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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廣場] 트럼프의 귀환, 제2의 거룩한 동맹을 기대한다
자유일보
김완규
1981년 3월 30일 레이건 미 대통령이 정신이상자 존 힝클리의 총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레이건은 조지 워싱턴대 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뒤 대수술 끝에 살아났다. 1981년 5월 13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터키인 메흐메트 알리 아그자에 의해 피격됐다. 교황은 즉시 병원으로 이송되어 6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목숨을 건졌다.
이러한 암살시도가 있은 후 레이건은 1982년 6월 7일 로마 교황청을 최초 방문해 교황과 첫 만남을 가졌다. 이 회담에서 레이건과 교황은 모두 암살시도에서 살아났다는 점에서 "하느님이 특별한 목적을 위해 우리를 살려주셨으며 정의가 하느님의 계획에 의해 궁극적으로 승리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 특별한 목적은 하느님을 부인하는 공산주의 국가 소련을 분쇄하고 철의 장막 안 사람들을 해방시키는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의기투합한 레이건과 교황은 공산제국 해체를 위한 비밀활동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이후 두 사람은 15회에 걸친 비밀회동을 통해 소련 붕괴 공작을 합동 추진해 나갔다.
처음 레이건이 참모들에게 교황과의 소련 붕괴 정책을 밝히자 헤이그 국무장관, 밸브리지 상무장관, 베이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은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레이건은 참모들의 부정적 태도에도 불구, 자신의 정책을 강력 추진해 나갔다.
CIA는 소련 경제를 붕괴시키고 소련과 소련의 위성국가들인 바르샤바 조약국 내 개혁이 일어나도록 하기 위한 5개 전략을 수립, 추진했다. 5개 전략은 첫째, 전략방위구상(SDI)으로 소련과의 군비경쟁을 일으켜 소련의 경제력을 소진시키는 것, 둘째, 폴란드·헝가리·체코 내 개혁운동을 고무시키기 위한 비밀공작 전개, 셋째, 바르샤바조약국들에게 인권보호와 정치 및 자유시장 개혁 의지를 북돋아주기 위한 재정적 지원, 넷째, 소련 경제를 고립시키고 일본과 서방 기술의 소련 유입을 차단하며 소련 화폐가 국제기축 통화로 되는 것을 차단, 마지막으로 라디오 자유·미국의 소리·라디오 자유유럽 등 언론매체들을 통해 동유럽인들에게 자유세계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등이었다.
레이건은 공작활동을 교황에게 보고하라 지시했고 월터 CIA차장이 정기적으로 보고했다. 교황은 보고를 받은 후 수시로 자신의 생각과 뜻을 편지나 구두로 레이건에 전달했다. 또한 교황은 가톨릭 교회 채널을 통해 미국의 지원이 바르샤바 조약국과 소련 국민들에게 직접 전달되도록 하는 등 CIA 공작활동을 지원했다.
CIA 직원과 정부 관리들은 레이건의 열정과 단호한 의지에 감탄해 그를 전폭 지지하게 됐다. 케이시 CIA 국장과 헤이그 국무장관 등은 미국과 바티칸의 관계를 교회와 미국이 단합한 ‘거룩한 동맹’(A Holy Alliance)이라고 이름지었다.
거룩한 동맹의 소련 공산제국 붕괴 공작은 1990년 11월 15일 폴란드에서 첫 자유선거 실시로 바웬사가 대통령으로 당선됨으로써 가시화됐다. 이는 동유럽에 공산정권 붕괴의 도미노 현상을 일으켰다. 마침내 1991년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 26일 미국과의 경쟁에서 체제의 한계로 힘이 부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소련 해체라는 결단을 내림으로써 소련이 붕괴되는 역사의 대변혁을 가져왔다.
제 2의 레이건이 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트럼프는 2024년 7월 13일 암살시도에서 살아나자 "하느님께서 나에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라는 더 큰 사명을 주셨다"고 외쳤다. 내년 1월 21일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면 교회와 미국의 제2의 거룩한 동맹이 결성되어 중·러·이란·북한이라는 ‘새로운 악의 축’이 붕괴되는 역사의 대변혁이 또 다시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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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규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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