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맨뉴의 축구 전설 David Beckham이 경기 전에 북미 인디언 모히칸족의 머리를 하고 왔다가
퍼거슨 감독이 ”머리를 빡빡 밀지 않으면 경기 출전 안 시킨다‘고 야단치자
영국 축구의 전설이고 감독보다 더 유명한 그 선수도 눈물을 머금고 머리를 빡빡 밀고 경기에 출전했다고 한다.
당시 빡빡머리는 반항의 상징이고 필요 없는 특이한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이라 선듯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인데도
그 머리 모양으로는 출전 안 시킨다는 감독의 명으로 그런 수모를 당하게 된다.
그런데 반전은 그 사건 이후로 그의 맨머리는 그의 상징이 되었고 더 유명해졌다고 한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머리를 밀고 다니지만 그게 일반적이지 않다 보니 한 번 더 쳐다보게 된다.
그런데 여기 주변에도 머리를 빡빡 밀고 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본다.
남들에게 튀어 보이려는 사람도 아니고 반항도, 그렇다고 군인도 승려도 아닌 사람이다.
남자들만 아니라 여자들도, 어린 애들만 아니라 지그시 나이 드신 여자분도,
또 몸단장을 한참 신나게 하고 다니는 10대 여자아이들도 머리를 밀고 다니는 일을 자주 본다.
여기 인도에서 머리를 빡빡 미는 것은 상징적이고 특정 생활에서 일어난다.
그 첫 이유는 아이의 첫 이발,
즉 힌두교 전통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생긴 머리카락이 전생의 바람직하지 못한 특성과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아이의 면도는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미래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의 첫 이발은 큰 상서로운 행사로 간주하는데 한 살 때 또는 세 살 때 한다고 한다.
더워서, 머리에 병균이 있어서, 몸에 열이 많이 나서, 머리카락을 더 진하게 만들려고...
이런 여러 이유도 있지만 이 행사에는 힌두 종교적인 예식이 따르니 일반적인 머리 미는 것과 다르다.
그리고 일부 힌두는 위쪽에 머리카락 몇 가닥을 안테나처럼 남겨두는데
그것은 그 머리카락이 뇌를 보호하고 또 죽은 후에 영혼이 빠져나가는 통로라고 믿는다고 한다.
두 번째 이유는 예배 및 특별한 사찰을 순례했을 때 머리를 민다.
힌두교에서 머리카락은 순결과 헌신의 상징이고 머리를 미는 것은 정화 의식의 일부이다.
그래서 신전에 가서 예배를 하거나 유명 사찰을 순례할 때 기존 머리카락을 잘라내는데
하루에 수만명이 찾는 유명 사찰에는 이발사가 수십 명이 있어 하루 종일 대기한 사람들의 머리를 민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많은 이들이 특별한 날에 또 각자 필요나 결심에 의해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힌두 템플에 가서는 머리를 민다.
그들 세계에서는 이게 종교심의 표현이기도 하고 유명 사찰에 다녀온 것이 하나의 자랑거리다.
그리고 여기 대부분 여자들은 우리가 아는 샴퓨니 코팅제니... 하는 화학 제품을 쓰지 않는다.
도시화 되고 멋 내는 일부 여자들, 그리고 자연적인 가치를 모르는 일부 사람만이 사용한다.
그걸 처리하느라 쓰는 물도 모자라고 돈도 없거니와 그 대신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천연 코코넛 오일로 머리를 단장한다.
그래서 긴 머리에 천연 오일로 머리를 단장해서인지 머리카락이 진하고 질기고 굵고 길다.
그래서 인도가 세계 제일의 인모 수출 국가이다.
그리고 이들의 신앙과 관습 때문에 여자들의 긴 머리카락이 모이는 유명한 힌두 템플은 엄청난 머리카락을 수출하는 특수를 누린다.
세 번째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의 애도 때문이다.
특히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자녀들이 머리를 민다.
60이 된 여자분도, TV 아나운서도, 회사 사장님도, 10대 아리따운 처녀들도...
여자들은 물론 민머리를 감추려고 머리에 스카프를 둘러쓰거나 모자를 쓰기도 하지만
이들이 머리를 밀었을 때는 측은하고 쨘하게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월요일 아침에 갑자기 머리를 민 아이들이 등교하는 것을 보면 측은하고 철렁하다.
매일 아침 조회 때마다 운동장에서 찬양과 율동을 하고 기도하는 아이들이 혹 지난 주말에 부모님 손에 이끌려
아무것도 모르고 템플에 다녀왔는가 해서이고 그게 아니라면 갑자기 부모님이 돌아가셨나 해서이다.
여기서는... 머리를 민 사람을 적게 만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