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안 썰 95 - 진실
엄마랑 이모랑 어린시절 같은 동네에 살던 봉식이 오빠(가명)가 있었어. 모두모두 장성해서 성인이 되었고, 봉식이 오빠는 군대에 입대했대. 근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군으로부터 사망통지서가 날아왔다는 거야. 가족들은 부랴부랴 부대에 방문했는데,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훈련 중에 사망했다고 하더래.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봉식이 오빠의 가족들은 뭔가 사망 절차에 대한 찝찝함을 직감적으로 느꼈지만 당시는 군부 정권에 시대상 자체가 그러면 그런가보다 하는 분위기여서 별다른 이의제기나 조사를 요구할 수가 없었대. 하여간 봉식이 오빠네 가족은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봉식이 오빠를 위해 천도재를 마쳤는데, 장가를 못가고 죽은 게 마음에 걸려 결혼하지 못하고 죽은 여자 영가와 함께 영혼결혼식을 외할아버지 절에서 지내드렸어. 그리고 그날 밤, 우리 외할머니가 꿈을 꾸시는데 당시 사시던 절의 대문이 활~짝 열리면서 봉식이 오빠가 군복을 입고 걸어 들어오더래.근데 얼굴이며 팔이며 온통 멍투성이었다는 거야. 누가 봐도 줘 터진 얼굴이었대. 할머니를 본 봉식이 오빠는 “제가요, 정말 외로웠는데.. 결혼식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이야기하더래. 잠에서 깬 할머니는 봉식이 오빠의 모습이 마음에 걸렸지만, 이미 모든 절차를 마친 후라 더는 어쩔 수가 없었대. 그래도 꿈에서 직접 찾아와 감사 인사를 전한 걸 보니 홀로 외로웠던 마음이 이제는 조금이나마 편안해진 게 아닐까 하고 위로를 삼으셨지. 그렇게 할머니는 봉식이 오빠의 혼이 저 세상에서도 외롭지 않고 평안히 지내길 바라며 조용히 기도하셨대.🙏🏼
억울하게 죽은 영가는 외롭고 힘든것이
살아 생전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살아 있는 입장에서야 보이지도 않고 모르기도 하니 대강대강 넘어 가려하지만
죽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서운하고
외롭고 쓸쓸한것이 당연한 것이기에
천도제라는 것은 불보 법보 승보인
세 가지 보배[삼보]의 역량 으로
산 사람이 죽은이를 위해 베푸는
공양 나눔의 행위이기 때문에
죽은이는 그 공양과 나눔을 누린다.
일반적으로 결혼도 못해보고 죽은
사람을 위한 남녀 영가의 짝짓기
즉 결혼식도 그러한 차원에서
죽은이의 맺친 한을 풀어준다는
보이지 않는 부분과 살아있는 부모
형제의 입장에서 마음에 맺친 연민하는
마음을 풀어주는 쌍방의 작용이기
때문에 필요의 유무를 떠나서
한을 풀어주고 매듭을 푸는 의미로도
나름 의미가 있다가 볼 수 있다.
죽은자는 살아 생전의 습관이 기억에
그대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런 매듭을
푸는 의식은 격에 따라서 다르지만
진실한 마음으로 성심으로 한다면
지성이면 감천이니 감응은 있을것이다.
첫댓글 단풍이 아주 멋집니다🙂 예전에는 몽달귀신에 대한 속설 때문에 더더욱 신경을 많이 쓰셨다고 하네요!
아 의심가는게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ㅠ
좋은 곳에 가셨으면 🙏
그치 그래도 본인 죽음을 잘 받아들이신 것 같아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