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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을철에 챙겨야 할 건강상식 몇 가지를 올립니다...
1. 풀벌레
가을은 풀벌레 울음소리가 특히 정겨운 계절입니다. 귀뚜라미는 섭씨 24도일 때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귀뚜라미의 울음횟수를 잘 계산하면 현재의 기온을 알 수 있습니다. 14초 동안의 울음횟수에 40을 더하면 화씨로 표시되는 기온이 됩니다. 또 여치의 울음소리는 기온이 낮아지면 소리를 길게 빼지 않고 토막토막 끊어버립니다. 그리고 초가을 풀벌레들이 밤낮 없이 울어대다가 늦가을엔 한낮에만 우는 것은 기온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풀벌레들이 내는 소리는 기온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매미는 30도 이상일 때 성량이 좋고, 귀뚜라미는 24도를 전후해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냅니다. 이보다 기온이 내려가면 모두 성량이 줄어들고 느려집니다.
귀뚜라미 소리를 온도계 삼아 기온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14초 동안 귀뚜라미가 내는 소리를 세어 40을 더하면 화씨 온도가 됩니다. 예를 들어 귀뚜라미가 14초 동안 35번을 울었다면 기온은 화씨 75도, 섭씨로 따져 24도 가량이 됩니다. (화씨를 섭씨로 바꾸고 싶으면 32를 뺀 뒤 1.8로 나누면 됩니다.)
2. 건조함과 피부건강
가을에는 이동성고기압이 자주 오면서 차고 건조한 바람이 불어 기관지에 경련이나 천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여름철과는 달리 가을의 계절병은 날씨가 좋을 때 발생합니다. 이처럼 날씨와 질병과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을 ‘생기상학’이라고 합니다.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더 가을에 민감하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피하지방이 얇기 때문에 피부가 쉽게 건조해집니다. 따라서 가을이 오면 옷차림에 더 민감해지는 쪽도 여자들보다는 남자들이 많습니다. 낮 기온이 27도 아래로 떨어지면 양복 상의를 입는 사람이 60%까지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가을 날씨의 특징 중 하나는 건조함입니다. 피부에는 건조한 날씨가 여름철의 자외선만큼이나 나쁩니다. 얼굴이 메마르면 군데군데 각질이 일어나면서 메이크업이 뭉치기 일쑤입니다. 입가나 눈가에도 잔주름이 생기기 쉽습니다.
촉촉한 피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보습효과가 있는 화장품을 매일 꾸준히 바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일주일에 한번만이라도 세수 후 스팀타올로 얼굴을 따뜻하게 감싸주면 각질이 한결 부드러워 집니다. 각질이 심하면 보습에센스로 5분 정도 팩을 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옷차림의 경우 가을에는 남성의 반응이 더 민감합니다. 의학자들은 남성이 피하지방이 적어 피부가 건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또 심리학자들은 가을에 양복과 넥타이 차림에 대한 향수가 강해지기 때문으로 풀이합니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대륙의 한랭건조한 공기가 불어올 때는 기관지에 경련이 일어나고 숨이 찬 천식이 발작하기 쉽습니다. 이처럼 날씨의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질병을 ‘기상병’이라고 합니다. 가을철의 기상병은 날씨가 좋을 때 발생합니다.
9월 말에는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며 기온이 뚝 떨어지는 ‘조랭(早冷)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는 지면의 복사냉각이나 대륙쪽의 찬 공기가 원인입니다. 특히 찬 공기가 엄습할 때는 호흡기나 신경계통에 강한 자극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단풍과 꽃 그리고 산
단풍은 왜 생길까요? 잎에서 단풍색깔을 내는 색소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카로티노이드’는 잎이 노란색이나 오렌지색을, ‘안토시아닌’은 붉은 색을 띠도록 만듭니다. 카로티노이드는 늘 잎에 있지만 여름엔 엽록소에 가려서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을이 돼 잎이 노화되면 이 색소가 보이게 됩니다. 한편 잎에선 엽록소가 햇빛을 에너지원인 당으로 바꿔 줄기로 보내는데 기온이 떨어지면 당의 이동이 느려지면서 남아있는 당이 붉은 색소인 ‘안토시아닌’으로 바뀝니다.
가장 선명한 단풍은 낮은 따뜻하고 밤은 추운 날씨가 계속될 때 나타납니다.
단풍의 진행은 기온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보통 기온이 생육 최저기온인 5도 이하로 떨어질 때 시작됩니다.
평균 기온이 15도에 이르면 엽록소가 분해되기 시작해 잎 속에 들어 있는 ‘안토시안’이나 ‘카로티노이드’ 등 붉은 색이나 노란색 계통의 색소가 서서히 나타납니다. 이 색소는 아침 저녁의 기온 차가 클수록, 습기가 적당할수록 더 짙어집니다. 평지보다 깊은 산과 계곡의 단풍이 빼어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어떤 식물을 관찰할 때 20% 정도가 물들기 시작하면 ‘단풍이 들었다’고 합니다. 단풍은 개화선의 이동과 정반대로 북에서 남으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합니다. 전문가들은 내장산의 단풍을 으뜸으로 치고, 설악산, 가야산, 무주구천동 순으로 좋다고 합니다.
낮이 짧을 때 피는 꽃을 단일 식물, 낮이 길 때 피는 식물을 장일 식물이라고 합니다. 가을철의 벼와 코스모스는 단일 식물로 이들 식물들은 일사량 조절을 통해 개화기(開花期)를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습니다. 가령 가로등이 많이 설치된 고속도로 옆의 논에서는 광량(광량)이 많아져 벼의 수확시기가 다소 늦어진다고 합니다.
추분(9월 23일 내외)이 지나면 하루 평균 2분씩 낮이 짧아집니다. 낮이 짧아질 때 꽃이 피는 벼와 코스모스, 국화 등은 단일식물입니다. 그런데 최근 고속도로나 국도의 차량불빛과 가로등 때문에 벼의 개화시기가 늦어져 수확에 지장을 받는 일이 늘고 있습니다.
개나리처럼 1년 중 봄에 한번 피는 꽃이 가을에 다시 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추위가 늦게 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꽃은 뿌리를 통해 영양이 보급돼야 피는데 가을에 꽃이 핀다는 것은 가을에도 기온이 높아 뿌리가 계속 활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2) 단풍놀이 건강법
-떠나기 전 준비
단풍놀이를 하러 산행을 갈 때는 쯔쯔가무시병, 유행성출혈열 등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옷차림은 소매가 긴 옷에 편한 재킷 차림이 좋습니다. 배낭에 비옷과 여벌조끼 등을 챙겨두시는 것도 좋습니다. 신발 안창에는 파우더를 뿌리고 양말바닥이나 등산화 안쪽에 비누를 문질러 놓으면 신발과 발의 마찰이 줄어들어 물집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단풍놀이도 등산이요 운동입니다
평소 등산을 하지 않던 분은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걸으셔야 합니다. 힘이 들거나 일몰시간까지 내려오기 어려울 때는 등정(登頂)을 고집하지 마시고 중도에서 길을 내려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무릎이 아플 때는 무조건 쉬셔야 합니다.
높은 산에서는 평지보다 바람이 강하게 붑니다. 평지에는 바람이 없어도 산 정상에는 초속 10m 정도의 바람이 늘 불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절벽 부근에서는 급격한 공기의 이동으로 기압차가 커 강풍이 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특히 추락사고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하산하실 때는 체중의 3배가 발목과 무릎에 전해지므로 뛰면서 내려오다 자칫하면 발목을 삐기 십상입니다. 또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다가 넘어지면 크게 다칠 우려가 있습니다. 고혈압, 심장병, 요통, 관절염이 있는 사람은 가급적 산행시간을 2시간 이내로 정하고 10분 정도 걸은 뒤 5분 쉬시는 것이 좋습니다.
4. 가을 안개와 서리
안개도 일종의 구름입니다. 구름이 지면에 닿아 있을 때 안개가 되는 셈인데, 봄과 여름의 안개는 바다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가을과 겨울의 안개는 육지에서 생기기 쉽습니다. 육지의 안개는 밤하늘이 맑고 새벽 기온이 낮고 바람이 약할 때 잘 생깁니다.
화창한 가을 날씨이지만 아침 무렵 안개가 많은 이유는 서리가 내리기 때문입니다. 서리는 보통 10월 초순 산간 지역부터 내리기 시작하며 이후에 2-3주간 좋은 날씨가 계속되는 수가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날씨는 온화하며, 하늘은 투명한 푸른색으로 시적 향취를 자아내는 데 이를 ‘인디언 서머(Indian Summer)’라고 합니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산간 지방의 계절은 평지보다 15-20일 가량 앞서는 것이 보통입니다. 때에 따라 40일쯤 이를 때도 있습니다. 따라서 첫서리 등은 일찍 나타납니다. 밤하늘이 유난히 맑고 초저녁부터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것 같으면 농작물 등의 서리 대책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초가을에는 아침 들판에 이슬의 양이 많을수록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큽니다. 요즘에는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이 많은 가운데 일교차가 10도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같은 기온 차이라도 아침보다는 밤에, 여름-겨울보다는 봄-가을에 더 많이 느끼게 되므로 특히 밤에는 보온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밤하늘이 맑고 바람까지 잔잔한 날은 된서리가 내리기 쉬운 조건이 됩니다. 온통 된서리가 내린 날이라도 아침에 서리가 내리지 않는 곳이 있는데 열용량이 많으면 서리가 생기지 않습니다. 반면 움푹 들어간 곳에는 한기가 계속 차있어 된서리가 잘 내립니다.
가을은 이슬이 많은 계절이지만 대도시에서는 이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도로가 포장되어 있어서 비가 땅 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기 때문에 도시의 공기는 건조하고 이슬이나 무지개가 잘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도시 건조화를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흙이 있는 땅을 많이 확보해 나무를 심는 것뿐입니다.
5. 가을 하늘 그리고 오염
가을에 공기가 맑아지는 것은 대륙의 맑고 건조한 공기로 이뤄진 고기압이 우리 나라 상공을 자주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파란 하늘도 생기고요. 그렇지만 최근에는 대도시의 경우 각종 오염물질로 대기가 혼탁해져 교외나 산을 찾지 않고는 좀처럼 가을의 푸른 하늘을 감상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별빛이 깜박임은 높은 하늘에 바람이 세게 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바람이 점차 아래로 내려와서 지상에서도 강한 바람이 불게 됩니다. 마찰 저항 때문에 바람이 지상에 도달하는데 시간이 걸려 다음날 강한 바람을 예측할 수 있는 것입니다.
6. 추석(한가위)
‘어정 7월, 동동 8월’이란 속담이 있습니다. 어정어정 별일 없이 음력 7월을 보내고 발을 동동 구르며 음력 8월을 맞이한다는 뜻입니다. 음력 8월은 이처럼 분주합니다. 수확을 위한 마무리를 해야 하고 한가위 준비로 마음까지 바빠지기 때문입니다.
옛날에 이 무렵이 되면 혼인한 여성들은 정성스레 음식을 장만해 친정나들이를 했습니다. 이름하여 ‘근친(覲親)’입니다. 또한 ‘반보기(중노상봉, 中路相逢)란 풍속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시집간 딸과 친정어머니가 친정과 시집의 중간쯤에서 만나 회포를 푸는 일이었습니다.
7. 가을 패션과 건강
낙엽지는 가을 풍경과 멋지게 어울리는 낭만적인 느낌의 트렌치 코트, 일명 ‘바바리’라 불리는 트렌치 코트는 원래 1차 대전 때 영국 병사들이 참호(Trench) 안에서 바람과 비를 막기 위해 입었던 실용적인 옷입니다.
트렌치 코트의 정통스타일은 더블단추에 벨트가 있고 각진 어깨선을 살린 디자인. 안에 모나 퀼팅 소재의 라이너를 덧대면 겨울에도 따뜻하게 입을 수 있습니다. 코트의 분위기는 앞여밈에 따라 달라집니다. 더블단추는 정통스타일을 즐기거나 체형이 큰 사람에게 어울리며 싱글단추는 체형이 작고 가는 사람에게 알맞습니다.
8. 탈모
가을은 탈모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1년 동안 탈모의 변화를 보면 3월이 가장 적고 10월이 가장 많습니다. 이 탈모 현상은 8월말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머리카락에 충분히 통풍이 되도록 해주고 혈액순환을 좋게 해주며 걱정이나 스트레스를 줄여 탈모량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환절기에 생기는 신체 변화 중 하나는 탈모입니다. 가을 탈모는 보통 8월 하순부터 시작하는데 이는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낡은 것을 새 것으로 바꾸려는 신체 반응의 일종입니다. 지나친 탈모가 걱정이 된다면 목욕을 자주 해 혈액순환을 돕거나 두피 마사지로 머리카락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트레스는 물론 금물입니다.
9. 가을 산책과 운동
9월과 10월쯤에는 아침기온이 8-17도여서 산책하기에 참 좋습니다. 발에 활기가 있으면 인체의 생체리듬을 자극해 온몸으로 활기가 번져나갑니다. 마음이 착 가라앉고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워즈워드는 숲 속을 거닐면서 시상을 띄웠다고 합니다. 칸트의 규칙적인 산책은 이웃사람들이 그를 보고 시계를 맞췄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위대한 시인이나 철학자가 아니라도 마음의 여유를 조금만 만들면 얼마든지 산책의 묘미를 호흡할 수 있는 계절입니다. 하루 30분에서 1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은 퇴근길 집 주위를 걸어 다니는 황혼 산책도 권장할 만합니다. 여름에 상했던 건강을 가을 산책으로 되돌려봅시다.
산은 기압이 낮아 지표부근보다 산소의 양이 적지만 1천 미터 이하의 산에서는 산소가 적은 점이 오히려 건강에 득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호흡을 깊게 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서늘한 바람과 높은 하늘의 10월은 스포츠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바람이나 습기, 기압은 스포츠의 각종 기록에도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가령 야구에서는 비가 와서 습기가 많을 때는 공을 쳐도 멀리 나가지 않기 때문에 투수에게 유리합니다. 기압이 낮으면 타자가 쳐낸 공이 공기 저항을 덜 받아 멀리 나갈 수 있습니다.
운동하기에 가장 좋은 기상 조건은 기온이 18-24도, 습도가 30-70%인 상태입니다. 중장거리 달리기 세계기록이 북유럽이나 중유럽에서 세워지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이 지역에선 여름이라 하더라도 기온과 습도가 낮아 쾌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나라에선 9월 하순의 날씨가 이 조건과 맞아떨어집니다.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이 많고 날씨도 선선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88서울 올림픽도 이 시기를 골라잡아 열렸습니다.
10. 가을에 챙겨야 할 생활
1) 생활용품
가을이 되면 여름 내내 썼던 가구나 생활용품, 옷 등은 먼지를 완전히 털고 보관해 두셔야 합니다. 먼지는 습기를 흡수하는 힘이 강하므로 이를 제거하지 않고 보관하면 겨울동안 곰팡이가 피거나 녹이 슬게 됩니다.
2) 식물
대개 10월 24일 전후인 ‘상강(霜降)’이 지나면 이제 식물의 겨울나기 채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동백이나 철쭉 등 분재화분은 꽃눈을 자극해 주어야 하므로 첫서리가 내린 후 들여놓는 것이 좋습니다. 군자란, 벤저민, 고무나무 등 아열대 식물은 최저온도가 섭씨 5도 이하로 떨어지기 전에 들여놓아야 합니다.
난은 실내가 너무 더우면 꽃대가 안올라오고 저항력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한란은 10도, 춘란은 5도 안팎을 유지해주어야 합니다. 또 난은 겨울철에는 열흘에 한번쯤 물을 주는 것이 적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