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사 助力死
지난해(2023년) 여름에 잠시 스위스 바젤을 다녀왔다. 이전에도 수십 번, 아니 백번도 더 다녀온 곳이기도 하다.
바젤은 공과대학이 유명하며 특히 의공학과가 대단히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스위스 바젤은 위로는 남부 독일, 서쪽으로는 프랑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부 스위스의 도시이다.
바젤에 가면 자주 바젤대학교 옆의 Petersplatz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을 찾기도 했다.
이곳 바젤에 더는 사람의 손으로 치료할 수 없는 환자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도록 도와주는 곳이 있다. 흔히들 말하는 존엄사를 하도록 돕는 곳이다.
참고로 스위스는 1998년부터 사람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실행할 수 있도록 국법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그래서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기 위하여 찾아오며 그중에는 더러 한국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더 소름이 돋는 것은 아프지 않아도, 건강한 사람도 자신의 목숨을 합법적으로 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네덜란드 전 총리 부부가 조력사로 생을 마감했고 2016년에 조력사를 합법화한 캐나다는 심지어 미성년자까지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조력사를 할 수 있도록 법안을 고치려 하고 있다. 현재 여러 국가가 조력사를 합법화하였고 또 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6년 1월에 ‘연명의료결정법’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이는 운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제도이다. 그런데 호흡이 있으면 살아있는 게 아닐까. 그 호흡을 기계에 의존하고 있다면 몰라도.
그리고 2022년 6월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조력 사망을 허용하자는 ‘조력존엄사법’이 국회에서 발의되었다. 법안이 발의되고 난 후의 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고(응답자 82% 찬성) 법안은 한차례 논의 후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조력사PAS(Physician-Assisted Suicide)니 존엄사Death with dignity니, 그리고 안락사安樂死 Euthanasia니 하는 이름으로 사람의 생명을 인위적으로 마감하게 되지만 이는 모두 생명을 주신 창조주 앞에 범죄행위가 된다. 어떤 이름으로 생을 마감하건 간에 이는 ‘자살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호흡을 주신 창조주가 거두어 가기 전에 인간이 스스로 거두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자주 극심한 육체의 고통을 견디지 못해 이런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자살행위이며 하나님 앞에 죄가 되는 것이다. 비록 그들이 삶을 선택할 권리도, 마감할 권리도 다 본인에게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평온해 보이는 바젤의 거리를 걸으며 그 너머로 보이는 창조주에 대한 무서운 인간의 죄악을 떠올리며 저주 가운데 스스로의 목숨을 끊은 가룟 유다를 생각한다.
“그 때에 예수를 판 유다가 그의 정죄됨을 보고 스스로 뉘우쳐 그 은 삼십을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 도로 갖다 주며
이르되 내가 무죄한 피를 팔고 죄를 범하였도다 하니 그들이 이르되 그것이 우리에게 무슨 상관이냐 네가 당하라 하거늘
유다가 은을 성소에 던져 넣고 물러가서 스스로 목매어 죽은지라” (마태복음 27:3~5)
“제자들이 예수께서 시키신 대로 하여 유월절을 준비하였더라
저물 때에 예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 앉으셨더니
그들이 먹을 때에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한 사람이 나를 팔리라 하시니 그들이 몹시 근심하여 각각 여짜오되 주여 나는 아니지요
대답하여 이르시되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는 그가 나를 팔리라
인자는 자기에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아니하였더라면 제게 좋을 뻔하였느니라
예수를 파는 유다가 대답하여 이르되 랍비여 나는 아니지요 대답하시되 네가 말하였도다 하시니라” (마태복음 26:1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