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이 흔들릴때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가>는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무턱대고 빨리 내리자니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고, 그렇다고 오래 두자니 계속 주자를 내보내면 그 사이에서 적당한 타이밍을 찾기가 애매하죠. 개인적으로 최소한 투구수 75~80개 정도는 던지고 내려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물론 그것도 모든 상황에서 다 맞는 것은 아니겠지요) 오늘 윤규진의 90구는 판단하기가 좀 묘하네요. 일정 수준 이상의 투구수를 던져주는 것은 선발투수가 해주어야 할 임무인데, 한편으로는 리드한 점수를 지키는 것도 선발의 임무거든요 초반 5점을 모두 지켜내지 못한 것은 좀 아쉽습니다. 공은 나름 좋았으나 존이 애매해서 손해를 본 부분이 있는데, 그것을 감안해도 실점이 너무 많았네요. 일요일 경기에서는 좀 더 긴 이닝을, 더 적은 점수로 던져주면 좋겠습니다.
동점 상황에 강승현을 올렸는데 1.2이닝을 삼진 3개로 봉쇄했네요. 추격조에서 좋은 공을 던진 선수에게 좀 더 타이트한 상황에서 임무를 부여한 것은 굉장히 마음에 드는 선택입니다. 전임 감독 시절에는 절대 보지 못했을 장면인데 이상군 대행이 과감한 선택을 했고 또 성공했네요. 강승현도 본인 공에 대한 자신감을 더 가지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이 선수가 지난주 수요일부터 13구/19구/휴식/15구/20구/휴식/29구 페이스로 던졌는데 내일은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추격조-패전조 투수들의 등판을 늘리자고 권했던 것은 투수들의 무리한 등판을 막자는 취지였으니까요.
송창식이 위기에서 높은 공을 던졌는데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고, 정우람도 볼이 전체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포수가 요구한 것과 반대의 높은 공을 던졌는데 타자의 방망이가 헛돌았습니다. 송창식은 제구가 좋았고 정우람은 공끝이 좋은 덕분에 결과가 삼진이었죠. 송창식은 오늘 전반적으로 제구가 훌륭했고, 정우람은 이택근에게 던진 공이 다소 '볼질'에 가까웠는데 결국 공끝의 힘으로 강타자 셋을 삼진-땅볼-플라이로 잡아냈습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요? 저는 <3일 휴식>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지난 3일간의 휴식이 아니라 지난 한달간의 투구 간격 덕분이겠지요. 왜냐하면 송창식은 지난 한 달 동안 연투가 딱 2차례, 정우람은 1차례밖에 없거든요. 이러면 여름과 후반기에도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네요.
놀라운 것은, 이상군 대행 체제 이후 한달(정확히 29일)동안 1군에서 3연투가 딱 한번 밖에 없습니다. 권혁이 5월 25일부터 3일간 20/10/15구를 던지고 이틀 쉬었는데 그것 말고는 없죠. 박정진도 2연투 1번이 전부네요. 건강야구 하느라 많이 져서 승리조 연투가 없었을까요? 그런 것도 아닙니다. 이상군 대행은 24경기에서 11승 13패로 승률 .458을 기록 중인데 이 기록은 작년시즌 페넌트레이스 승률(.468)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심지어 올 시즌 김성근 체제 승률보다는 더 높고요. 앞으로도 이런 페이스를 잘 유지했으면 좋겠네요.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 번, 내일 강승현은 쉬기 바랍니다) 다만, 박정진의 보직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번트>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무사 1루에서 시도하는 번트는 혐오(?)합니다. 왜냐하면 1사 2루의 득점확률이 무사 1루의 득점확률보다 통계적으로 더 낮기 때문입니다. 다만 경기 막판이거나, 주자가 무사 2루, 혹은 무사 2-3루거나 이어지는 타순이 클린업이라면 번트 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취지에서 8회 하주석의 번트는 이해가 갑니다. 번트 결과는 나빴고 이닝 결과는 득점 1점에 성공했는데, 그 상황에서는 번트에 성공하고 적시타를 쳤어야죠. 그래야 강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주석은 이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다음부터는 꼭 그랬으면 좋겠네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팀을 오랫동안 이끌어야 할 하주석에게) 강공 기회를 줘봤으면 어떨까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은 남습니다. 어쩌면 (꼭 오늘 상황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이상군 대행의 번트 횟수가 좀 많다고 생각해서 그런 기분이 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심지어, 온ㄹ 승리의 초석이 된 멋진 홈런을 터뜨린 선수 아닙니까.
양성우는 제법 좋은 선수가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작년에도 나쁘지 않은 선수였죠. OPS .550이던 시절 한대화 감독이 눈여겨보고 나름의 기회를 준 기억이 있는데 이제 꽃을 피우네요. 이용규가 와도 퓨처스에 내려가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양성우가 올해 우리 나이로 29살인데, 최재훈과 함께 팀의 허리를 잘 받쳐주면 좋겠습니다. 당분간 송광민이 없어서 타순이 조정되면 5번이나 6번 자리가 빌텐데 양성우가 그 자리를 맡아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경기까지 결장하면서 김태균이 <6일> 쉬었습니다. 내일 경기에 바로 출전할 수도 있지만, 이 정도 기간이라면 부상당한 다음날 바로 2군으로 내려 차라리 푹 쉬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드네요. 지난주만 해도 타선이 부진하던 시기라 그 정도 결단을 내리기가 어려웠겠고, 어쩌면 이미 몸상태가 거의 다 회복되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부상 관리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보수적이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내일이나 모레 출전한다면 다행이지만 말입니다.
넥센과는 늘 어렵게 승부했고, 주말 삼성전도 상대 선발 매치업이 만만찮은데 첫 단추를 잘 끼웠네요. 내일은 김재영이 5+이닝을 잘 던져주기를, 그리고 장민재-권혁-심수창이 힘을 내주기를 기대합니다. 12구 투구한 정우람은 내일 연투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25개 던진 송창식은 하루 쉬면 좋겠네요.
첫댓글 심수창7 이동걸8 권 혁9으로 마무리하고 김재영 6이닝 1실점 승리투수~~~5연승 ~~
오늘 포수최재훈 왜 그렇게 바깥쪽만 요구하는지 모르겠던데? 설마 조바깥의 향기는 아니겠지요?
넥센이 대부분 바깥쪽 약한가요? 바깥쪽 많았던듯...
덕분에 오선진 수비시 공한번 못잡은거 같은데요.. .
@후니이글이글♡ 설마 선진이 수비를 못믿어서?
김태균은 내일이나 모레 넥센전에서 한번은 결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합니다 양성우는 지금처럼하면 시즌끝 3할타자 될거같고요
우익수할때는 수비도 작년비해 엄청 좋아졌네요
전 감독도 못했던 4연승을 관리야구로 해내네요..
김재영이 5이닝 이동걸 권혁 정우람이 4이닝 마무리 해주었음 좋겠네요. 기왕이면 5연승으로요!!
오늘 윤규진을 조금 더 오래 끌고간건 아슬하기도 했고 답답하기도 했지만 결국 이런 운영이 긴 시즌을 하나로 봤을때 옳은것이라 봅니다. 앞으로도 이런 장면이 자주 나오겠지만, 1시즌 그리고 그 다음 시즌을 위해서라면 얼만든지 감내해야 겠지요. 지금 이상군 체제는 다음 체제로 부드럽게 연결시켜주는데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양성우는 고동진의 신인시절 정도의 포텐은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한대화시절 중견수에서 만세를 부르던게 엊그제 같은데 요즘은 꽤나 프로선수같은 모습을 보여주네요 ^^ 비록 고동진은 그 포텐을 터뜨리지 못하고 지금 코치직까지 왔지만, 양성우는 좀 더 나아간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양성우는 2군같다와서 절실함으로 개과천선한것 같은데 선진이는 아직 멀은건지 아님 아직도 정신못차리는건지 프로10년차면 뭔가 보여줘야할때 아닌가? 얼굴로 야구하는건 아니겠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 규진이 일요일에도 선발등판이 좋을까요?
현재 기준으로 민재와 규진이는 보직을 바꾸는 게 어떨까 생각합니다.
오선진은 절실함이 없어보이네요. 집이 잘사나? 윤규진은 선발보다는 중간이 어울립니다.
양성우는 야왕작품 맞습니다.
어제 윤규진 한계까지 끌고간건 잘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윤규진은 불펜이 어울리는 선수 같구요 관리해주면서 일주일에 2번 정도 등판시키는게 가장 효율적인것 같습니다. 강승현 선수는 좋네요(별명처럼 강따봉^^) 다른 투수들에 비해 좀 잦은 등판인데 괜찮다고 봅니다. 지금은 자신감을 갖게 해줘야하고 또 되도록 많은 등판을 통해 1군 선수들을 접해보는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좀 지치면 관리해주겠죠 혹사시키는 감독은 아니니까요..박정진 선수는 구위을 좀 끌어 올려야 겠네요. 박정진 선수대신 2군에사 핫한 이충호 선수를 한번 올려보는것도 괜찮을듯 싶습니다
하주석의 번트 실패 후 로사의 1타점이 결승타가 되었으니 오히려 전화위복
만약 번트가 성공했더라면 1사 2 3루에서 이성열 포파, 2사후 1루가 비었으니 로사는 당연히 고의 사구, 다음 김경언은 내야 땅볼로 이닝 끝
물론 번트가 성공했으면 이성열, 김경언의 타격내용이 달라졌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