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25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남북통일 기원 미사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8,19ㄴ-2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9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20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21 그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22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금강산 맑은 물은 동해로 흐르고
설악산 맑은 물도 동해가는데
우리네 마음들은 어디로 가는가
언제쯤 우리는 하나가 될까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홀로 아리랑' 가사 중 일부)
오늘은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는 날이다. 올해는 6.25 전쟁으로 한민족이 처절한 참상을 겪은지 73주년이 되는 해다.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 남북의 평화 공존을 위한 이 기도가 절실한 때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이 말씀은 세상 구원의 방주인 교회의 기도를 의미한다. 교회가 '마음을 모아 청하면' 주님께서 꼭 이루어 주신다는 약속이다. '마음을 모아' 청해야 한다. 곧 남북의 평화 공존을 위한 모두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 청해야 한다. 그리고 이 말씀은 멸망 위기에 처한 소돔과 고모라를 위한 아브라함의 간절한 기도를 생각하게 한다. 소돔과 고모라에는 의인 열 명이 없어 멸망했다. 사실 오늘날 세상도 소돔과 고모라 못지않게 악취를 풍기고 있다. 그러나 이 세상이 멸망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은 바로 이 교회, 의인들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인정하는 이 의인은 '바리사이와 세리의 기도 비유'(루카 18,9-14)에서,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는 바리사이가 아니라,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하면서 하느님께 자비를 청하는 세리다. 이 의인은 원수같은 형제를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하는 형제다.' 이 의인들은 그리스도의 평화의 복음이 온 세상에 널리 선포되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이다.
교회, 이 의인들이 '마음을 모아' 남북의 평화 공존을 위해 청할 때,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는 꼭 이루어진다. '마음을 모아'란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예수님께서 가난하고 병든 이들에게 치유기적들을 일으키실 때 보여주신 그 간절함, 가난하고 고통 중에 있는 이들에 대한 그 연민의 마음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임시정부 수반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이 백범일지 '나의 소원'에서 보여주었던 우리 민족을 위한 간절함과 열정이 우리 모두에게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설악산 금강산 동해바다 자연은 변함없이 너무나 아름다운데, 마음은 여러가지로 혼란스럽다.
왜 한 가족들이 남과 북에 갈라져 서로 만나지도 못하고 애타게 그리워하며 살아야 할까?
남과 북이 같은 말을 하고 한 민족 한 핏줄인데, 왜 '철조망에 가로막혀 못가는 신세'가 되었나?
왜 북에는 아직 보릿고개를 넘기지못하고 여전히 굶주린 인민들이 넘쳐나고 있는가?
왜 남쪽에는 보릿고개는 넘겼지만 격심한 빈부격차로 계층간 갈등, 윤리적 타락, 거짓과 폭력 등 영화 '기생충' '괴물' .설국열차'가 제기하는 온갖 사회문제들과 정치적 경제적 혼란을 겪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