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과서도 탐내는 맛있는 우리말 - 깡통 차다
영원한 인간사랑 ・ 2024. 6. 30.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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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교과서도 탐내는 맛있는 우리말
깡통 차다
우리말 유래 알기
일자리를 잃고 가진 돈도 없이 쫄딱 망했을 때 ‘깡통 찼다’는 말을 써요. 원래 옛날부터 이 뜻으로 쓰던 말은 ‘쪽박 차다’였어요. ‘쪽박’은 조롱박을 반으로 쪼개서 만든 작은 바가지인데, 거지들이 쪽박을 들고 다녔던 데서 비롯된 말이지요. ‘바가지 차다’도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바가지 대신 깡통이란 말을 쓰게 됐답니다.
‘깡통’은 영어의 ‘캔(can)’과 우리말의 ‘통’이라는 말이 합쳐진 거예요. 캔은 쇠붙이로 만든 원통형 그릇이에요. 우리나라가 일제 강점기로부터 해방된 후 미군이 우리 땅에 들어오면서 캔도 함께 들어왔지요. 캔이 깡으로 소리가 바뀌고, 같은 뜻을 가진 통이란 말까지 더해져 깡통이 된 거예요.
그런데 그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본 깡통은 대부분 내용물을 쓰고 버린 빈 깡통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깡통이라고 하면 으레 속이 빈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아는 것 없이 머리가 빈 사람을 깡통이라고 하는 것도 여기서 비롯된 거예요. 미군이 버린 빈 깡통을 주워다 쓰기도 했는데, 주로 거지들이 이용했어요. 밥을 빌어먹을 때 바가지 대신 깡통을 쓴 것이지요. 그래서 ‘쪽박 차다’에서 쪽박 대신 깡통이란 말이 들어가 그대로 쫄딱 망했다는 뜻으로 쓰이는 거랍니다.
이럴 때 이렇게 : 문 영감님도 참 안됐어. : 문 영감님 무슨 일 있나? 안 그래도 요즘 안색이 안 좋으시던데···. : 아들 사업 자금 대준다고 그나마 있던 집까지 팔았는데 잘 안 됐나봐. : 어쩌면 좋아. 그 나이에 길거리에 나앉게(→ 깡통 차게) 생기셨구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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