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찾기 841호]
잡된 세간사도 있음을 알면 될 뿐, 벗어날 필요가 없으니
스님께서 시중하셨다.
“스님네들이여, 이렇게 법복을 입었으면 도리 상 본분사(向上事)를 통달해야 하니, 어정거려서는 안 된다.
만일 분명히 깨쳤다 해도, 저 모든 성인을 자기 등 뒤로 던져버려야
자유로워질 것이다.
던져버리지 못한다면 설사 완전한 법을 배운다 해도
그들 등 뒤에서 차수(叉手)해야 할 것이니, 무슨 큰 소리를 치겠느냐.
자기를 던져버릴 수만 있다면 온갖 잡된 경계가 다가온다 해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가령 진창에 처박힌다 해도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 스님이 약산스님에게 묻기를, ‘삼승교에도 조사의 뜻이 있습니까?’ 하자,
약산스님은 ‘있지’하였다.
‘이미 있다면 달마스님은 무엇하러 오셨습니까?’하자,
약산스님은‘까닭이 있어서 왔지’라고 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주인공이 되고 나서 자기를 던져버리는 그곳으로 귀결시키는 것이 아니겠는가.
경전에서는 말씀하시기를, ‘대통지승불은 십겁을 도량에 앉아 있었으나,
불법이 목전에 나타나질 않아서 불도를 이루지 못하였다’하였는데,
여기서 겁이라는 말은 ‘막힌다’는 뜻이다.
생각건대, ‘완전히 이루다(十成)‘ 또는 ’스미는 번뇌를 끊다‘하는 것은
온갖 길이 끊겼으나,부처를 이루겠다는 생각을 놓지 못하기 때문에
‘붙들고 앉아 탐착함을 <차례차례 깨달아가면서 귀천을 분간하지 못함>이라 한다’고 하는 것이다.
내 총림을 보건대, 항상 이렇게 저렇게 의론하기를 좋아한다.
그래가지고 일을 해낼 수 있겠는가.
그것은 그저 지난 일[向去事]를 늘어놓는 것일 뿐이다.
듣지도 못했는가.
남전(748~834)스님이 ‘설사 너희들이 완전히 이루었다 해도
내 한 가닥 길에 비하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하신 말씀을,
이쯤 되어서는 정말 치밀해야만 명백하고 자재하리라.
천당. 지옥. 아귀. 축생을 막론하고 어딜 가나 변함없으면
원래 옛사람이나 옛길을 가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기뻐하는 마음이 있으면 막히고, 벗어난다면 꺼릴 것이 없다.
예스님이 말씀하시기를, ‘윤회하지 못할 까 두려운 뿐이다.’하였는데,
그대들은 어찌 생각하느냐.
요즈음 사람들은 청정한 경계를 말하며 지난 일 말하기를 좋아하니,
이것이 가장 난치병이다.
잡된 세속 사는 오히려 가벼우나 청정함은 중병이니,
예컨대 부처에 맛 들리고 조사에 맛 들리면 모두 막힘과 집착이다.
스승께서 말씀하시기를, ‘헤아리는 마음이 바로 파계이다’하셨으니,
맛을 챙긴다면 재(齋)를 파괴하는 것이다.
그런데 무엇을 맛이라고 하겠느냐, 부처 맛, 조사 맛을 말한다.
기뻐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면 바로 파계이다.
여기서 재를 파하고 계율을 파한다 함은
바로 지금 3갈마(三羯磨)의 경우에 벌써 파괴해 버린 것이다.
거칠고 무거운 탐.진.치는 끊기 어렵다 해도 도리어 가벼우나,
함이 없고 할 일 없는 청정한 이것이 바로 더할 나위 없는 중병인 것이다.
조사도 이것 때문에 세상에 나오셨으며 유독 그대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당장 부질없는 짓을 하지 말아라.
검둥이 종(奴)과 흰 암소가 수행하는 편이 빠를 것이니,
그들은 선(禪)이다 도(道)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희들은 부처니 조사니 나아가서는 보리열반까지
갖가지로 치달려 구한다.
그러니 언제나 쉬고 결판을 보겠느냐.
그것은 모두 생멸하는 마음이라서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한 검둥이 종(奴이)나 흰 암소만도 못한 것이다.
그들은 부처도 모르고 조사도 모르며
보리열반과 선악인과까지도 모른다.
배고프면 풀 뜯어 먹고 목마르면 물 마실 뿐이다.
이럴 수만 있다면 이루지 못할까 근심할 것도 없다.
‘헤아려서는 이루지 못한다’ 했던 말을 듣지 못했는가.
그러므로 있는 줄(有) 알아야만 축생도 끌어올 수 있다.
이 방편을 터득해야 좀 낫다 하겠다.
미륵보살과 아촉불과 모든 묘희세계등을 보지 못했는가.
그들 향상인들 부끄러움과 게으름이 없는 보살이라 하나, 그들 역시 또 변역생사를 한다고 한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게으를까 두려운데 본분사에 있어서 어찌해야 하겠느냐.
매우 치밀해야 할 것이다.
사람마다 하나씩 앉을 자리가 있는데 부처가 세상에 나온다 해도 그것을 어찌하지는 못한다.
이렇게 체득해서 닦아가야지 재빠른 이익을 쫓아서는 안 된다.
이 일을 알고 싶은가.
당장 부처가 되고 조사가 된다 해도 그저 이럴 뿐이며,
삼악도인 지옥과 육도에 떨어진다 해도 그저 이럴 뿐이다.
이렇게 아무 작용할 틈이 없으나 그렇다고 떠날래야 떠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에게 주인공이 되어 주어야 하리라.
주인공이 될 수 있다면 변역생사를 하지 않으며, 주인공이 되어 주지 못하면 변역생사를 하게 된다.
‘아득하고 끝없이 재앙을 부르리로다’하신 영가스님의 말씀을 듣지 못했더냐,
‘무엇이 아득하고 끝없이 재앙을 부르는 것입니까?’
‘모두 다이다.’
‘어떻게 해야 면할 수 있겠습니까?’
‘있음을 알면 된다. 면하여 무엇을 하겠느냐.
보리 , 열반, 번뇌, 무명 등도 전혀 벗어날 필요가 없으며,
잡된 세간사도 있음을 알면 될 뿐, 벗어날 필요가 없으니
벗어나면 변역생사가 되는 것이다.
나아가서는 부처도 되고 조사가 되며, 보리니 열반이니 하는 등의 재앙은
적은 것이 아니다.
어째서 그런가?
변역생사를 하기 때문이다.
변역생사를 하지 않으려거든 그저 부딪치는대로 자유로워야 할 것이다.’”
(출처 - 조동록 193 / 아비라카페 알맹이찾기)
첫댓글 2015.10.19
번역생사를 하지 않으려거든 그저 부딪치는대로 자유로워야 할 것이다..
물은 순리대로 흘러갈 뿐..
모양이나 형상에 물들지 않고..
시절인연따라 그저 흘러갈 뿐이다..
감사합니다. ()()()
허공과 같은 마음으로
허공과 같은 법을 보이니
허공의 묘리를 깨달았을때
옳은 법도 그른 법도 없다네..
바수밀존자..
나모 땃서 바가와또 아라하또 삼마 삼붇닷서! 존귀하신분, 공양받아 마땅하신분, 바르게 깨달으신 그분께 귀의합니다.
당장, 부질없는 짓을 하지 마라...
감사합니다.()()()
제가 이제 발심하여 예배하옴은 제 스스로 복 얻거나 천상에 나며
성문연각 보살지위 구함 아니요. 오직오직 최상승을 의지하옵고
아뇩다라 삼보리심 냄이오니다. 원하오니 시방세계 모든 중생이
모두 함께 무상보리 얻어 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