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 뮤즈 레이블 라이브.
나른한 느낌의 빵.
아톰북.
괜시리 부끄러워 지지만 상상공장으로 가기전에 들어본 음악이 내가 이들과의 첫 만남이었고,
목소리만큼 몸도 가날퍼 보이는 그녀는 시종일관 무표정한 표정으로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사실 조금 달랐던 그룹.
구갈 1학년이라 적힌 실로폰과 함께 했는데
보는내내 초등학교인지, 중학교인지, 고등학교인지,
알아내고 싶은 충동에 잠시 휩싸였음을.
도경만,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얼굴 한번 닦아내리기, 멤버들끼리 몆마디 나누기,
마지막 곡입니다.
그는 이 말 (행동) 말고는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꽤나 충격적인 가사의 노래였었고, 어느 노래 가사중 '내 십년된 면바지를 욕심내지마'
라는 가사에서 절대로 뺏기고 싶지 않은 그의 얼굴표정은
나에게 그나마 조금은 부드러운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오르겔 탄츠
태엽의 힘으로 음악을 자동 연주하는 악기이자 완구인 오르겔과 독일어로 춤을 뜻하는
탄즈를 조합한 밴드명
다양하고 신기한 악기들을 잔뜩 들고 나와선 놀랄만큼 아름다운 목소리로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는 노래들로 불러주었던 그들.
어찌 된일인지 인디밴드들의 여성 보컬들의 목소리가
하나같이 가늘고, 아름다웠다.
속닥속닥에서는 나에게 이야기 해주는 듯.
좋았던 그들의 연주.
귀여운 콧수염 컨셉에 아무도 웃어주지 않아 순간 당황한 그들.
보이는 그대로 즐거웠던 그들.
그들말로는 분위기를 띄우는데 가끔씩 부른다는 밸리 댄서 아가씨.
애쉬.
참, 아름다웠던 그녀의 등장으로
물론 분위기가 업이 된 것은 물론, 더욱 더 오르겔탄츠가
각인되었다.
플라스틱 피플
공연 준비부터 이것저것을 도와주시길래 나는 빵의 관계자인가 하고 있었는데,
그는 플라스틱 피플의 보컬이었다.
이들의 연주도 절로 어깨가 들썩 거리며, 방금 헤어진 애인을 또 보고싶은 팔불출 마냥
듣고 싶은 사랑스런 음악들이었다.
빵도 처음,
만났던 밴드들로 처음,
모든게 비교적 생소했지만, 어렵지 않았고, 흥미로웠으며, 즐거웠다.
서로 마주보고 웃으며 연주하던 그들의 보면서
작고 소소한것들에서부터 나도
행복해졌던 공연!
보는 내내 적어두었던 쪽지를 두고 오는 바람에 그 순간 순간 생각했던 문구들은 잊어버렸지만,
그때의 그 감정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사진, 글, 김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