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살면서 한 번도 내시경을 해본 적이 없어.”
그것도 자랑이라고 길게 늘어진다.
옆에 있던 영감 하나는 자기는 내시경을 해도
절대 ‘마취’같은 건 안 하고 한단다.
그 정도는 참을 수 있다나 어쨌다나.
이런 사람들에게는 나이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얼굴에 구찌베니 제대로 마르고 온 할매는 조용히 의사에게 말한다.
“수면내시경? 마취하지 말고 해줘요. 머리 나빠지니깐....”
수면내시경을 마취해서 하는 줄 오해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수면내시경을 영어로 하면 ‘Sedative conscious endoscopy’
번역하면 ‘의식하 진정내시경’이 된다.
진정을 시키되 의식은 남아있는 상태에서 내시경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술할 때 시행하는 마취는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수면 내시경에 주로 쓰이는 약들인데
미다졸람 , 프로포폴 등을 주로 사용한다.
미다졸람은 작용이 나타나기까지 시간은 좀 걸리지만
지속시간이 길고 대개 진정 2단계 이상으로는 잘 가지 않는다.
게다가 플루마제닐이라는 해독제가 있어 여차하면 바로 깨울 수 있다.
그래서 마취됐다가 안 깨어나면 죽을 수도 있다는 황당한 이야기는 안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요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우유빛의 프로포폴인데
프로포폴은 작용이 금방 나타나고 금방 깬다.
효과가 아주 좋다.
막말로 뽕 간다.
하지만 너무 많이 투여하는 경우 죽을 수도 있다.
다만 죽을 정도까지 투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결론적으로 말해 수면내시경 해도 괜찮으며
검사하기엔 수면 중이면 검사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검사를 왜 하려고 하는데요?”
의사가 묻는다.
환자는 이런 무식한 질문을 왜 하느냐는 식으로 대꾸한다.
“용종이란 걸 제거하면 암이 안 생긴다면서요.”
어디 인터넷에서 본건 있는 모양이다.
“용종을 찾아내려면 창자가 가만히 있는 것이 좋겠어요?
아니면 계속 꿀덕거리며 요동치는 창자 속을 후비며 찾는 것이 용이하겠어요?”
“???????????????????”
“꿈틀대는 창자 속에서 잘못 후비다 창자에 빵꾸라도 나면 어떻겠어요?”
“!!!!!!!!!!!!!!!!!!!!!!!!!”
“배 갈라서 내장 다 드러내서 세제로 씻어내고 한 6개월 말려야 되요.”
그 참 의사라는 친구가 아주 직설적으로 말을 쏟아낸다.
돌려서 이야기하면 늙은 사람들은 지 고집대로 하려고 해서
이렇게 바로 돌직구로 설명을 해줘야 잘 알아먹는다는 거다.
젊은 의사가 수면내시경 하라고 하면 돈 생각하지 말고 그냥하면 된다.
몇 푼 차이도 나지 않는데 쓸데없는 고집 피우지 말고.
그리고 제발 항문외과 갈 땐 똥꼬 좀 씻고 오길 바란다.
의사도 인간인데 하루 종일 할 짓이 아니다.
산부인과엔 잘 씻고 온다던데.
첫댓글 ㅋㅋㅋ
해거리로 내시경
하는데 무지했네요.
그게 그렇습디다만.비수면으로 하고
나면 수면으로 했을 때보다
덜 아픈 것 같습디다 하고 난 뒤에
느끼는 통증정도가요
오핼까요?
ㅎ 내시경은 의사의 실력이 정말 좌우합니다. 경험 많은 의사가 확실히 잘하더군요. 통증은 비수면과 수면의 차이는 없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