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에 도착하니 선생님께서 무언가 열심히 만들고 계셨다. 나중에 완성품을 보니 뜨개질로 만든 텀블러 가방이었다. 알고리즘에 뜬 동영상으로 봤었는데, 이걸 실제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이게 요즘 유행이래요.”
선생님께서 토마토 모양으로 뜬 가방을 보여주며 말씀하셨다. 유튜브에서 봤다고 말씀드리자 선물이라며 직원에게 주셨다.
“선생님, 선물이에요. 텀블러 크기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이 컵 정도 들어갈 거예요.”
김민정 씨 덕분이지만, 그래도 매일 같이 차를 얻어먹는 것이 감사해서 음료를 사갔는데, 그 컵을 보며 말씀하셨다. 힘들게 만든 건데 판매하시라고 말씀드렸지만, 금방 또 만든다며 결국은 선물로 주셨다. 김민정 씨가 토마토 모양으로 만들어지는 가방을 보더니, 손으로 가방을 가리키며 “예? 예?” 한다. 아마 텀블러 가방을 만들고 싶다는 뜻인 것 같다.
“네? 이거(텀블러 가방) 만들고 싶다고요?”
“예!”
“그럼 빨간 가방은요?”
선생님께서 준비해 둔 가방을 보며 물었는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오늘은 꼭 텀블러 가방을 만들고 싶나 보다. 선생님도 옆에서 “민정 씨가 이거 만들고 싶으면 가방은 다음 달에 완성해도 돼요.” 하셨다.
“그런데 김민정 씨, 큰 문제가 있어요.”
“….”
“김민정 씨는 텀블러가 없잖아요?”
직원의 말에 선생님께서 웃으셨다. 진지하게 얘기했는데 그 말이 웃겼나 보다. 선생님이 웃으시니까 직원도 뒤늦게 웃음이 터졌고, 김민정 씨도 웃었다.
“텀블러 가방 만들고 다이소 가서 하나 사요. 우리 애들도 다 다이소 물병 들고 다녀요.”
“예, 예.”
선생님 말씀에 김민정 씨가 좋다는 듯 크게 대답했다. 그래서 오늘 결국 빨간 가방 대신 텀블러 가방을 만들기로 했다. 토마토와 귤 중 귤을 만들겠다고 해서 실 색깔은 주황색이다. 어려워 보였는데, 선생님이 의외로 기법 자체는 어렵지 않다고 하셨다.
또 새로운 것을 만들어서 그런지 김민정 씨의 왼손을 갈 곳을 잃었다. 실을 잡고 있는 선생님 손가락을 꼭 잡고 있다. 텀블러 가방은 사슬뜨기를 그물처럼 엮어 만든다. 고리 안에 바늘을 넣고, 실을 한 바퀴 감고, 다시 빼내면 끝이다. 처음에는 어찌할 줄 모르던 김민정 씨 손이 선생님의 손을 따라 바쁘게 움직인다. 한 시간 정도 손을 움직여 텀블러 가방을 완성했다. 김민정 씨는 귤 모양이 썩 마음에 드는지 손에서 놓지 못했다.
돌아오는 길, 선생님 말씀대로 텀블러를 샀다. 물도 없는 텀블러를 마시는 시늉을 하며 “우와!”를 반복했다. 새 가방도 생기고, 텀블러도 생겼다. 가끔 옆길로 새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덕분에 새 것이 둘이나 생겼으니까.
2026년 4월 1일 수요일, 구주영
이게 취미 활동하는 재미죠. 사진 속 김민정 씨 표정이 정말 만족스러워 보입니다. 하하. 신은혜
사진 속 손들이 이제 익숙해 졌네요. 만들고 싶은 것 수업으로 변경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융통성 있는 공방 선생님. 신아름
김민정 씨 뜻을 알아보고 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