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5월인데 벌써 덥다. 공방 앞은 항상 차가 많다. 근처에 주차할 곳이 없으면 김민정 씨 걸음으로 5분 정도 걸어야 한다. 오늘은 근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5분쯤 걸었다. 차를 타고 오는 동안은 괜찮아 보였는데, 점점 말수가 줄더니 표정이 없어졌다.
쿠키는 거품기로 버터를 크림화 한 후 가루를 섞어 만든다. 버터를 반복해서 저어야 하기 때문에 오늘 수업은 꽤 힘이 들어간다. 버터가 하얗게 질릴수록 김민정 씨의 얼굴에선 웃음이 사라진다.
“민정 씨, 힘들어요?”
선생님이 먼저 눈치 채고 물으셨다. 김민정 씨는 “응.” 하고 답했다.
“점점 표정이 안 좋아지네. 아! 저번에는 왜 그랬어요?”
“….”
지난번에 수업 미룬 날을 말씀하시는 듯하다.
“아, 그때 기분이 좀 안 좋았던 것 같아요. 아침부터 엄청 짜증을 내더라고요. 그런 날이 가끔 있어요.”
“아, 처음 듣네요. 누구나 그런 날이 있죠. 아픈 건 아니었고요?”
“예.”
선생님의 질문에 분위기가 조금 풀어졌다. 그래도 표정은 없다.
“오늘은 진짜 하기 싫은가 봐요.”
“….”
“김민정 씨, 하기 싫으면 집에 갈까요?”
“아냐!”
하기 싫은 건 아닌 것 같은데 표정은 어둡다. 그냥 거품기를 젓는 게 힘든가 보다. 선생님과 직원이 번갈아 가며 김민정 씨를 도와 재료 섞는 것을 끝냈다.
그래도 표정이 좋지 않다가 초코칩과 코코아 가루가 나타났다.
“우와!”
“이제 좀 돌아왔네. 민정 씨, 진짜 초코를 좋아하나 봐요.”
“히히.”
김민정 씨는 자주 웃고, 많이 웃지만, 그만큼 언짢은 듯한 표정을 지을 때도 많다. 감정 표현에 아주 솔직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니 좋아하는 빵을 만들 때는 늘 웃고 있었다. 혹은 “우와!”라고 하거나.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표정도 없고, 대답도 없고, 말도 없었다. 그런 모습을 처음 본 선생님은 김민정 씨가 불편해 보였는지 계속 표정을 살피신 듯하다. 지난 수업하는 날 짜증나서 수업도 미뤘지, 오늘은 표정도 안 좋으니 걱정하셨던 것 같다. 수업하는 동안에는 몰랐는데, 수업 끝나고 보니 종종 “민정 씨, 기분이 안 좋은가?”라는 말씀을 하셨던 게 생각났다.
이제 다소니공방에 온 지 1년, 아직도 새롭게 알아갈 모습들이 있다. 선생님은 걱정되셨겠지만, 이런 김민정 씨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셨을 것이다. 또 이런 날이 있으면 김민정 씨는 원래 감정 표현에 솔직한 사람이라고 말씀드려야겠다.
2026년 4월 24일 금요일, 구주영
다소니공방에 온 지 1년. 1년이나 되었다니 김민정 씨도 공방 활동이 늘 즐겁지만은 않은 게 당연하다 싶어요. 우리도 일하다 보면, 하나의 일을 해내는 데 수많은 과정이 있고, 그 가운데 어떤 것은 참 싫지만 참고 견뎌야 하는 것도 있잖아요. 김민정 씨가 빵 만드는 과정도 비슷하지 않을까 짐작합니다. 재료를 준비하는 고된 과정들,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 건 그래야 이후에 달콤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기에 그럴 수 있는 것 같고요. 구주영 선생님과 구직 활동하고, 빵집 투어 하고, 또 빵을 취미로 직접 만들면서 빵 만드는 일에 대한 애정이 김민정 씨에게 더욱 깊어진 듯 합니다. 신은혜
뭐가 불편했을까요? 민정 씨가 좋아하는 빵을 만드는데 말입니다. 민정 씨 표정, 기분 살펴 수업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김민정 씨 표정과 기분을 살피며 응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월평
첫댓글 김민정 씨와 공방 선생님과 서로 알아가는 과정인 듯 합니다. 공방 선생님, 김민정 씨의 표정으로 감정을 잘 헤아려줘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