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지도서> 보물지정 기념식 열려
정순택 대주교 “역사적, 문화적, 교회사적으로 깊은 연구의 원천이 되길”
△ <여지도서> 보물지정 기념식(좌측부터 (재)한국교회사연구소 정완현 부소장 신부, (재)한국교회사연구소 조한건 소장 신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 교구청 문화홍보국장 최광희 신부)
12일 오후 3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재)한국교회사연구소 도서관에서 열린 「여지도서(輿地圖書)」 보물지정 기념식에 참석했다.
(재)한국교회사연구소가 소장한 「여지도서(輿地圖書)」는 지난 2월 21일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 보물로 지정된 바 있다.
정 대주교는 기념식에서 <여지도서>를 실견하고 “18세기 지방 고을에서 채색 스타일이 다르게 다양한 형식으로 그려진 지도가 집대성됐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향후 역사적, 문화적, 교회사적으로 깊은 연구의 원천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 한국교회사연구소에서 사료적 가치가 뛰어난 <여지도서>를 잘 보존·보관하여 보물로 지정하고자 들인 수고를 깊이 격려하며, “최석우 몬시뇰이 지도를 입수하면서 간직했던 염원이 마침내 달성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구요비 주교는 “올해 한국교회사연구소의 이사장직을 맡고 처음으로 방문하였는데 국가 보물로 지정된 <여지도서>를 직접 보는 영광을 가지게 돼 뜻 깊다”고 말했다. 또한 귀중한 이 자료가 보물로 지정받기까지 노력해 온 최석우 몬시뇰을 비롯한 현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여지도서(輿地圖書)」는 조선 후기 효율적인 지방 통치를 위해 편찬된 관찬 지리지다. 전체 55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95개의 군현 읍지(邑誌), 17개의 영지(營誌), 1개의 진지(鎭誌)가 수록되어 있다. 표지에는 책제와 함께 수록 군현이 쓰여 있으며, 본문에는 지도와 지리지가 담겨 있다.
△ 여지도서 표지
이전의 지리지와는 달리 각 군현의 읍지 앞에 지도가 첨부됐고, 지도는 채색필사본으로 1면 혹은 2면에 걸쳐 그려져 있다. 경기도와 전라도를 제외한 6개 도의 도별지도와 영·진지도 12매, 군현지도 296매가 포함돼 있고 지도가 그려진 형식, 구성 방법, 채색은 각 군현마다 다르지만 거리와 방위 등이 비교적 정확하다.
영조대 각 군현에서 작성한 자료를 각 도의 감영을 통해 모아 성책한 것이기 때문에 기록 내용이 통일되지 않고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대체로 각 군현에서 자료를 작성한 시기는 1760년대 전후로 추정되며, 각 읍지의 호구(戶口)·전결(田結) 등의 내용으로 볼 때 1759년(영조 35) 「기묘장적(己卯帳籍)」을 기준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 여지도서 48(문경)
<여지도서>의 각 군현 읍지 앞에 첨부된 지도에는 순교성지와 교우촌이 자리한 지역의 옛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다. 특히 8권 충청도편에는 병인박해 때 많은 교우들이 순교한 연풍 지역 지도가, 11권에는 무명 순교자들의 처형 터인 해미의 지도가 삽입되어 있다. 경상도편인 48권의 문경 지역 지도에는 진안리 성지와 마원 성지가 자리한 신남방(身南坊) 부근의 모습, 여우목성지가 자리한 높고 험준한 대미산(黛眉山)의 옛 산세와 지역의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한국교회사연구소는 1973년 연구소 소장 자료를 재정리하고 공개하는 과정에서 「여지도서(輿地圖書)」의 존재를 대외적으로 공개하였으며, 1973년 국사편찬위원회와 2020년 고전번역원에서 영인서를 발행할 수 있도록 협조한 바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