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의 그곳: 요정 남원장

[김민휴(28)]

ㅡ노고를 고맙게 생각해서 유지들이 자리를 만든 모양입니다.
ㅡ부대는 1시를 기해 작전개시입니다.
ㅡ반 시간 앞당겨 11시 반으로 해서 제가 연락들 하지요. 이따 「남원장」에서 만나도록 합시다.

ㅡ세무서장 최익도가 눈치 빠르게 얼버무리고는, 그런데 심사령관님 지난 21일 대한청년단이 발족했는데 우리 읍에서도 대동청년단을 해체시키고 대한청년단을 발족시켜야 할텐데 ?

시시때때로 벌교의 유지;지주들이 모여 먹고 즐기며 모의를 하는 곳; 남원장이 어디일까? 긍금하던 차에 오늘 삼화목공소 사장 왕장노님에게 물었다.
의외로 내가 잘 알고 있는 건물이었다. 읍사무소에서 홍교 쪽으로 한 칸(블럭 ) 내려오면 우성마트가 나오는데, 우성마트 앞에 서서 다시 읍사무소 쪽을 보면 우성국밥과 벌교죽집 사이에 소슬대문인 근사한 기와집이 있는데 그곳이 그 당시에 「남원장 」요정이었다고 한다.
이 곳 기생 경월이는 흥을 돋우기 위해 소리 한 자락하라는 청을 받고 춘향이와 이도령이 재회하는 부분을 하려다가 금융조합장 유주상에게 어디 천한 것과 양반 자식이 평등하게 연애하는 싸가지 없는 부분을 하려 하느냐고 찍살나게 욕을 얻어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