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네, 봄이 안오네 하며 봄타령을 하다보니 어느새 4월도 다 가고 오늘과 내일 이틀이 남았다. 4월이라 하면 흔히들 '잔인한 4월'이라고 표현을 한다. 그렇게 말하는 것에 대한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글귀 하나에 뭐 그리 깊숙히 알아야 할 것 까진 없겠지만 한번쯤 짚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제주 4.3 사건, 4.19 혁명, 4.16 세월호 참사 같은 끔찍한 사건들이 다 4월에 발생하여 우리 역사에 뼈아픈 기억으로 기록이 된 것에서 '잔인한 4월' 이라고 흔히들 그런 표현을 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실 이 말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아주 끔직한 사건들보다 훨씬 이전부터 세계적으로 널리 회자되고 있던 말이라고 한다. 이 말은 미국 태생의 영국 시인 T.S 엘리엇(Eliot)이 1922년에 발표한 유명한 詩, '황무지(The Waste Land)'의 한 구절 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는 뼈아픈 끔찍한 사건들과 맛물려 '잔인한 4월'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어찌되었거나 2022년 올해 4월은 또 이런저런 사연들을 많이 남겨놓고 말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흘러가고 있다.
어젯밤 자정 무렵부터 소리없이 내리기 시작한 비가 오늘 아침까지 이어지고 있다. 며칠전 내린 비처럼 분명 오늘 내리고 있는 이 비도 단비임이 틀림없다. 농사가 시작되고 있는 이 시기에 내리는 비는 정말 반갑고 고맙다. 우리야 채소 위주의 농사 뿐이지만 마을에서는 이미 씨감자를 심었고 옥수수와 같은 다른 농작물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렇게 비가 내려 촉촉하게 적셔놓아야 농사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서 고맙고 반가운 비가 아니겠는가? 며칠전에 씨앗을 뿌려놓은 더덕과 도라지 그리고 온갖 꽃들도 비를 맞고 발아가 잘 되지않을까 싶다. 뿐만아니라 어제 늦은 오후에 부추밭의 무성한 잡초를 뽑아준 것도 참 잘했구나 싶다. 하마터면 비를 맞고 더 무성하게 자라 부추의 성장에 더 방해가 되었을 테니 말이다. 시간이 모자라 조선파밭에 무성한 잡초를 뽑지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비가 그치고 날이 좋아지면 그 일 부터 먼저 해치워야겠다.
어제는 근 한 달 만에 아내와 함께 원주에 다녀왔다. 이런저런 생필품도 사러 대형마트에도 가고 모처럼 도시 바람도 쐴 겸 나간 것이다. 거의 한 달에 두어 번은 원주에 나가곤 한다. 읍내 마트와 봉평장에서 구입하기도 하지만 종류가 다양하지도 않을 뿐더러 우리가 필요한 것을 골라 살 수 없으며 값도 생각을 해야하는 것이라서 도시의 대형마트에 쇼핑을 하러 가는 것이다. 아내는 한 달 동안에 생각이 날 때마다 쇼핑 품목을 꼼꼼하게 메모를 하는 습관을 가졌다. 꼭 필요한 것 외 어지간해서는 즉흥적인 쇼핑이나 허투루 물건을 사는 법이 그다지 별로 없는 알뜰한 아줌마이다. 오히려 함께 따라간 촌부가 문제이다. 특히 먹고싶은 것이 보이면 사지않고는 못 배기는 사람인데 그럴 때는 못 이기는 척을 해주는 아내가 고맙다. 어제도 포장된 순대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을 본 아내가 먹고싶으면 사라면서 카트에 담아 주었다. 순대하면 소주 아닌가? 저녁 대신 순대에 소주를 곁들여 맛있게 먹는 것을 본 아내가 그게 그렇게 맛있냐며 웃었다. 아내는 순대를 전혀 입에 대지않는 입이 조금 짧은 사람이다.
어제 원주에 나가면서 최근에 '이서책방'을 열어서 원주의 새로운 문화명소로 자리매김을 하고 계신 이서화 시인님께 무청시래기와 몇 가지 봄나물을 조금 갖다드리고 왔다. 다른 중요한 일정이 사전에 잡혀있으셔서 뵙지는 못하고 옆집 미용실에 맡겨 놓고 왔는데 어찌나 고마워 하시며 페북에 과하게 칭찬을 해놓으셨다. 별 것도 아닌데 과찬에 오히려 몸둘바를 모르겠다. 지난 3월 원주의 병원에 입원 했을 당시에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비롯하여 이것저것 챙겨 병문안을 와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딱히 드릴 것이 없어 푸성귀 조금 챙겨갔을 뿐인데 너무 과한 칭찬을 받고보니 머쓱하다. 시인님의 그 따뜻한 마음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어 시인님의 포스팅을 촌부의 일기에 담아놓으려고 한다.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631566487243560&id=100011706722417
첫댓글 하고 싶은 일을 하시면서
드시고 싶은 것을 드시고 좋은 분을 만나면서
책과 인생을 벗하시는 촌부님을 늘 존경합니다.
서울도 아침에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제 자연에 비를 내려서 연두색이 아닌 초록빛의
세상을 만드는 듯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아이구~ 과찬이십니다.
그저 산골살이를 하며 조금씩이나마 나누는 것 뿐일걸요. 비가 내리는 날은 공치는 날이라서 난롯불 지펴놓고 불멍을 하고 있습니다.^^
와...멋집니다..존경합니다..
과찬이십니다.
칭찬을 주시니 괜시리 어깨가 으쓱해지는군요. 감사합니다.^^
촌부님
하루를 알차게 보내셨네요
오늘도 멋진 하루 만드시며 행복 하세요
하루하루가 어제만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두지금
봉평에 있습니다. 여기에 오니 공기도 좋고 유기농먹거리도 많고 참 좋은곳이네요~한달 살기라도 해야할듯 합니다~봉평에사시는부들 복이 많으신 거예요~화이팅 하세요!!!좋은글 올려주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