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는 실제
범죄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허구를 가미해 재구성했습니다."
에피소드 5. [최면(催眠)
살인 - ⑤]
S# 22. 오전 11시 40분. 강동구 소재 모텔 프론트.
체크 아웃 시간인 정오가
다가오자, 종업원이 인터폰을 한다.
종업원 (짜증 섞인 목소리로) 아. 진짜.
12시가 다가오는데, 왜 나갈 생각을
안 하고 있어.
청소원 안 받아?
(벽시계를 보며) 객실 청소도 빨리
해야 하는데.
오늘 토요일이라 대실 손님들 많잖아
종업원 예. 샤워 하나 본데요.
청소원 올라 갔다 와봐.
체크 아웃 할 시간이야
S# 23. 오전 11시 50분. 308호실 앞.
종업원이 서둘러 올라가
308호실 문을 사납게 두드린다.
종업원 (짜증 섞인 큰 목소리로)
손님. 체크 아웃 하실 시간이에요!
손님! 308호 손님!
종업원이 도어 손잡이를
수 차례 돌려 본다.
종업원 자는 거야. 샤워를 하는 거야.
S# 24. 오전 11시 55분. 프론트.
종업원이 마스터 키를 가지러
씩씩거리며 내려 온다.
종업원 (투덜거리며) 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어요.
청소원 그래? 이상하네.
(씨익 웃으며) 혹시 죽은 거 아니야?
종업원
(놀라는 표정으로)
아줌마도 참. 농담할 게 따로
있지.
S# 25. 오전 12시 00분. 308호실.
종업원이 서둘러 올라가
308호실 문을 열고 들어 선다..
종업원 (객실로 천천히 들어 가며) 손님. 체크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으 악~ 사 라 ㅁ 이 죽어
전날, 모텔에 투숙했던 서태주 씨가 팬티와 런닝 셔츠 차림으로
목과 가슴에 예기에 의해
크게 찔린 상처를 입은 채 천정을 보고 침대에 누워 있다.
S# 26. 오후 1시 30분. 308호실.
현장 감식요원들이 객실을 감식 중이다.
감식 요원 속옷은 물론 침대 시트까지 흥건히 젖을 정도로다가
피를 많이 흘렸습니다.
박 형사 그럼, 직접 사인은 ‘실혈사(失血死)네
감식 요원 네. 예기손상(銳器損傷)에 의한.
그리고, 1차 현장감식 결과, 시반(屍斑) 상태로 봐서,
사망한 지는
9시간에서 12시간 정도 됐구요.
피살자의 목과 가슴, 치명적인
부위를 정확히 겨냥해서
흉기로 찔렀습니다.
박 형사 그 얘기는 범인이 분명한 ‘살인의 동기’를 가지고서
의도적으로 살인했다는 소리인데.
감식 요원 (손목에 시계를 가리키며) 네. 그리고,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와 지갑 속에 들어있던 20여 만원의 돈을
가지고 가지 않은 것으로 봐서 강도는 아닌
것 같고
박 형사 손에 방어흔(防禦痕)도 없는 것으로 봐서 면식범이겠지?
(시신을 보며)
원한이나 치정인가?
S# 27. 모텔 로비.
김 형사가 종업원과 청소원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종업원 (떨리는 목소리로) 어젯밤 10시 20분경에 투숙했습니다.
김 형사 혼자요?
종업원 어느 여자랑요. 이상한 것이 둘이 중국말로 대화를 하더라고요.
김 형사 중국말로요?
종업원 예. 그리고서는, 그 여자는
자정 전에 홀로 객실에서 나오길래
제가 어디 가냐고 하니깐. 여자가
당황해 하면서,
영어로 “HOME HOME” 하면서
나가서, 택시를 잡아 타고는 갔습니다.
김 형사 중국 여자란 소리인데.
그 밖에 수상한 다른 객실 손님이라든지, 비명 소리 같은 거 못 들었어요?
청소원 제가 새벽 1시까지 모텔을 돌아 다니며 청소를 했는데,
비명 소리는 못 들었어요.
종업원 (고개를 끄덕이며) 예. 저도요.
어젯밤이 불금이라서,
젊은 커플들이 대실한 거 외에는 수상한 투숙객들도 없었고요.
S# 28. 서태주 씨의 집.
유 형사가 피살자의 유가족을 만나고 있다.
큰 누나 대만 여자에요. 이름은 매염옥.
태주가 4년
전에 선교사로 대만에 2년간 갔었어요.
동생보다 네 살이 연상이지만 거기서 상당히
오랫동안 연인 관계로
지냈던 거 같아요.
어머니 낯설고 힘든 외국생활을 하면서 우리
태주가 그 대만 여자의 신세를
많이 지고, 현지인인 그 대만 여자가 우리 태주가 선교 활동을 하는데
이것 저것 챙겨주고 했나 보더라고요.
큰 누나 그리고 태주가 선교사 활동을 마치고 먼저 들어오고,
그 여자는 1년
반 전에 따라 들어 와서,
방배동에 방을 얻어서 동거를 시작했고요.
태주는 신학 공부를 더 한다면서 신학
대학원에 입학을 했고,
염옥이는 퇴계로에 있는 대만 여행사에
취직하며 다녔죠.
유 형사 그럼, 두 분이
결혼을 하신 건가요?
어머니 아니요. 결혼식은 아직.
태주 말로는 자기가 대학원을 마치면,
정식으로 결혼을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어요.
유 형사 아~ 동거만
하시는 관계셨네요.
아이는요?
큰 누나 그 여자가 나이가 있어서
유 형사 네~. 요즘
들어서 두 분이 다투고 뭐 그러지는 않았나요?
큰 누나 제가 보기에는 그렇게 사이가 나쁘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어머니 예.
둘이 자주는 아니어도 한 달에 한 번 꼴로 집에 와서,
저희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고 가곤 했어요.
유 형사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거
참.
S# 29. 강력 1팀.
강력 1팀원들이 회의 중이다.
강력 팀장 그렇다면,
같이 투숙을 했던 그 대만 여자가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네?
김 형사 네.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사건 당일 오후 1시,
용의자가 대만행 중화항공편으로 출국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중화항공 지사무소 측에 의하면, 보름 전에 매염옥 씨가 직접
자신의 신용카드로 항공 티켓을 사전 예매했다고
합니다.
범행 직후 바로 대만으로 달아나기 위해서.
강력 팀장 사전에 대만 가는 비행기 티켓을 미리 사놓은 상황하며,
모텔에 함께 투숙한 후에 바로 모텔을 나온
거 하며,
이 정도의 정황들이면,
이미 그 전부터 동거남 서태주를 살인할 계획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잖아.
그런데 가족들은.
유 형사 예. 가족들
말로는,
둘이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고요.
강력 팀장 거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유력한 살해 용의자 매염옥의 ‘살인 동기’가 전혀 안 보이니.
S# 30. 강력 1팀.
박 형사가 상기된 표정으로 강력 1팀에 들어 온다.
강력 팀장 어떻게 됐어?
박 형사 매염옥 씨가 다니던
대만 여행사 직원들과 얘기를 나눴는데요.
그녀가 갑자기 회사에 말도 없이 출근을 안
하고 대만으로 귀국한 것과
동거남 살해 용의자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는
것에 대해
전혀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사무실내에서 누구와 특별히 친하게 지낸 것은
아니지만,
직장에서 성실하게 일해서 다들 괜찮게 생각하는
직장동료였답니다.
강력 팀장 그래?
서태주 씨가 다니던 신학대학원과
선교사로 파견시킨 교회는?
박 형사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들과 지도교수, 모두
놀라는 눈치이고요.
둘이 같이 다닌 교회에서도
두 사람을 교회에 충실하고,
화목하게 지내는 부부로 기억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팀장님. 이상 한 점이.
강력 팀장 왜?
박 형사 교회에 가서 알았는데,
이번에 살해된 서태주 씨,
병원에서 독극물에 의해 살해된 문진준,
등산로에서 피살된 남동은행 서초지점장 진오성.
여행 가방에서 죽은 채 발견된 공인 회계사
임진배 씨
이들 모두 같은 교회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강력 팀장 (눈이 휘둥그래 지며)
뭐?
유 형사와 김 형사도 박
형사를 눈을 크게 뜨고 바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