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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화 칼럼] 올림픽대표팀, 무한경쟁체제로 최종예선 준비 |
[ 2007-08-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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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인 박성화 감독 ⓒKFA |
우여곡절 끝에 어려운 시기에 중요한 자리를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처음부터 맡았던 팀이 아니라 최종예선을 얼마 남기지 않고 새로 감독 자리를 맡았기 때문에 더 세밀하게, 집중해서 선수들을 지도해야겠다는 각오이다.
일단 최종예선 상대인 우즈베키스탄, 바레인, 시리아가 모두 만만찮은 팀들이기 때문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현 올림픽대표 선수들의 상당수가 U-20 대표팀 시절에 내가 데리고 있던 선수들이긴 하지만, 당장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5일의 훈련기간밖에 없다. 짧은 시간에 완전한 팀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더군다나 내가 지도하지 않았던 선수들도 있고, 얼마 전 캐나다 U-20 월드컵에 참가했던 선수들은 개인적으로는 유심히 지켜봤지만 직접 지도하지는 않았던 선수들이라 훈련을 통해 조화를 이뤄 팀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코칭스태프 선정, 만족스럽다.
일단 홍명보 수석코치는 큰 역할을 해줘야 한다. 2차 예선까지 올림픽대표팀을 끌고 왔기 때문에 팀을 가장 잘 알고 있다. 나와 홍 코치가 잘 호흡을 맞춘다면 짧은 기간에 빠르게 팀을 재정비, 조직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을 거라 믿고 있다.
새롭게 선임된 강철 코치는 내가 유공 감독을 할 때 드래프트 1순위로 뽑았던 인연이 있다. 대표팀 코치는 대표 선수들을 끌고 갈 수 있는 권위와 인품을 갖춰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강 코치는 프로 및 대표팀에서의 경력, 전남 코치로서의 활동도 좋았고, 최근 해외 연수 등으로 새로운 축구 흐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코사 GK 코치는 외국인이지만, 능력과 인품을 모두 갖춘 인물이었다. 본인이 많은 노력을 해서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에도 별 문제가 없고,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는 면도 있다.
어쨌든 코칭스태프는 잘 이뤄졌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수비수 출신들로만 뽑았다고 문제 삼기도 하지만, 어차피 현역 시절 포지션은 지도자 생활에 있어서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또한 대표팀 코치인 만큼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했고, 그 조건에 맞는 사람들을 뽑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눈앞에 다가온 우즈베키스탄전 중요
현재 올림픽대표팀은 감독이 중간에 바뀐 상태이기 때문에 조금 불안정한 것이 사실이다. 감독이 바뀌게 되면 어떻게든 선수의 변화가 오기 마련이고, 선수들 입장에서 보면 조금 혼란스러워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22일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지금은 짧은 시간에 선수들을 응집시키고, 불안감을 해소시켜줘야 한다. 5일간의 짧은 훈련 기간에 감독이 바뀌고, 선수들도 일부 바뀐 상황에서 급격한 전술 변화는 무리다. 선수들이 혼란스럽지 않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전술 구상을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다만 공격수 3명이 부상당한 상황이라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상당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을 정신적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는 점이다. 팀을 확실하게 다잡아서 혼란 없이 상대에게 맞서는 것이 중요하다. 팀이 안정을 찾는다면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우리가 앞서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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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대표팀 선수들의 대거 발탁 ⓒKFA |
U-20 월드컵에 참가했던 신예들에게도 큰 기대
얼마 전 끝난 U-20 월드컵에 참가했던 어린 선수들을 8명 정도 끌어올렸다. 일부에서는 세대교체라는 표현도 쓰는데, 어차피 모두 젊은 선수들이라 그 표현은 맞지 않다. 다만 지금까지 올림픽대표팀에서 뛰었던 선수들과의 전체적인 기량을 간접 비교해서 선발했다. U-20 대표팀에서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이 여럿 있었고, 이 정도 레벨이라면 올림픽대표팀에 올라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기존 선수들 중에 부상인 선수들이 많았고, 미드필드나 공격의 보완이 절실했다.
올림픽대표팀을 맡기 전부터 이 선수들이라면 2살 위의 형들과 올림픽대표팀에서 경쟁하더라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기존 선수들과 함께 뛴 적이 없기 때문에 전술 적응력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미지수이긴 하다. 그러나 U-20 대표팀에서나 K리그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성인축구에 이미 적응되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빨리 적응할 것이다.
이미 최철순과 기성용은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한 바 있고, 다른 선수들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본다. 현재 올림픽대표팀의 수비라인은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미드필드 쪽으로 많은 보강을 했다.
좀 더 세밀하게 이야기하자면 기성용은 미드필더로서 좋은 자질을 갖췄다. 특히 공격적인 움직임과 전진 플레이가 강하다. 그런 선수들이 있어야 패스질을 줄이고 전진패스가 나올 수 있다. 또한 상대를 벗어나는 동작이 굉장히 강하며, 킥의 정확성과 빠르기는 감탄할 만 하다.
이상호는 다양한 활용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현재 공격진이 부상자가 많아 쉐도우 스트라이커나 윙으로 기용하는 것도 괜찮다. 상호는 중앙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플레이가 강하다. 기본적으로 나는 앞선에서 중앙으로 이동하고, 풀백이 돌아나가는 것을 강조하는데, 그런 부분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중앙 미드필더로도 활용가치가 높다. 이번 U-20 월드컵에서도 그 위치에서 잘해줬는데, 스피드와 수비력, 적극성을 모두 갖췄다. 기존의 백지훈, 오장은 등과 새롭게 기성용도 합류했기 때문에 상호의 활용방안을 더 생각해봐야 한다. 일단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스타일이 내가 구상하는 축구와 잘 맞는지는 훈련을 통해서 더 세밀하게 파악해봐야 할 것 같다. 일단 기본 기량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다.
특별대우는 없다. 공정한 경쟁 뿐
한 가지 더 말하자면 U-20 대표팀 시절 내 지도를 받았던 제자들이라고 해서 특별한 대우를 받지는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내가 선수들을 선발하고 기용하는데 있어 사적인 감정이 개입되지 않음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내가 지도했던 선수들이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좀 더 잘 알고 있을 수는 있겠지만, 대표팀 선발과 기용은 전적으로 선수들의 현재 기량과 컨디션이 달려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U-20 대표팀 시절 주전으로 활용되지는 않았던 이근호와 이승현을 예를 들 수 있다. 이들은 2년 전에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었지만, 지금은 또 다르다.
근호는 고교 시절 뛰어난 선수였지만, U-20 대표팀에서는 발탁과 탈락을 반복했었다. 네덜란드 U-20 월드컵에는 데려갔지만, 결국 시합에서 활용하지는 못했다.
승현이 역시 워낙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라 조커로 활용하겠다는 큰 기대를 갖고 네덜란드에 데려갔다. 어찌 보면 발견이 조금 늦어 U-20 월드컵을 앞두고 마지막에 테스트를 통해 올라온 케이스이다. 그러나 당시 승현이는 경험이 많이 떨어져서 조커로도 크게 활용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특히 근호의 변화는 깜짝 놀랄 만 하다. 근호는 플레이 자체가 시원스럽고 굵직굵직하다. 잔재주가 아니라 시원스런 플레이를 한다. 스피드를 살린 돌파나 경기에 임하는 적극적인 자세 등이 근호가 살아나게 된 요인이다.
승현이 역시 세기가 붙으면서 기존의 엄청난 스피드와 함께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지금 부상에서 회복하고 있는 단계라 당장 활용하기는 힘들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 선수들은 예전에 내가 많이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혹은 부담감)을 가질 수 있지만, 나는 선수들을 지금 이 시점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그리고 대표팀은 일반 프로팀에서 요구하는 것과는 다른 점이 있다. 가끔 보면 프로에서는 굉장히 잘하는 선수가 대표팀에서는 이상하게 부진한 경우를 볼 수 있다. 프로에서는 선수의 약점이 있다 해도 팀의 전력이나 특성에 따라 활용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표팀에서는 자기 포지션의 역할을 분명히 인식하고, 공수에서 역할을 다해줘야 한다. 대표팀에 와서 ‘나는 수비력이 조금 떨어지니까 공격적인 부분에만 치중하겠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모든 선수들이 공수에 신경을 써야 하고, 이런 부분을 잘 인식하고 있는 선수들이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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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박성화 감독 ⓒ스포탈코리아 |
수비의 안정화는 팀 빌딩의 기본, 공격적 측면의 차별점은 보여주겠다.
전임 베어벡 감독 역시 수비의 안정화를 기본으로 삼았다는 점에서는 나와 비슷하다. 사실 수비의 안정화가 팀 빌딩의 기본이라는 것은 유럽의 모든 지도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다.
공격축구, 재미있는 축구가 중요하지만, 일단 팀은 안정적인 바탕 위에서 운영되는 것이 원칙이다. 공격 역시 안정적인 조직 위에서 보완할 부분을 찾아야 한다. 현재 수비조직은 안정적인 상태로 보여 진다. 더군다나 수비조직이라는 것이 짧은 시간에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수비의 기본 틀을 괜히 손댈 필요는 없다.
다만 미드필드나 공격 쪽의 전술 변화는 고려하고 있다. 그 동안의 대표팀을 보면 그 동안 미드필드 플레이가 너무 측면에 치우치고 다양성 면에서 떨어지는 면이 있었다. 그 부분을 살리기 위해서 미드필드 쪽의 변화를 모색하겠다. 미드필드에서 충분한 숫적 동원을 가져가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중앙에서의 다양한 부분 전술을 구상하고 있다. U-20 대표 선수들을 대거 발탁한 이유도 그들이 기술적으로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에 그 점을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개인적으로는 2005년 U-20 월드컵 이후, 브라질식 4백 시스템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졌었다. 4명의 미드필더들을 2명씩 앞뒤로 배치해 미드필드의 중앙을 두텁게 하고, 측면은 풀백의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커버하는 형태의 전술이다. 당시에는 풀백 요원이 마땅치 않아 구사하기가 힘들었는데, 지금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최철순이나 신광훈, 김창수 등의 선수들은 공격력과 수비력을 모두 갖췄다. 이 위치는 기술만 있어도 안 되고, 기동력만 있어도 안 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선수들은 적극적인 자세와 기술-기동력을 갖춘 선수들이라 기대가 된다.
물론 이것은 조심스럽게 시도되어야 할 것이다. 일단은 기본 4백 시스템을 유지하고, 약간의 브라질식 시스템을 가미하고 싶다.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고, 서로간의 접근을 빨리 가져감으로써 공간을 점령하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여기에 풀백들이 공격에 많이 가담해주면서 측면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사실 올림픽대표팀은 베어벡 감독의 4-3-3 시스템을 잘 소화한 편이었다. 상대성이 있긴 하지만, 공격도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대표팀과는 다른 면이 있었다. 다만 네덜란드식 4-3-3 시스템은 양 윙 포워드가 측면으로 넓게 벌려서 있기 때문에 풀백이 공격에 가담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또 자연스럽게 전방 원톱이 고립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네덜란드 선수들이야 원체 개인기량이 뛰어나니 원톱이 볼 키핑을 해주고, 그 사이 미드필더들이 올라오고, 측면 날개들은 개인 기술과 스피드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쉽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잘 풀릴 때는 더없이 좋은 경기를 하지만, 강한 팀들과 맞붙었을 때는 고정적인 위치 탓에 선수들이 고립되고, 미드필더들의 공격지원이 약해지는 면이 있었다.
이 부분에 있어 선수들의 위치를 고정화시킬 것이 아니라 미드필더들은 움직임의 폭을 좀 더 넓게 가져가고, 그 공간으로 풀백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면서 숫적 우위를 점하는 형태를 주문하고 싶다.
박주영의 활용도
많은 사람들이 내가 박주영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궁금해 한다. 주영이는 2005년 U-20 대표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기량도 뛰어난 선수이다. 현재 심리적인 압박을 많이 받고 있고, 부상까지 겹치면서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회복이 된다면 얼마든지 다시 최고의 선수로 올라설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개인적으로 주영이가 어떤 위치에 적합할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 일부에서 주영이가 체력이 떨어지고 움직임이 적다라는 점을 지적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체력이 떨어진다기보다는 소극적 자세로 인해 자신의 체력을 운동장에서 100% 쏟아붓지 못하는 것 같다. U-20 대표팀 시절 나는 주영이에게 굉장히 많이 뛰어줄 것을 요구했고, 별 문제가 없었다. 자신이 가진 체력을 충분히 활용하고 마음껏 뛸 수 있는 위치가 필요하다고 보여 진다.
그런 점에서 나는 주영이에게 가장 맞는 포지션은 쉐도우 스트라이커라고 생각한다. 전방에 위치할 경우 기동력이 떨어지게 되고, 날개로 기용하면 측면의 특성상 플레이가 단조롭게 흘러갈 수 있고, 또 주영이의 성향 상 중앙을 고집하기 때문에 제 기량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주영이를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넣어 미드필더, 윙, 스트라이커로서의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면서 활동무대를 넓혀준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예전 U-20 대표팀 시절, 카타르 8개국대회에서 3-4-1-2 시스템을 가동한 적이 있는데, ‘1’의 위치에서 주영이가 잘해줬다. 활동무대를 넓혀주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장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게 해야만 슬럼프를 벗어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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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화 감독 ⓒKFA |
수비진과 김진규
일단 수비라인은 기본적으로 K리그에서 경기 감각을 익힌 선수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물론 이것은 수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 포지션에서 마찬가지이다. 프로무대에서 반 게임이라도 뛰는 선수들은 자신감이 다르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은 우선적으로 경기에 대한 적응력이 필요한데, 올림픽대표팀은 그들이 적응할 만큼 충분한 훈련 시간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잠재력이 높은 수비수 정인환을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제외했다. 인환이는 최근 전북에서 출장 기회가 없어 위축되어 있다. 이강진은 부상으로 오랜 기간 쉬었고, 이제 2경기째 리그에서 출전하고 있다. 아직 100% 몸 상태는 아니지만, 경기운영이 굉장히 뛰어나고 지능적인 수비를 하는 점이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주전 콤비인 김진규-강민수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아시안컵까지 경험하면서 안정적인 수비망을 구축했다.
여기서 김진규에 대해 한 마디 더 하자면, 많은 사람들이 진규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올림픽대표팀은 그렇다 치고, 국가대표팀에서 진규가 붙박이 주전으로 나서는 점에 대해서 불만을 나타내는 소리가 많은데, 사실 진규는 상당히 좋은 수비수이다.
일단 대인방어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나가는 패싱력 역시 괜찮다. 한 가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진규가 힘으로만 수비하는 선수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4백을 서려면 지적인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진규는 전체 수비라인의 밸런스를 조율하고 유지하는 능력을 갖췄다. 경기를 유심히 한번 살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보폭이 크기 때문에 밖에서 볼 때는 어설퍼 보이기도 하고, 불안해 보이기도 한다. 패스 역시 상대가 미리 예측할 수 있는 패스가 될 수도 있고...보폭이 크면 빠르게 반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설픈 느낌을 줄 수 있다. 거기에 표정이나 걷는 것이 조금 설렁설렁한 느낌을 주다보니 거부감을 느낀 사람들이 생긴 것 같다. 그러나 막상 실제 경기에서는 그렇게 치명적인 문제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또한 진규는 쉽게 흥분하는 성격이라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뚝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본다. 아시안컵에서도 좋은 수비를 보여주지 않았나. 대표팀 수비수라는 자리는 어느 선수가 들어가도 보는 관점에 따라 불만의 목소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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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대표팀 시절의 애제자들을 다시 만난 박 감독 ⓒ스포탈코리아 |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로 깔끔하게 출발하겠다.
사실 최종예선 스케줄이 굉장히 빡빡하다. 원정을 갔다가 며칠 뒤에 홈에서 치르는 경우가 2번 있다. 시차적응도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최종예선에 나온 팀들의 수준은 만만찮다. 시리아 같은 경우도 지역적 특징상 굉장히 힘든 경기가 될 것이다. 보통 중동 팀들은 무너질 때는 쉽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는데, 시리아는 끈질긴 부분이 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최종예선 초반에는 팀의 안정감을 위해 기존 선수들을 중심으로 해서 경기를 풀어나갈 것이다. 수비를 비롯해 중심축을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조직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조금씩 변화를 모색할 것이다.
당장 22일 홈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전이 중요하다. 2차 예선에서 우리가 2연승을 거뒀지만, 처음에는 상당히 고전했다. 수비를 두텁게 하고 역습을 시도하는데, 상당히 빠르고 날카로웠다. 러시아 축구의 흐름을 이어받아 파워와 기술을 갖췄다. 2연승은 했지만 경계해야 하는 상대이다.
시간이 촉박해 1차전 우즈벡전은 기존 선수들을 중심으로 해나가려 했는데, 부상 중인 선수들이 많아 어느 정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1차전을 잘 마무리한다면 이후에는 부상 선수들도 돌아오고, 선수들과의 호흡도 좋아지고, 최종 예선에 대한 선수들의 자신감도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지도자 역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시합을 준비하는 과정은 엄청난 책임감으로 인해 큰 압박이 온다. 현재 팀을 맡자마자 부상 선수들이 속출해 좋지 않은 환경에서 최종예선 1차전을 치러야 하지만, 그런 점도 받아들이려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만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올림픽대표팀이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이끄는 것이 내 역할일 것이다.
올림픽대표팀을 맡는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지만, 내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올림픽 본선 진출을 달성하겠다.
박성화 올림픽대표팀 감독
정리=이상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