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대사의 대담한 도력.. *심무가애 무유공포한 만공선사..

*사명대사의 대담한 도력.. 사명대사는 창칼이 삼엄하게 늘어선 가운데를 뚫고 들어갔다.지팡이를 손에 잡고 소맷자락을 휘저으며 들어가는데 사명대사의 의젓한 모습을 왜병들은 날카롭게 쏘아보기만 했다.  산영루를 지나서 큰법당앞에 이르니, 20여명의 승려가 결박당한 채 축대 아래에 꿇어 앉혀 있었다. 사명대사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큰법당으로 올라섰다.  법당 안에는 여러왜장들이 의자에 걸터 앉아있었으며 그들을 죽 훑어본 사명대사는 그 중에서 좀 이해력이 있어보이는 장수 한 사람을 눈여겨 보았다. "그대는 글씨를 아는가 " 그 사람이 유심히 사명대사의 거동을 살피다가 이런 말을 종이에 써 내밀었다. "조금 안다"  사명대사도 필답으로 대답했다. "그러면 너의 나라에서 칠조(고대의 일곱 어른의 신화)를 숭상하는가" 첫마디부터 왜장은 엉뚱한 수작을 걸어왔다. "세상엔 육조밖엔 없다. 칠조란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사명대사의 필답을 받은 왜장은 움찔했다. 움찔하면서도 그는 금방 위엄을 되찾은 얼굴로 호통치기 시작했다. "절간에 감추어둔 금은 보화를 찾아내 놓으란 것이다. 내놓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협박이 곁들어진 쪽지를 받아 쥔 사명대사는 조용히 왜장을 타이르는 글귀를 써내려갔다.  '우리나라에서는 본디 금은 보화를 중히 여기지 않으며 또 극히 희소하다. 하물며 누더기를 걸치고 강산을 떠돌아 다니면서 도를 닦고 걸식을 일삼는 승려들에게 무슨 보화가 있겠는가. 비록 승려의 몸을 쪼개고 때려 부순다 한들 거기에 무엇이 나오겠는가.  보아하니 장군은 불법을 아시는 모양인데 살생을 범하지 말아주기 바란다.' 간곡한 뜻의 글이었다. 글을 읽은 장수의 얼굴빛이 변하고 다음 사람으로 글이 건너가는 사이에 왜장들 간에는 술렁이는 기색이 감돌았다. 바로 그때였다.  사명대사는 굵은 지팡이로 법당 마루바닥을 꽝 찍으면서 왜장들을 죽 둘러보았다. 그들을 둘러 보는 사명대사의 눈은 소름끼칠만큼 무서운 눈빛이었다. 그리하여 결박된 승려들은 무사히 풀려나고 왜병들은 유전사 경내에서 물러갔다. 도력 높은 스님이 있으니 경내를 침범하지 말라는 글귀를 말뚝에 써붙이고 물러갔다.    -김호연님의 글에서-   *마음에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을 초월한 만공선사.. 만공스님은 매우 기걸한 분이다. 1937년 2월 27일 조선총독이 각 본사 주지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열었다.총독은 남차량 장소는 총독부 제1회의실, 조선불교진흥책에 관한 견해를 한마디씩 말해보라는 회의였다.  여기서 각 본사 주지들은 각각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을 피력했다. 숭풍을 어떻게 해달라, 총본산을 세워야 한다 등등의 희망사항이 각각 총독 앞으로 전달되었다. 이와 동시에 그들은 애써 총독 정치를 찬양하는 말들을 곁들이므로써 얼굴로 나타내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가장 통쾌한 기상천외의 발언을 한 사람은 바로 만공 그분이었다.  한일합방 이전에는 우리 조선사원에서는 음행을 저질렀거나 술을 먹는 중이 생길 경우 반드시 그의 등에 북을 지우고 나팔을 불어 내쫒는 관습이 있어서 이것은 불조의 해명을 계승하기 위한 유일한 방편이었소. 그런데 사찰령이 반포되고 시행되면서 이러한 풍습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소. 조선 승려들은 모두가 처를 취하고 육식하는 파괴자가 되었단 말씀이오. 나는 이 책임이 오직 당국에서 불철저한 법령을 가지고 조선불교를 간섭한 때문이라 생각하오.  경에 말씀하시기를 한 사람의 비구를 파괴시키면 무간지옥에 떨어진다 하였오. 대체 조선 승려들을 모조리 파괴시킨 공로밖에 없는 당국자들은 무슨 그리 대단한 업적이 있단 말이오.  어쨌든 죄를 짓고 지옥에 떨어진 역대 총독들을 건져내기 위해 우리 주지들로 부터 먼저 계를 지키고 힘써 수행을 닦음은 무엇보다도 시급한 일이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조선불교의 일대 진흥책이오.  대체 만공스님의 안중에는 총독이고 천왕이고가 없었다. 오직 부처님과 진리가 있었을 뿐 한국을 다스리고 있던 일제의 총독앞에서 이런 소리를 하다니 대담통쾌한 일이다. 심무가애 무유공포...    -정광호님의 글에서