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명렁이다. 내일 오후 4시에 부 용산 미륵바위 아래로 오라.☆ 문기수가 펼쳐든 종이쪽지에 적힌 내용 이었다. 처음 순간 염상진의 명렁 하달일 것이라고 판단했던 직감은 종이 쪽지 위 의 별로서 현실이 되었다.」
부용산 용연사를 찾아올라갔다. 미륵바 위가 용연사 밑에 있는 줄 생각하고 한 참을 여기저기 살펴보았으나 볼 수 없었 다.절에 다니러 올라오는 할머니 두 분에 게 물어보고 등산을 올라오는 할아버지 에게 물어보아도 못들어 보았다고 했다. 절에 올라가 스님과 한 30분 어색하게 있다가 말이 트여 한나절을 공부하게 되 었다. 금강경, 화엄경, 능엄경 등 얘기를 하다가 내려가 법화경을 사 읽어야겠다 고 생각했다. 스님이 차려준 점심 공양을 하고 나는 돌 아갈 시간이 급해져 총총히 내려왔다. 다음 날 또 용연사를 올라가다 옆길로 새 게 되어 부용산 체육공원 쪽으로 돌아 부 용산 오리길을 걷게 되었다. 이태가 지은 남부군, 태백산맥에 니오는 빨치산의 노래가 된 박기동 시인의 「부 용산」시비를 만났고, 고향으로 돌아온 민족음악가 채동선의 묘소를 지나게 되 었다. 마음이 착찹해져 곡을 알지 못하면 서 도 혼자 노래도 아니고 낭송도 아니게 부용산 시를 읊었다. 저녁에 책을 다시보 니 미륵바위는 용연사 아래기 아니라 뒷 쪽이었다. 다음에 꼭 찾아봐야겠다. 대신 용연사 극락전에서 내려다보이는 벌교 읍내와 중도방죽, 그리고 바다로 나가는 긴 갯고랑을 사진에 담았다. 멀리 새로 난 목포순천간 고속도로가 사진속에 보 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