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6일(목)
* 시작 기도
주님...
요즘에는 수면제 없이도 밤에 잠을 잘 잡니다.
어쩌다 한 번씩 잠이 오지 않을 때도 있지만 옛날에 비하면 가히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간밤에도 잘 자고 이 새벽에 맑은 정신으로 일어나 말씀 앞에 앉을 수 있음이 너무도 감사합니다.
새 영과 새 마음으로 빚어주시고 주의 영 곧 진리의 영으로 조명하사 말씀의 빛을 비추소서.
주의 보혈로 나를 씻어 정결한 주의 신부로 세우소서.
나의 옛 사람과 자기주장의지는 십자가에 못 박습니다.
이 하루도 거룩한 불구자가 되어 영적 하루살이의 삶을 살아내게 하소서.
날 구원하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성경본문 / 마 27:15-26
제목 : 시기와 분노의 화신이 나의 실상이었습니다.
15 명절이 되면 총독이 무리의 청원대로 죄수 한 사람을 놓아주는 전례가 있더니
16 그 때에 바라바라 하는 유명한 죄수가 있는데
17 그들이 모였을 때에 빌라도가 물어 이르되 너희는 내가 누구를 너희에게 놓아주기를 원하느냐? 바라바냐 그리스도라 하는 예수냐 하니
18 이는 그가 그들의 시기로 예수를 넘겨준 줄 앎이더라.
19 총독이 재판석에 앉았을 때에 그의 아내가 사람을 보내어 이르되 저 옳은 사람에게 아무 상관도 하지 마옵소서. 오늘 꿈에 내가 그 사람으로 인하여 애를 많이 태웠나이다 하더라.
20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무리를 권하여 바라바를 달라 하게 하고 예수를 죽이자 하게 하였더니
21 총독이 대답하여 이르되 둘 중의 누구를 너희에게 놓아주기를 원하느냐? 이르되 바라바로소이다.
22 빌라도가 이르되 그러면 그리스도라 하는 예수를 내가 어떻게 하랴? 그들이 다 이르되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하겠나이다.
23 빌라도가 이르되 어찜이냐? 무슨 악한 일을 하였느냐? 그들이 더욱 소리 질러 이르되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하겠나이다 하는지라.
24 빌라도가 아무 성과도 없이 도리어 민란이 나려는 것을 보고 물을 가져다가 무리 앞에서 손을 씻으며 이르되 이 사람의 피에 대하여 나는 무죄하니 너희가 당하라.
25 백성이 다 대답하여 이르되 그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돌릴지어다 하거늘
26 이에 바라바는 그들에게 놓아주고 예수는 채찍질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게 넘겨 주니라.
* 나의 묵상
빌라도 총독 앞에 서신 예수님께 빌라도가 묻는다.
“당신이 유대인의 왕이오?”
예수님은 “네가 말하였도다.”라고 대답하신다.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예수님을 고발하였으나 예수님은 침묵으로 일관하신다.
이들이 너를 여러 가지로 고발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고 빌라도가 다그쳐 물어도 예수님은 침묵하신다.
그러자 빌라도는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명절에는 백성들이 원하는 죄수 한 명을 총독이 놓아주는 관례가 있다.
바라바와 그리스도라고 하는 예수 중에서 내가 누구를 놓아주기를 원하느냐고 빌라도가 물었다.
이렇게 물은 것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시기해서 자기에게 넘겨 준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재판석에 앉아 있는 빌라도에게 자기 아내는 사람을 보내어 죄 없는 예수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한다.
왜냐하면 어젯밤 꿈속에서 자신이 예수 때문에 몹시 힘들었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은 군중들을 선동해서 예수가 아니라 바라바를 놓아 주고 예수는 죽이도록 요청하라고 시켰다.
빌라도가 다시 한 번 누구를 석방시킬 것인지 묻자 군중들은 바라바를 외쳤다.
빌라도가 그러면 예수는 어떻게 할지를 묻자, 사람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아 죽이라고 대답한다.
빌라도가 예수를 죽여야 하는 이유를 물어도 그들은 그에 대한 답변은 없이 그저 십자가에 매달아 죽이라고만 외치는 것이다.
빌라도는 잘못하면 사람들로 인하여 폭동이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자신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물을 떠다가 사람들 앞에서 손을 씻으면서 말하기를 “나는 이 사람의 피에 대하여 아무런 책임이 없다.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
이에 대하여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하기를 “이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질 것”이라고 한다.
결국 빌라도는 바라바를 풀어 주고 예수는 채찍질하여 십자가에 못 박도록 넘겨주었다.
오늘 본문에서 아무런 생각이 없는 무리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들은 사실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만 해도 자신들의 옷을 벗어 길에 깔고, 종려나무 가지를 펴서 예수님의 입성을 환영한 자들이었다.
그 이유는 예수님이 자신들의 인생을 새롭게 할 정치적 경제적 메시야로 오심을 믿고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자기들이 믿었던 메시야 예수가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 신성모독죄로 붙잡혀 죄수의 몸으로 법정에 선 것이다.
게다가 예수님은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는 눈엣가시처럼 그들의 영적 라이벌로 비쳐졌기 때문에 그냥 두어서는 안 될 그런 존재였다.
그래서 군중들을 선동하여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아 죽이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이런 그들의 의도를 빌라도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18) 이는 그가 그들의 시기로 예수를 넘겨 준 줄 앎이더라.
그러나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의 사주를 받은 군중들의 요구가 워낙 완강하여 그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가 없었던 빌라도는 결국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도록 채찍질하여 내주고 만다.
그리고 빌라도는 나는 이 사람의 피에 대하여 무죄하니 너희가 그 피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할 때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돌리시오.”
이 말에 대한 책임이 얼마나 무섭고 엄중한지에 대해서 그들은 전혀 알지 못한 채 말이다.
물론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대로 십자가에 못 박히시지만,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이런 악한 일을 한 자들의 죄는 결코 죄 없다고 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책임지지 못할 말을 하고 있다.
“그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돌려라.”
이 얼마나 무섭고 엄중한 책임이 따르는 말인지 그들은 모르고 지껄이고 있는 것이다.
나 역시 부교역자 시절에 사역을 하면서 멈출 줄 모르는 시기심으로 인하여 다른 동료 교역자들과 편하게 지낼 수가 없었다.
다른 교역자가 나보다 일을 잘 하면 그에 대한 시기심이 발동하여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나보다 설교를 잘 하고, 사람들의 인기를 받아 누리면 그것을 두고 보지 못하였다.
그래서 나 스스로 “저것도 설교라고 하는 거야?”라고 하면서 상대방을 폄훼하기도 하고 그들을 깎아 내렸다.
나보다 늦게 들어온 부목사가 한 명 있었다.
그 부목사는 나보다 한 살 어리지만 신대원은 10년 이상 선배였다.
나는 직장생활과 사업을 하다가 신대원에 들어갔고, 그분은 바로 신대원에 들어갔으므로 나와는 그렇게 차이가 났던 것이다.
그런데 그 부목사가 교회에 오면서 가장 선임이 된 것이다.
사실 큰 교회에서 동역자들 간에 수석의 자리는 자신의 위상을 말해주는 그런 자존심의 자리였다.
분명 나보다 늦게 들어왔는데 신대원을 빨리 다녔다는 이유만으로 나보다 선임에다가 그것도 수석 자리를 꿰차고 앉아서 일을 하는 것을 나는 눈뜨고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때부터 내 안에 분노의 화신이 솟아올라 가만있을 수가 없었다.
그와는 이야기도 잘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에게 주어진 일에는 최선을 다하였다.
그래서 하는 일마다 정말 좋은 결과를 내었다.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고 담임목사에게 인정도 받았다.
그러나 부교역자들 사이에서는 관계가 좋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나의 시기로 인함이었으며, 아무리 좋은 결과를 내어도 그것은 하나님이 받으시는 것이 될 수가 없는 것은 나의 열심으로 일했고 그 결과는 毒 그 자체였다.
거기에는 나의 자기주장의지가 점철되어 주님을 위한 어떠한 사역도 되지 못하였다.
나는 사람에게 인정받고 그 영광을 취하려고만 했던 자였다.
이런 내 안에는 예수님을 시기로 내어주고 사람들을 선동하여 자기 편으로 만들어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아 죽인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들어 있었다.
나는 그 결과가 어떠할지에 대해서는 꿈도 꾸지 못하였다.
당장 그 당시에 담임목사와 교인들에게 인정받고 칭찬 듣는 일에 마음을 온전히 빼앗겼기 때문에 그것이 영혼을 죽이는 일이었다는 것과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것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였다.
마치 군중들이 ‘그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들에게 돌리라.’고 외쳐대는 것처럼 내가 바로 그 모습이었다.
그런 나에게 주님은 크든 작든 여러 모로 심판하셨다.
교회를 개척한 후에 목회를 그만 두어야 할 정도로 교회가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교인들의 마음이 나뉘어서 정말이지 교회가 더 이상 교회가 아니라고 할 만큼 힘든 상황들이 계속 되었다.
그런 와중에 폐암이 걸려 수술을 해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일련의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도 나는 사실 나의 잘못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였다.
나는 모든 것이 다 다른 사람들이 잘못한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저들의 죄를 깨닫고 회개하게 해 달라고 부르짖었었다.
그런데 그런 나에게 주님은 복음으로 찾아오셨다.
참 복음이 무엇인지 듣게 하셨고 그 복음을 통하여 나는 그동안 내가 얼마나 괴악하고 괴물 같은 죄인 중에 괴수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게 되었다.
나는 주의 일을 한 것이 아니라 나의 일, 분노와 자기 열심으로 행했던 지난날의 모든 사역이 쓰레기와 같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나의 모습은 결국 예수님을 십자가에 내어준 대제사장들이나 장로들, 그리고 군중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아니 내가 바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내어준 장본인이었다.
물론 그동안에도 나의 죄로 인하여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셨다는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더 이상 그 사실은 지식이나 관념이 아닌 실제가 되었다.
그동안 내가 행한 모든 일들이 비수가 되어 주님의 심장을 찔렀다는 사실이 나로 하여금 오열하게 만들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아 죽인 장본인은 대제사장들이나 장로들, 아무런 생각 없이 행한 군중들이 아니라 바로 나였음을 중심으로 고백한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동안 군중들의 고백처럼 ‘나와 우리 자손들에게 그 피를 돌리라.’는 식의 책임지지 못할 말들을 얼마나 많이 쏟아 냈었는가?
오늘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기에 나는 주님 앞에서 다시 한 번 오열하며 회개한다.
죽기에만 합당한 나를 주여, 용서하옵소서.
주의 보혈로 나를 정결하게 하옵소서.
주의 은혜를 연약한 나에게 베풀어 주소서.
* 묵상 후 기도
주님...
그동안 성경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을 보면서 지식적이고 관념적으로만 보고 알았던 내가 오늘은 온전히 나의 적나라한 죄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누구인지 깨닫습니다.
나로 인하여 상처 받고 힘들어 했을 동료 교역자들이 바로 예수님이었음을 오늘에야 알게 되었나이다.
겉으로는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을 돕는 척 하면서도 내면에서는 시기와 질투의 화신이 끊임없이 나를 지배하였습니다.
부정한 돈을 성전에 놓아둘 수 없다고 하면서 성전에 던져진 은 30개를 재빨리 주워가지고 그것으로 나그네의 묘지를 삼았던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의 위선이 바로 내 안에 있음을 고백하나이다.
그러나 죽기에만 합당한 나를 주님은 심판을 통하여 나를 살리셨나이다.
주의 복음이 나를 살리셨나이다.
복음을 통하여 주신 생명으로 이제 제 2의 인생을 살아가며 영생이 무엇인지, 하나님 나라가 어떤 곳인지, 무엇보다 주님과 날마다 교제와 사귐을 통하여 알아가는 참된 진리는 나의 양식이 되었습니다.
오늘 주님이 베푸시는 은혜 앞에 나의 두 손으로 입을 가릴 뿐입니다.
나는 없어지고 오직 주님만 나타내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