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수요일, 공방 앞에 차를 세웠다. 비가 많이 와서 김민정 씨 내리는 것을 살피려 우산을 들고 내렸는데, 조수석에 이미 누군가 서 있다. 원장님이었다.
“민정 씨, 왔어요? 비가 와서 우산 씌워 드리려고 나왔어요.”
“아, 선생님 안녕하세요?”
“네. 민정 씨, 선생님 주차하고 오는 동안 같이 들어가 있어요.”
선생님 덕분에 김민정 씨는 공방으로 바로 들어갔고, 직원은 주차 후 공방으로 다시 갔다. 김민정 씨가 직원이 오는 골목길을 보며 웃고 있었다. 가까이 갈수록 웃음소리가 커진다. 직원이 오는 것을 확인하더니, 비가 와서 가방에 잘 넣어두었던 선물을 꺼내 선생님께 불쑥 내민다.
“이게 뭐예요?”
“응. (어)피(커피).”
“스승의 날 선물이에요.”
“어머, 감동이다. 민정 씨 이거 풀어 봐도 돼요?”
“예, 예!”
손으로 권하듯 손바닥을 펴서 내민다. 어서 풀어 보라는 뜻인 것 같다.
“아이고, 커피.”
“이번에는 선물로 커피를 하고 싶다고 해서 준비했어요. 날도 더워지기도 했고….”
“아, 민정 씨 고마워요. 아, 감동이다. 어머, 이건 뭐야?”
김민정 씨가 쓴 카드를 열어 보시더니 깜짝 놀라셨다.
“아, 그건 카드요. 김민정 씨랑 같이 썼어요.”
직원의 말에 선생님이 “아….” 하며 탄식하셨다. 눈가에 눈물이 조금 고인 것도 같았다.
“아, 민정 씨. 진짜 요즘 제가 T 모드였는데, 민정 씨 덕분에 F 찾았어요. 와, 이거 사진 찍어도 돼요?”
“예, 예! 흐흐.”
“고마워요. 다음에 올 때는 얼음 얼려놓을게요. 같이 먹어요.”
“예! 흐흐.”
선생님은 김민정 씨의 선물을 바라보고 있고, 김민정 씨도 같이 선물을 보고 있다. 한참 선물을 보다가 선생님의 고백이 이어졌다. 사실 커피를 줄이고 계신다고 했다. 특히 차가운 것은 선생님 몸에 좋지 않아 잘 드시지 않는다고도 했다. 정보가 없었던 터라 선생님께 좋은 선물을 하지는 못한 것 같다. “아이고, 어떡해요.”라는 직원의 말에 피곤할 때는 꼭 찾게 되니까 괜찮다고 하셨다. 김민정 씨와 나눠 먹으면 된다고.
마음에 차지 않는 선물일 텐데, 김민정 씨와 나눠 먹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감사했다. 다음에는 꼭 기억했다가 차가운 것, 커피는 피해서 선물해야겠다.
2026년 5월 20일 수요일, 구주영
가방에 고이 넣어둔 선물을 공방 원장님 보자마자 불쑥 꺼냈다고요. 누구에게 드릴 선물인지 김민정 씨가 잘 알고 있고, 또 주는 기쁨 역시 김민정 씨가 잘 알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이렇듯 주고 받는 관계가 될 수 있게, 주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그렇게 김민정 씨가 삶을 살아가니 참 감사합니다. 신은혜
비온다고 민정 씨를 밖에서 기다려 주시고, 선물에 이렇게 기뻐해 주시고, 고맙습니다. 신아름
일지 읽으며 애써 눈물을 참다가 결국은…. 김민정 씨가 공방 다니며 뜨개질하고, 선생님에게 편지와 선물 준비해서 감사 인사하며 살게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자기 삶을 산다, 사람들과 어울려 산다, 약자와 더불어 산다.' 함은 이런 풍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월평
첫댓글 “아, 민정 씨. 진짜 요즘 제가 T 모드였는데, 민정 씨 덕분에 F 찾았어요. 와, 이거 사진 찍어도 돼요?”
김민정 씨는 사람의 마음을 이리저리 움직이게 하는 마법이 있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