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야구판을 평정했던 현대가 우승후유증에 몸살을 앓고 있다.
타구단은 재계약을 거의 완료,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즌개막을 준비하고 있지만현대는 2001년 선수등록마감을 불과 사흘 앞둔 25일 오전까지도 주력선수 대부분과계약치 못한 상태다.
상종가를 친 팀 성적과 함께 다승(임선동, 김수경), 타격(박종호), 홈런(박경완), 타점(박재홍) 등 개인타이틀을 전리품으로 내세우며 시위(?)중인 선수들과 경영난을 겪는 모기업의 눈치를 봐야하는 구단은 그야말로 `동상이몽'이다.
현대는 그나마 이숭용, 박진만(이상 1억500만원),이적생 심정수(1억6천만원),에이스 김수경(1억2천700만원)과 재계약했고 홀드왕 조웅천을 SK로 넘겼지만 아직버티기로 일관하는 주력선수들을 생각하면 암담하다.
보류선수 명단에 올라있는 미계약선수는 선수등록 기간을 넘어서도 계약만 성사되면 올시즌 출장이 가능하지만 협상이 더 길어질 경우 선수들이 훈련에 전념하기힘들어지고 팀 분위기도가 흐트러질 수 있는 까닭에 문제는 심각하다.
구단 제시액과 본인 요구액의 차이가 가장 큰 선수는 박재홍. 지난해 3할타율에 32홈런, 115타점으로 팀우승의 일등공신이었던 박재홍은 현재연봉킹인 이승엽(삼성)과 같은 3억원을 요구하고 있어 2억원을 제시한 구단측과 팽팽히 맞서고 있다.
또 지난 시즌 MVP인 포수 박경완도 100% 이상 인상된 2억5천만원을 요구하고 있어 2억원을 제시한 구단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해 7천500만원을 받아 올해 억대진입이 확실한 타격왕 박종호도 만만치 않다.
또한 지난해 3천300만원을 받았던 임선동이 `억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한해 잘한 것 만으로 200% 넘게 인상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 구단의 입장이다.
그 어느때 보다 뜨거운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는 현대가 언제쯤 `총성없는 내전'을 마칠 수 있을 지 팬들의 관심이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