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VMK 전 회장 한 찬수 입니다.
새 집행부가 들어서서 나름대로 새로운 체계를 잡기위해 많이 애쓰시고 있는 것 같군요.
그 중에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빛나눔 동반주자단 모집이 아닌가 싶군요.
동반주자단을 모집하는 것 자체가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마는,
기존에 '해피레그' 를 비롯한 가마동, 서울시청 등 우리를 도와주던 단체가 굳이 있는 데
새롭게 동반주자단을 모집한다는 것이 다소 의아할 수 있겠고,
오랜동안 함께 도움 주셨던 분들 입장에선 서운함도 크실 줄 압니다.
아래 배 회장께서 그간의 경위에 대해 설명하셨는 ,데 충분치 못한 부분이 있어,
염동춘 회원께서 불편한 심정을 말씀해 주셨구요.
이런 불편한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전 회장으로서의 일말의 책임도 있다는 생각에
몇 자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모든 일을 다 해 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장애인들입니다.
이 부족한 부분을 비장애인과 함께 할 때, 그야말로 아름다운 모습이 만들어 지는것이지요.
여기서 가장 핵심적인 어휘는 바로 '함께 한다는 것' 입니다.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는 그런 관계는 아니라는 뜻이지요.
함께 함으로써 서로에게 힘이되어주는 그런 관계이어야지, 한족은 도음을 주고
다른 한쪽은 도움을 받는 그런관계가 지속되다 보면, 결국엔 종속 관계가 되어갈 것이고,
이로인한 갈등이 생겨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제가이런 말씀을 굳이 드리는 것은,
바로 지금 우리와 갈등의 골이 생긴 해피레그 운영진과의 문제를 언급하고자 함입니다.
해피레그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분명 장애인과 함께한다는 순수한 취지에서 만들어졌고, 당시 늘 동반주자의 부족으로
불편을 겪던 우리에게는 정말 많은 큰 힘이 되어준 분들이었지요.
물론, 이 시간까지도 이런 순수한 마음으로 우리와 함께하고 계신 해피레그 회원님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작금의 이 갈등은, 염동춘 회원께서 정확하게 지적하셨듯이,
우리 회원과 해피레그 회원과의 문제가 아니라, 양 측 운영진간의 갈등에서 빚어진 문제이지요.
제가 2009년도까지 총무직을 맡아오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3년간 마라톤을 쉬었답니다.
3년 후 돌아와 보니, 해피레그가 전 보다 훨씬 활성화되고,
나름대로 조직적인 형태까지 갖춘 멋진 단체로 성장해 있음을 느꼈지요.
두말 할 나위 없이 우리에게는 훈련으로부터 대회에 이르기 까지,
너무나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는 것도 바로 느낄 수 있었구요.
복귀 후 1년 동안은, 평 회원 입장에서 예전보다 훠씬 훈련과 대회 참여에 있어,
어려움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그 중심에 해피레그가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제가 2014년부터 회장직을 맡게되었구요.
집행부의 수장으로 직접 운영을 하다보니, 해피레그와의 관계에 있어, 평 회원으로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실감하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것은 바로, 위에서 제가 언급했듯이 함께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관계가
아니라, 그들은 우리를 도와주고 우리는 그들에게 너무나 큰 도움을 받고 있는 관계로
분위기가 바뀌어져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고, 이 답답하고 무거운 마음을
떨쳐내기에는 저의 역량이 미칠 수 없을만큼 해피레그에의 의존도는 최고조에 달해있었고,
그 존재감은 너무나 커져있었다는 것이지요.
당시, 저의 눈에 비춰진 그 존재감이란, 결코 긍정적인 느낌이 아니었답니다.
우리에게 너무나 큰 도움을 주고있는 그들에게 당연히 진심어린
마음으로 감사함을 느껴야 마땅할 텐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런 진정어린 마음이 우러나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저의 재임기간동안 크고 작은 많은 갈등들이 해피레그 운영진과의
사이에 있었습니다만, 여기서 그런 세세한 일들을 논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가지 사실만 말씀드림으로써, 그 모든 일들이 설명될 수 있으리라 믿고,
용기내어 말씀드립니다.
"너희가 우리없이 뭘 할 수 있겠느냐"
"XX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
장애인을 돕겠다고 나선 비장애인이
이런 식의 발언을 서슴지않고 할 수 있다니...
그것도 해피레그를 이끌고 있다는 수장급의
사람이 이런 마인드를 갖고 있다니...
우리는 이미 장애를 갖고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큰 상처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와같은 말을 듣는다는 것은
우리를 또 한번 죽이는 일입니다.
언제 우리가 도와달라고 했습니까?
'장애'는 동정의 대상이 아닙니다.
장애인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공명심을 내세우기 시작하면
우리는 또 울게 된다는 것을
제발 깨달아주셨으면 합니다.
빛나눔 동반주자단에 가입해 주시는 분들께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장애인을 돕겠다는 생각이라면 처음부터 시작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시각장애인이 마라톤을 한다는 것은 기적을 만들어내는 일입니다.
이 기적을 바로 여러분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저희와 함께 하신다면, 우리는 분명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관계로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시지 않으렵니까?
첫댓글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닌 함께라는 것을,
상대의 행복이 아닌 우리의 행복이라는 것을,
기적이라는 동행의 의미를 선물 받고 갑니다.
맘이 너무 아프네요..VMK는 가족이잖아요.. 어떤상황에서도 가족은 뭉쳐야되잖아요.. VMK가 이기회에 더욱 더 똘똘 뭉쳤으면 좋겠습니다. 알 사람은 다 알죠..힘내세요..한회장님 멋지세요..홧팅!!!
기적을 함께 경험할수 있는 기회 주셔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에요 ~ vmk와 함께한시간들을 추억해보면 되려 제가 더 많이 배우고 얻은것이 너무나 많아요 앞으로도 좋은 추억과 기적 함께 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