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7. 7. 26. 금요일.
아침부터 안전 안내문자가 날아왔다.
높은 습도 때문에 최고 체감 온도가 33°에 이른단다.
그래서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폭염 안전수칙을 준수하란다.
물 많이 마시고, 그늘에서 활동하고, 바람 쐬며 휴식.
그렇게 건강 관리하란다.
못할 것도 없다.
근데, 백수의 일상이 이래도 되나?
아침 산책 마치고 밥 먹고, 책 몇 줄 읽다가 또 밥 먹고,
졸리면 한숨 자고. 그러다 생각나면 바람 쐬러 도서관에 가고,
책 몇 장 뒤지다 와서 또 밥 먹고,
놀다 잠자리에 들고······루틴으로 고착된 일상이
마치, 입체감 없이 그려놓은 그림 같다.
너무 밋밋하고 재미가 없다.
나만 그런가?
그래도 어제는 좀 특별한 날이었다.
오전에는 소나기를 뚫고 부산 국회도서관엘 갔었다.
간 김에 수필집이나 한 권 대출받아 오려고 서가를 탐색하는데
수많은 책 중에서 낯익은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아래 사진)
『갈모봉 산들바람』······박인목 친구가 쓴 책이다.
집에도 있는 책이라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도서관에서 만날 줄이야!
객지에서 고향 친구를 만난 듯 어찌나 반갑던지.
오랫동안 눈길을 떼지 못했다.
그뿐이 아니다.
오후에는, 마침 중복이라 복달임으로 차려준 삼계탕 한 그릇에다
소주까지 1병 준비해 놓고 OGK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봤다.
작년에 초대받고 가서 견학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고글 렌즈 위로 지게차가 지나가도 끄떡없고, (아래 사진)
3층 옥상에서 던져도 깨어지지 않으니,
옆에서 마누라는 “엄마야, 엄마야!”
감탄사를 연발하고······
기왕 소개하는 김에 박 회장님 얼굴도 나오고,
회사도, 생산품도 좀 더 길게 소개했으면 싶어 아쉬웠지만,
SBS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을 테니,
이해하는 수밖에.
어쨌거나,
어제는 두 가지 일만으로도 밋밋하고 무료하기는커녕,
모처럼 재미난 하루였다.
근데 오늘은?
오후 1시가 넘었건만, 별 볼 일이 없다.
우짜모 좋노.
- 끝 -
제법 덥습니다. 폭염이 맞네요.
건강한 주말 보냅시다.
안녕!
첫댓글 삼복더위에 독서라...
친구는 확실한 피서를 하고 있구마는.
나는 운동도(?) 오전 11 시경에 끝내고 집에 와서 한 바가지 덮어 쓰고,
낮잠 한잠 때리고...신선놀음이 별거 있나. 이렇게 살아간다오.
우리 회사 화장실에 붙여놓은 글에
"살아온 날은 행복이고
살아갈 날은 축복이다"
뭐 이렇게 쓰여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복에 겨운 것이지요.
진흙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옛말 그른 거 없지요.
멍 때리는 것도 좋은 겁니다.
명상도 좋다고 하는데 멍청하게 가만히 있는 것도 별 건강에 해롭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할 일 없으면 멍 때리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