 하고, 예수님께 병 고침을 받고자 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게네사렛 호숫가에 가셔서 호숫가에 있는 배 두 척 중 한 배에 오르셔서 사람들을 가르치십니다(1절~3절). 게네사렛(Γεννησαρέτ, Gennesaret)은 갈릴리 호수의 북서쪽에 위치한 비옥한 평야를 말합니다. 구약성경에서는 히브리어로 긴네렛(כִּנֶּ֖רֶת, Chinnereth, 민 34:11) 혹은 긴네롯(כִּנְּרוֹת, Chinneroth)이라고 불렀습니다. 갈릴리 호수는 게네사렛과 접하고 있어서 게네사렛 호수라고 불리기도 하고, 디베랴(Tiberias)와도 접하고 있어서 디베랴 호수라고도 불립니다.
게네사렛 호숫가에 있던 배 두 척은 아마도 베드로와 안드레, 그리고 야고보와 요한의 배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밤에 물고기를 잡고, 아침에는 부둣가로 와서 그물을 씻고 정리하는데, 어부들이 배에서 나와서 그물을 씻고 있었다는 2절의 기록을 보면, 이미 물고기 잡는 일을 마치고 뒷정리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어부들의 배 중 한 척에 오르셔서 사람들을 가르치시던 예수님은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베드로)에게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라고 말씀하십니다(4절). 이미 물고기를 잡아야 하는 시간은 지났고, 그물을 씻고 있는 중이니 이미 마무리를 하고 있었던 중인 시몬으로서는 다소 황당한 말씀이라고 여겨졌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더구나 어부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어부인 시몬에게 호수나 바다도 없는 나사렛의 목수 출신인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기에 타당성이 없어 보이는 말씀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몬은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라고 말하며 다시 배를 띄워 물고기를 잡기 위해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립니다(5절, 6절). 밤새도록 수고하였지만 물고기를 잡지 못했다는 말을 하는 것은 베테랑 어부로서의 자존심을 얼핏 내비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대로 하는 것은 사실 좀 맞지 않는 것이라는 의미도 내포되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배 위에서 가르치시는 말씀을 듣다 보니 예수님의 말씀에 권위가 있음을 느끼고 무조건 그 말씀대로 순종하겠다는 결단의 고백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종종 우리에게 이치(理致)에 맞지 않는 요구를 하시더라도, 예수 그리스도는 창조주 하나님이시기에 그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 모든 상황을 관장하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시며, 우리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입니다.
시몬(베드로)이 예수님의 말씀대로 순종한 결과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6절) 물고기가 심히 많이 잡혔습니다. 다른 배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또 다른 배도 와서 물고기를 실었지만, 그 두 배가 잠기게 될 정도로 물고기를 많이 잡았습니다(7절). 이 정도로 물고기가 많이 잡힌 것은 아마 평생 어부로 살았던 베드로(시몬)나 안드레, 그리고 요한과 야고보도 쉽게 볼 수 없는 충격적인 결과였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창조주 하나님이시며, 하나님의 아들과 메시아(그리스도)이심을 이러한 상황을 통해서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에게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접한 베드로는 예수님의 무릎 아래 엎드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라고 고백합니다(8절). 처음에는 예수님을 향해 선생님이라고 불렀던 베드로는(5절) 이제 예수님을 향해 주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8절). 예수님에게서 창조주 하나님을 뵌 것입니다. 범접(犯接)하기 어려운 영광의 주님, 그리스도를 뵈었기에 자신의 초라하고 부족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고, 감히 거룩하신 주님과 함께 있을 수 없었다는 마음에서 자신을 떠나달라고 고백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바라보는 사람들과 시몬의 동업자인 야고보와 요한도 보고 놀랐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를 향해 “무서워하지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라고 말씀하시며(10절) 이들을 부르십니다. 그리고 그들(베드로와 안드레, 야고보와 요한)은 배들을 육지에 대고 모든 것을 버려 두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11절). 물고기가 그렇게 많이 잡혔지만, 주님은 이들을 통해 물고기가 아니라 영혼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받도록 하는 사역으로 부르신 것입니다. 그 많은 물고기들을 잡았지만, 자기들의 생업(生業)의 도구인 배들과 잡힌 수많은 물고기를 그대로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랐다는 것은 이들에게 그 무엇보다도 주님을 따르는 일이 귀중하다는 것을 느끼고 결단하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주님의 말씀을 온전히 신뢰하며 그대로 순종하는 자를 택하셔서 하나님의 일을 행하십니다. 똑똑한 사람, 재능 있는 사람, 많이 배운 사람,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사람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에 그대로 순종하는 자를 통해서 주님의 일을 이뤄가십니다. 내가, 우리가 그러한 자로 주님께 쓰임 받는 주님의 종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